2025학년도 육·해·공군 사관학교 선발 시험 영어 지문에서 사교육 업체 수능 모의고사 지문과 같은 문제가 출제돼 일부 수험생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2일 교육계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진행된 2025학년도 사관학교 선발 시험에서 영어 문제 4번의 지문이 그보다 사흘 앞선 24일 치러진 사교육업체 이투스 수능 모의고사 33번 문제 지문과 일치했다. 지문 내용은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종교학자인 에드워드 슬링거랜드 교수가 2014년 발간한 ‘Trying not to try(애쓰지 않기 위해 노력하기)’의 서문을 발췌한 것이다.
사교육업체 수능 모의고사 지문과 같은 지문이 사관학교 선발 시험에서 출제됐으나 문제 유형은 달랐다. 이투스 모의고사는 지문 마지막에 들어갈 알맞은 내용을 고르는 문제였고, 사관학교 선발 시험에선 지문에 있는 단어 중 쓰임이 적절하지 않은 것을 묻는 문제가 나왔다. 그러나 사관학교 시험 3일 전 치러진 모의고사에서 같은 지문이 나왔기 때문에 이를 풀어본 학생은 비교적 쉽게 정답을 맞힐 수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
지난달 27일 사관학교 선발 시험을 치른 일부 수험생은 이투스 수능 모의고사와 같은 영어 문제 지문이 나온 것을 알고 사관학교에 이의제기 신청을 했다. 시험 실시 이전에 문제가 유출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번 시험 문제 출제를 주관한 육군사관학교는 “우연의 일캇라는 입장이다. 육군사관학교 관계자는 2일 “약 30명 되는 출제진이 육군사관학교 모처에서 지난달 13일부터 27일까지 휴대전화 등을 모두 압수당한 상황에서 헌병 감시하에 합숙했기 때문에 이 기간 문제가 유출되기는 불가능하다”며 “유명한 책의 첫 페이지 서문으로 지문에 활용하기 적합하다 보니 우연히 지문이 겹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나 시험을 치른 일부 수험생은 “단순 우연의 일치로만 보긴 어렵지 않으냐”고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한 수험생은 “지문 전체 내용이 동일하고 문제 유형만 약간 다르게 출제돼 이투스 모의고사를 접한 학생과 접하지 못한 학생 사이 시험 결과에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문제 출제 과정에 부정이 있었던 것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