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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 안혜진-이고은 세터의 '경쟁 혹은 공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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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드람 2018-2019 V리그] 서로의 장점을 살린 교체와 활용, GS칼텍스 선두 질주

[오마이뉴스 양형석 기자]

기업은행과 흥국생명이 2위 경쟁을 하는 사이 GS칼텍스가 한 걸음 도망갔다.

차상현 감독이 이끄는 GS칼텍스가 28일 김천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8-2019 V리그 여자부 2라운드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0(27-25,25-17,25-11)으로 완승을 거뒀다. 2라운드 5경기에서 4승1패로 승점12점을 챙긴 GS칼텍스는 이날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에게 1-3으로 패한 IBK기업은행 알토스와의 승점 차이를 5점으로 벌렸다(8승2패).

GS칼텍스는 외국인 선수 알리오나 마르티니우크(등록명 알리)가 44.74%의 공격 성공률로 17득점을 기록했고 '토종 쌍포' 이소영과 강소휘도 23득점을 합작하며 좋은 컨디션을 유지했다. GS칼텍스가 이번 시즌 잘 나가고 있는 비결 중 하나는 각 포지션 별로 주전과 백업 선수들의 격차가 상당히 줄었다는 데에 있다. 특히 GS칼텍스의 공배급을 책임지는 안혜진 세터와 이고은 세터는 서로의 장점을 살려 공존하는 법을 배워가고 있다.

이숙자 은퇴 후 확실한 주인이 없었던 GS칼텍스의 주전 세터
 

▲  이숙자의 후예로 낙점 받았던 이나연 세터는 잦은 부상 때문에 기업은행으로 트레이드됐다.
ⓒ 한국배구연맹


 
1990년대 겨울리그 9연패를 하던 시절, 이도희(현대건설 힐스테이트 감독)라는 걸출한 세터를 보유하고 있던 GS칼텍스는 정작 프로 출범 후에는 세터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이미현 세터로 프로 원년을 보낸 GS칼텍스는 흥국생명에서 조기 은퇴했던 정지윤을 영입해 두 시즌을 치렀다. 사실 정지윤 세터는 실업배구 시절에도 확실한 주전급 세터는 아니었기 때문에 세터 문제는 언제나 GS칼텍스의 큰 고민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프로에 복귀한 정지윤은 2006-2007 시즌이 끝난 후 FA자격을 얻었지만 GS칼텍스는 현대건설로부터 국가대표 출신 이숙자 세터를 영입했다(이숙자 영입으로 자리를 잃은 정지윤은 어느 팀과도 계약하지 못하고 무려 6년 동안이나 프로무대를 떠나 있었다). 그리고 이숙자를 영입한 GS칼텍스는 2007-2008 시즌 김연경(엑자시바시)의 흥국생명을 꺾고 프로 출범 후 첫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수년 간 이숙자 세터 체제를 유지하던 GS칼텍스는 2013년 여름 이숙자가 아킬레스건 부상을 당하면서 또 한 번 세터 부재에 시달리게 될 위기에 빠졌다. 당시 GS칼텍스를 이끌던 이선구 감독은 양산시청에서 선수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정지윤을 급하게 호출했다. 30대의 나이에 다시 프로 유니폼을 입은 정지윤은 2013-2014 시즌 한충 노련한 토스워크를 과시하며 GS칼텍스의 두 번째 우승을 견인했다.

2013-2014 시즌이 끝나고 이숙자가 은퇴하면서 정지윤이 GS칼텍스의 주전 세터 자리를 차지하는 듯했지만 문제는 정지윤의 나이였다. 1980년생으로 은퇴한 이숙자와 동갑내기인 정지윤은 1998년에 실업배구에 입단한 노장 선수였다. 정지윤이 현역으로 활약할 시간이 길지 않은 만큼 GS칼텍스로서는 하루 빨리 차세대 세터를 구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정지윤 세터의 뒤를 이어 GS칼텍스의 주전으로 낙점된 선수는 바로 이나연 세터(기업은행)였다. 이나연 세터는 2016-2017 시즌부터 본격적으로 GS칼텍스의 주전 세터로 많은 경기에 출전했다. 이나연은 과감한 경기운영과 빠른 토스워크로 시즌을 치를수록 발전을 거듭했지만 어깨, 발목 등 부상을 자주 당하는 편이라 구단과 팬들의 우려를 자아내기도 했다.

28일 도로공사전에서 선보인 안혜진과 이고은의 공존 가능성
 

▲  부상 복귀 후 자리를 잡지 못하던 이고은 세터는 그림 같은 수비를 앞세워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 한국배구연맹


 
GS칼텍스는 이나연 세터를 주전으로 낙점했음에도 매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세터 자원들을 수급했다. 2016년에는 강릉여고 출신의 안혜진 세터를 전체 3순위로 지명했고 전체 1순위 지명권을 가지고 있던 작년에는 세터와 리베로, 공격수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한수진을 지명했다(한수진은 165cm의 작은 신장 때문에 프로 입단 후에는 주로 세터로 활약하고 있다).

주전 이나연-백업 안혜진, 한수진 체제를 완성하는 듯했던 GS칼텍스의 세터진은 지난 6월 또 한 번 큰 변화를 맞았다. GS칼텍스의 주전 세터 이나연이 기업은행의 이고은 세터와 맞트레이드된 것이다. GS칼텍스에 합류한 이고은 세터는 2016-2017 시즌 부상으로 고전했던 김사니 세터의 빈자리를 메우며 기업은행의 챔프전 우승에 기여했던 선수다. 신장(170cm)은 썩 크지 않지만 뛰어난 수비와 안정된 경기운영을 자랑하는 고전적인 스타일의 세터다.

하지만 이고은 세터는 시즌 개막을 코 앞에 두고 무릎 부상을 당했고 GS칼텍스는 컵대회에서 공격수로 외도를 했던 신예 안혜진 세터에게 주전을 맡겼다. 차상현 감독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모험이었지만 결과는 대성공. 안혜진 세터는 포지션 대비 뛰어난 신체조건(175cm)과 운동능력, 그리고 프로 3년 차 답지 않은 과감한 플레이로 GS칼텍스의 초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오히려 부상에서 복귀한 이고은 세터의 자리가 마땅치 않을 정도.

그렇게 안혜진과 이고은의 활용방안을 두고 고민에 빠졌던 차상현 감독은 28일 도로공사전을 통해 두 선수의 공존 가능성을 확인했다. 차상현 감독은 안혜진 세터가 후위로 갈 때 더블스위치를 통해 표승주와 이고은 세터를 동시에 투입했다. 이고은 세터는 그림 같은 다이빙 디그를 여러 차례 선보이며 경기 흐름을 GS칼텍스 쪽으로 가져 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안혜진 역시 이에 질세라 3세트에서 서브득점을 무려 4개나 폭발시켰다.

흔히 한 팀에서 같은 포지션에 여러 선수가 포진돼 있으면 언론과 팬들은 그들의 경쟁을 부추기곤 한다. 물론 한 시즌을 온전히 책임질 수 있는 확실한 주전 선수가 있으면 좋지만 체력소모가 심한 장기레이스에서는 같은 포지션의 선수가 서로를 보완하며 시즌을 치르면 팀 전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V리그 여자부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GS칼텍스의 두 세터 안혜진과 이고은은 '포지션 경쟁자 공존'의 좋은 예를 보여주고 있다.

 

 

기사제공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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