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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느낌입니다" 프로 10년차 김시훈의 간절한 주전 사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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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KOVO.

 

우리카드와 KB손해보험의 프로배구 경기가 26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렸다. 우리카드가 3대0으로 승리했다. 공격을 성공하고 환호하는 우리카드 선수들의 모습.

장충체=허상욱 기자

 

 

프로 10년차 센터 김시훈(31·우리카드)은 인터뷰 도중 울컥했다. 마음고생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김시훈은 26일 서울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시즌 도드람 V리그 남자부 KB손해보험과의 경기에 출전해 11득점으로 맹활약했다. 세터 노재욱은 컨디션이 좋은 김시훈을 적극 활용했다. 김시훈의 속공에 KB손해보험은 흔들렸다. 김시훈은 블로킹도 5개나 따냈다. 개인 최다 득점(12점)과 블로킹(6개)에는 부족했으나, 모처럼 펄펄 날았다. 미들 블로커가 약점으로 꼽히는 우리카드지만, 이날 만큼은 타 구단 부럽지 않았다.

경기 후 김시훈은 수훈 선수로 취재진 앞에 섰다. 프로 10년 만의 첫 수훈 선수 인터뷰. 김시훈의 원래 이름은 김태진으로, 상무 전역 후 개명했다. 그는 "군대에서 부상했다. 또 소속팀 승부 조작도 터지는 등 안 좋은 일들이 많았다. 그 때 주변에서 이름 때문에 그렇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스트레스를 받았다. 안 좋은 일도 생기는 것 같아서 사주 같은 걸 봐서 이름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김시훈은 우리카드 원년 멤버다. 한 번도 팀을 옮기지 않았다. 하지만 단 한 번도 주전으로 뛴 적이 없었다. 기회가 왔을 때도 번번이 백업으로 밀렸다. 올 시즌 다시 기회가 찾아왔다. 신 감독은 김시훈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마냥 기회만 주는 건 아니었다. 충격 요법도 있었다. 신 감독은 "시훈이가 주전을 하다 보니 나태해진 것 같았다. 며칠 전 연습 경기를 할 때, 주전팀에서 제외했더니 좋은 기회를 안 놓치려고 다음날 집중을 정말 열심히 하더라. 시키면 시키는 대로 따라준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본인도 이를 잘 알고 있었다. 김시훈은 "훈련을 할 때, 감독님이 집중 못하는 걸 보셨다. 감독님은 1대1 맞춤 소통을 하시는 편이다. 몸 상태와 리듬 등을 체크하시면서 좋은 선수를 쓴다. 그날 집중을 잘 못하면서 빠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날의 '충격요법'의 효과를 묻자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며 쑥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김시훈은 "3년 만에 제대로 코트에 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만큼 그에게는 지금 이 순간이 놓칠 수 없는 간절한 기회다. 

그래서일까. 인터뷰 도중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는 "코트에 들어와 보니 정말 나가기가 싫다. 살아있다는 느낌도 받는다"고 했다. 김시훈의 역할은 우리카드의 약점을 지워내는 것이다. 그는 "올 시즌 뿐만 아니라 우리카드는 항상 미들 블로커가 약하다는 얘기를 들었다. 감독님이 오시고 세터들에게 자신감을 많이 심어주셨다. 연습을 할 때 정말 디테일하게 하나하나 꼬집어주신다"고 했다. 김시훈은 "감독님은 '공 하나에 최선을 다하라'는 말씀을 많이 하신다. 또 블로킹에 최대한 참여하다 보면 더 잡을 수 있다고 얘기하신다. 매사에 준비를 잘하라고 하셨으니 그렇게 하겠다"며 굳은 다짐을 전했다. 10년 만에 피어나기 시작한 꽃 봉오리. 오랜 기다림을 머금고 늦게 핀 꽃이 더 아름답다. 

 


장충=선수민 기자



 

사진제공=KOVO.

 

기사제공 스포츠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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