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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스포츠와 빅데이터] 메이저리그, 이제 ‘머니볼’ 아닌 ‘빅데이터’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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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로스앤젤레스(미국), 서정환 기자] 빅데이터는 이제 혁신을 넘어 시대의 흐름이 됐다.

2002년 오클랜드의 빌리 빈 단장은 세이버 매트릭스를 야구에 적용한 ‘머니볼’로 주목 받았다. 오클랜드는 ‘투자가 적은 구단은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없다’는 기존의 편견을 과감하게 깨뜨렸다. 메이저리그에서 ‘숫자’와 ‘통계’가 얼마나 큰 힘을 갖고 있는지 보여준 사례였다.

이제 시대의 흐름은 ‘머니볼’을 넘어 ‘빅데이터’로 가고 있다. 가공할 양의 과거 데이터를 분석해 유의미한 흐름을 파악하는 ‘빅데이터’는 이미 현실야구에서 다양하게 쓰이고 있다. 메이저리그의 최신 빅데이터 분석사례를 소개한다.

▲ 빅데이터 전문가를 첫 도입한 피츠버그

미국 중부 중소도시 피츠버그를 연고로 한 파이어리츠는 2014년까지 20년 동안 포스트시즌에 나가지 못했다. 피츠버그는 다른 대도시에 비해 팬들의 숫자가 적다. 도시의 최대 성장동력이었던 철강산업이 사실상 망하면서 팬들은 야구장에 올 여력이 없었다. 구단의 적은 수입은 대형 FA를 잡지 못해 성적이 떨어지는 악순환으로 반복됐다.

닐 헌팅턴 단장은 2015년 업계 처음으로 ‘빅데이터 전문가’를 고용했다. 피츠버그는 상대 타자가 나왔을 때 어떻게 맞춤형 수비인 ‘시프트’를 해야 하는지 빅데이터를 활용해 포지션을 산출했다. 투수들의 투구궤적을 모두 분석하는 ‘피치 프레이밍’ 기술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그 결과 피츠버그 투수들은 땅볼을 유도할 수 있는 투심의 비율을 늘렸다. 투수들은 전보다 적은 투구수를 기록하고도 더 큰 효율을 낼 수 있었다.

2015년 피츠버그는 98승 64패의 성적으로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2위를 차지해 와일드카드로 포스트시즌을 경험했다. 무려 20년 만에 거둔 쾌거였다. 피츠버그가 KBO출신 야수 강정호를 과감하게 선발해 3루수로 기용할 수 있었던 것도 빅데이터에 기반한 통계적 근거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강정호는 2015시즌 타율 2할8푼7리, 15홈런으로 성공적으로 빅리그에 정착했다.



 



▲ 빅데이터가 만든 2017시즌 휴스턴의 우승

휴스턴 역시 빅데이터를 잘 활용하는 구단으로 꼽힌다. 휴스턴은 특히 선수 개개인의 발전가능성에 데이터를 접목시키는 것을 잘했다. 휴스턴은 신인드래프트에서 선수를 뽑을 때부터 그 선수의 과거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FA 선수를 잡더라도 얼마나 투자해야 효율적인지 분석하게 됐다. 그 결과 휴스턴은 단기간에 전력이 급상승해 왕조를 구축할 수 있었다.

2011년 휴스턴은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100패를 했다. 짐 크레인 새 구단주가 애스트로스를 구입한 뒤 처음으로 한 일이 바로 전력분석 전문가를 고용한 것이었다. 2014년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지는 ‘2017 월드시리즈 우승은 휴스턴’이라는 표지를 냈다. 뜬금없는 선언이 아니었다. 휴스턴이 계획한 큰 그림이 제대로 맞아떨어진다면 진지하게 2017년 대권을 노릴 수 있다는 전력분석의 소개였다. 결국 그 분석은 정확했다. 2017 월드시리즈에서 휴스턴은 다저스를 물리치고 우승까지 차지했다.

2017년까지 다저스의 전력분석을 담당했던 카일 번치는 “데이터분석은 휴스턴 우승의 핵심이었다. 선수 스카우팅, 선수의 발전, 선수의 가치에 대한 데이터는 감독들이 운동장에서 타순을 짜거나 투수를 바꾸고 또는 야수들의 포지션을 변경할 때 훨씬 현명한 결정을 가능하게 한다. 불과 몇 년 만에 야구의 양상이 몰라보게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감독고유의 권한이었던 투수교체, 대타 등 모든 선택에서 빅데이터가 제시한 답이 이미 나와 있는 시대가 온 셈이다.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도 ‘빅데이터’가 준 선물을 잘 활용하는 감독이다. 다만 그는 2017, 2018 두 번의 월드시리즈 승부처에서 지나치게 데이터에 의존한 결정을 내렸고, 결과는 좋지 않았다. ‘감독이 줏대가 없다’는 말도 나왔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결정이 100% 들어맞는다고 볼 수는 없는 셈이다.



 



▲ 빅데이터를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는 보스턴

빅데이터의 활용분야는 무궁무진하다. 메이저리그에서 빅데이터는 전력분석뿐 아니라 입장권 판매, 관련상품 판매 등 마케팅 분야에서도 널리 활용되고 있다. 경기장에서 현금을 주고 입장권을 구입해서 들어가는 팬들은 보기 어려운 시대다. 팬들은 스마트폰을 활용해 어플리케이션에서 입장권을 사고, 미리 등록한 신용카드를 통해 결제한다. 매표소에서 줄을 서는 풍경은 더 이상 보기 어렵다. 경기장 입구에서 스마트폰의 바코드를 보여주면 바로 입장이 가능하다.

구단에서는 해당 고객이 일 년에 몇 번을 방문하는지, 어디에 앉는지, 야구장에 오면 평균 얼마를 쓰는지를 모두 데이터로 기록하고 있다. 이런 데이터가 합쳐지면 팬들의 소비패턴 흐름을 파악하는 빅데이터가 형성된다.

빅데이터를 마케팅에 가장 잘 활용하는 구단은 보스턴이다. 보스턴은 소비자가 야구장에 와서 어느 자리에 앉아서 어떤 간식을 사먹고, 이동하는지 일종의 ‘히트 맵’을 만들었다. 팬들의 성향을 파악해 다음에 팬이 야구장에 왔을 때 더 나은 환경을 제공하려는 목적이다. 만약 외야에 있는 팬들이 유독 맥주소비가 많다면, 더 많은 판매원을 설치해 팬들의 편의를 돕고, 수익까지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보스턴은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낡은 구장을 쓰고 있지만, 팬들에게는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셈이다.



 



2018시즌 월드시리즈 우승팀 보스턴은 관련상품 판매에서도 대박이 났다. 2004년, 2007년, 2013년에 이어 최근 15년 간 네 번째 우승이다. 보스턴은 과거에 월드시리즈 관련 상품 어떤 것이 얼마나 팔려나갔는지에 대한 빅데이터를 갖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2018년 관련상품에 대한 수요를 정확하게 예측했다. 그 결과 대부분의 상품들이 재고 없이 팔려나가는 성과를 거뒀다. 추운 지방인 보스턴에서 다저스에 비해 두꺼운 후드티나 자켓 등 더 다양한 상품을 제작할 수 있었던 이유도 팬들의 성향을 정확하게 파악한 덕분이었다.

 


 

기사제공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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