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보스턴 원정 교훈 '9번 타자 주의'

보스턴과의 월드시리즈 2차전서 패전 투수가 된 류현진. ⓒ 게티이미지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1·LA다저스)의 앞길을 가로 막은 것은 극성스런 보스턴 홈 팬도, 추운 현지 날씨도 아닌 지명타자 제도였다. 

류현진은 25일(한국시각)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2018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 2차전에서 보스턴을 상대로 선발 등판, 4.2이닝 6피안타 1볼넷 5탈삼진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한국인 메이저리거 역대 최초로 월드시리즈 등판에 나선 류현진은 승리 투수 요건에 아웃카운트 단 한 개만 남겨 놓고 강판 당했고, 패전까지 떠안으며 아쉬움을 더하게 됐다.

물론 2사 만루 위기에서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석연치 않은 투수 교체 타이밍이 있었지만 그 이전에 9번 타자인 포수 크리스티안 바스케스와의 아쉬운 승부가 있었다.

아메리칸리그 우승팀 보스턴 원정에서는 내셔널리그와는 달리 투수 대신 타석에 들어서는 지명타자를 상대해야 한다. 

내셔널리그에서 9번 타순은 주로 투수가 배치돼 상대적으로 공략이 쉽지만 지명타자가 들어서는 아메리칸리그 원정길에서는 한 명도 쉬운 타자가 없다.

그래서 이날 5회 상황은 두고두고 아쉬웠다.

5회말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킨슬러와 브래들리를 3구만에 처리하며 이닝을 가볍게 끝내는 듯 했다. 2사 후에 맞이한 타자는 9번 타자인 포수 바스케스.

초구에 스트라이크, 2구 째 헛스윙을 이끌어낸 류현진은 1볼-2스트라이크의 유리한 볼카운트를 만들었지만 5구째 밋밋한 변화구를 공략당하며 안타를 허용했다. 

9번 타자에 안타를 내주면서 위기가 들이닥쳤다. 

1번 타자 베츠에 다시 안타를 허용한 류현진은 베닌텐디와의 8구 승부 끝에 볼넷을 내주며 2사 만루 위기 상황서 강판됐다. 이후 라이언 매드슨의 방화로 류현진의 자책점은 4점까지 늘어났다. 바스케스와 승부를 좀 더 신중하게 가져갔으면 하는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아울러 아메리칸리그서는 9번 타자도 결코 만만하게 봐서는 안 된다는 것이 증명됐다. 혹시라도 6차전 등판 기회가 주어진다면 류현진으로서는 반드시 명심해야 할 부분이다.



데일리안 스포츠 = 김평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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