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제구] 덜미 잡힌 KIA, '4번 안치홍' 부활이 시급

[케이비리포트] 후반기 하락세 KIA 안치홍, 전반기 불방망이 되찾아야

[오마이뉴스 케이비리포트 기자]

와일드카드 결정전 티켓을 노리는 5위 KIA 타이거즈가 2경기 연속 뼈아픈 끝내기패배를 당했다. 9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6위 롯데 자이언츠와의 맞대결에서 8-3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연장 11회 끝에 10-11로 역전패했다. 한때 4경기 이상 벌어졌던 양 팀의 승차는 이제 사라지고 말았다.

이날 4번 타자로 선발 출전한 KIA 안치홍은 5타수 1안타 3타점을 기록했다. 1회초 2사 3루 선취 득점 기회에서 1루수 뜬공으로 물러났으나 0-3으로 뒤진 3회초 2사 2, 3루에서는 2타점 우중간 2루타를 기록했다. 중견수 조홍석의 실책성 수비에 편승한 행운의 적시타였다.

▲  9일 사직 롯데전에서 3타점을 기록한 KIA 안치홍

ⓒ KIA 타이거즈

6회초 1사 1루에서 3구 삼진, 8회초 1사 1루에서 6-4-3 병살타로 물러난 안치홍은 9-9 동점이던 연장 10회초 1사 만루에서 중견수 희생 플라이 타점을 올려 10-9 리드를 만들었다. 그대로 경기가 종료되었다면 그가 결승타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불펜이 무너져 KIA는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이날 3타점을 추가했지만 최근 안치홍의 타격 페이스는 그리 좋지 않다. 그는 전반기에 타율 0.373 16홈런 70타점 OPS(출루율 + 장타율) 1.039를 기록했다. 타격왕 경쟁을 이끌만큼 절호조였다. 하지만 후반기 이후 타율 0.308 7홈런 45타점 OPS 0.864로 전반기에 비해 페이스가 처진 것이 사실이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이후 현재까지는 더욱 좋지 않다. 타율 0.287 4홈런 25타점 OPS 0.829를 기록 중이다. 최근 10경기로 국한하면 타율 0.243 1홈런 8타점 OPS 0.696에 그친다. 지속적인 하락세로 인해 6월 중순 4할 대를 넘나들었던 시즌 타율은 0.344까지 내려왔다.

▲  KIA 안치홍 최근 6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최근 부진의 이유는 두 가지로 풀이할 수 있다. 첫째, 그가 책임이 가장 막중한 4번 타자를 처음으로 맡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붙박이 4번 타자로 통합 우승을 이끌었던 최형우의 올시즌 생산력이 지난해보다 떨어지자 김기태 감독은 안치홍에 4번 타자를 맡겼다.

KIA 타선은 베테랑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20대 후반으로 전성기에 접어든 안치홍이 향후 KIA 타선의 중심을 잡아 세대교체를 견인하는 구상은 결코 틀렸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처음 4번 타자로 나선 시즌인 만큼 부담감이 작용하는 것은 사실이다.

둘째, 아시안게임 참가로 체력적으로 고갈되었기 때문이다. 안치홍은 결승 일본전에서 결승타를 기록하는 등 금메달 획득에 크게 기여했다. 하지만 시즌 도중에 인도네시아로 원정을 떠나야 했던 만큼 정신적, 육체적으로 부담이 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  후반기 타격 페이스 저하를 노출 중인 KIA 안치홍

ⓒ KIA 타이거즈

안치홍에게 있어 올해는 커리어하이 시즌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타율 0.344는 물론 23홈런 115타점 OPS 0.962는 모두 데뷔 후 최고 기록이다. 그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쳐온 것만큼은 분명하다.

KIA는 와일드카드 결정전 티켓 획득을 위해 시즌 막판 더블헤더를 포함한 힘겨운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5위를 확정지으면 KIA는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의 성과를 거두게 된다. 4번 타자 안치홍이 9일 경기 3타점을 계기로 분발해 KIA를 가을야구로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