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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told] 아스널 팬들, 기다림의 보상을 받기 시작했다

난라다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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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Daniel Storey]

“말이 씨가 된다.” 축구 전문가나 기자들이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일지 모른다. 특정 주제를 비관적으로 다룰 때 특히 그렇다.

축구 팬들에게 “꿈 깨라”고 조언하는 것도 무의미하다. 스포츠에는 일반 상식과 약간 다른 구석이 있다. 응원하는 팀을 따라서 전국 방방곡곡을 쫓아다니는 팬들에게 “부질없는 짓은 금물”이라고 말해봤자 소용없다. 축구 기자들은 직업상 경기를 관전해야 한다. 경기를 볼수록 피로감이 쌓인다. 팬은 다르다. 자기 돈을 써가면서 경기장을 찾는다. 돈을 쓰고, 시간을 투자하므로 팬 행동을 경제 논리로 따지기 어렵다. 

지난 시즌 아스널 팬들은 흩어졌다가 하나로 뭉치는(“벵거 아웃”) 과정을 겪었다. 가끔 감독 반대 시위는 귀에 거슬리는 표현방법을 선택한다. 하지만 아스널 팬들의 변화 요구 메시지는 뚜렷했다. 아르센 벵거 감독만 떠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믿는 아스널 팬은 없었다. 장기집권의 부작용이 드러나기 시작한 것은 엄연한 사실이었고, 아스널 전체를 위해서 이별은 부득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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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넘게 군림했던 통치자를 대체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아스널의 선수를 비롯해 코칭스태프, 프런트까지 모든 내부자는 벵거 전 감독의 세상에서 살아왔다. 행동 변화는 시간이 소요된다. 굳은 체제와 새로운 생각이 잘못 섞이면 자칫 더 큰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 올 시즌도 아스널은 하락 가능성이 더 컸다. 파리 생제르맹에 이어 아스널에서도 실패한다면, 우나이 에메리 감독의 개인 경력도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

비현실적 기대는 지금 당장 팀빌딩 혹은 경기력이 나아져야 한다는 조급함을 부른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에메리 감독은 전력 보강 자금으로 7천만 파운드를 받았다. 큰돈처럼 보이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비슷한 금액을 썼다. 첼시와 리버풀은 두 배가 넘게 지출했다. 맨체스터 시티의 지출 규모도 아스널보다 컸다. 지난 시즌 아스널은 챔피언보다 승점이 37점이나 적었다.

지난 주말 크레이븐 코티지에 다녀온 아스널 팬을 붙잡고 물어보자. 변화를 요구했던 행동을 후회하느냐고. <아스널팬TV>의 카메라 앞에서 자기 의견을 밝히는 팬들에게 ‘변화를 감지했는가?’라는 물음을 던져보자. 아스널은 풀럼을 5-1로 대파했다. 2년 만에 원정 4연승을 기록했다. 원정 4경기 득점 수가 지난 시즌 원정 득점 전체의 60%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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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메리 감독은 부임한 지 150일도 되지 않았다. 벵거 전 감독은 7,985일 동안 아스널을 이끌었다. 짧은 기간에 에메리 감독은 가시적 변화를 만들었다. 가장 뚜렷한 전술 변화는 수비 진영의 패스 연결이다. 지난 시즌 페트르 체흐의 패스 성공률은 맨체스터 시티의 에데르송보다 20%나 떨어졌다. 경기당 패스 성공 횟수는 15.6개에 그쳤다. 올 시즌 출전했던 리그 6경기에서 체흐는 모두 20개 이상 패스를 성공했다. 

볼이 없는 영역에서 이루어지는 압박도 좋아졌다. 알렉스 이워비는 에메리 축구가 강한 체력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감독의 주문이 많다. 전방 압박과 볼 소유 등을 강조해 밀도가 높은 스타일을 요구한다. 볼을 가졌을 때 효과가 커진다.”

현재 아스널의 축구는 선수 개개인이 강한 체력을 갖췄을 때만 효과를 낼 수 있다. 반복하지만, 아스널은 여름 이적시장에서 큰 폭의 전력 강화가 없었다. 에메리 감독은 기존 선수단을 거의 그대로 유지하면서 개선을 끌어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자연스레 벵거 감독의 사임을 요구했던 쪽은 더 큰 설득력을 얻는 셈이다.

선수단 경기력을 총괄하는 대런 버지스 이사는 수비 위치 선정 능력을 키우려는 노력이 벵거 시절보다 훨씬 커졌다고 밝혔다. 효과는 이미 실전에서 나타나고 있다. 컨디션 조절을 비롯해서 세부 기술에 초점을 맞춘 전문 코치들이 합류한 덕분에 훈련 내용도 훨씬 복잡해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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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변화가 진행 중에 있다. 큰 일이 벌어지지 않는 한, 올 시즌은 물론 그 이상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아스널의 수비는 지금도 엉뚱한 실수를 저지르곤 한다. 불안한 최종 수비진과 공격진의 균형을 맞추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중앙 영역에서 큰 구멍이 나는 문제점을 드러낸다. 하지만 컵대회 포함 9연승이란 결과는 기대를 키운다. 현재 아스널은 약팀에 강하고, 강팀에 약하다. 발전을 거듭하면, 강팀에도 강해질 수 있다.

아스널은 오랫동안 정체되어 있었다. 선수단 훈련, 스카우트, 구단 운영의 혁신 등에서 제자리걸음만 반복했다. 안전을 추구하는 안일함 속에서 성공은 숨쉴 틈을 얻지 못했다. 안정성이라는 가치가 역으로 아스널을 불안정하게 만든 꼴이었다. 대안의 효과가 미미하다면, 아예 낯선 방법을 찾는 편이 낫다. 2018년 여름 아스널은 그 방법을 선택했고, 지금 긍정적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

물론 에메리 감독도 결과를 내야 한다. 언제나 축구에서는 납득할 수준의 결과가 있어야만 인내심이 발휘된다. 올 시즌 아스널이 최종적으로 기록하게 될 순위와 승점도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다. 팬들이 경기장에 가는 기본적인 이유가 ‘승리를 보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지금 아스널 팬들은 달라지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마음이 크다. 아스널이 긍정적 방향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직접 경험하고 싶다는 욕구도 작용한다.

지난 시즌 아스널 팬들은 침울한 분위기 속에서 원정 응원에 나섰다. 올 시즌, 최소한 지금까지는 원정에서도 웃는 일이 많아졌다. 변화가 긍정적인 곳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뜻이다. 팬들은 아스널을 사랑했고, 앞으로도 사랑할 것이다. 금상첨화 이제부터는 정말 즐길 수 있을지도 모른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기사제공 포포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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