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여자 배구 대표 팀 ⓒ FIVB 제공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올해 숨 가쁘게 달려온 여자 배구 대표 팀이 가장 중요한 세계선수권대회를 남겨 놓고 있다.
5일 대한배구협회는 오는 29일 일본에서 개막하는 국제배구연맹(FIVB) 세계 여자배구선수권대회에 출전할 14명의 출전 선수 명단을 발표했다.
대표 팀의 기둥인 김연경(30, 터키 엑자시바시)과 주전 세터 이효희(38, 한국도로공사) 미들 블로커 양효진(29, 현대건설) 김수지(31, IBK기업은행) 날개 공격수 이재영(22, 흥국생명) 박정아(25, 한국도로공사) 리베로 나현정(28, GS칼텍스)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이어 세계선수권대회에도 출전한다.
고교생 유망주인 박은진(19) 정호영(17, 이상 선명여고) 이주아(18, 원곡고)도 아시안게임에 이어 세계선수권대회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아시안게임에서 뛰었던 세터 이다영(22, 현대건설) 리베로 임명옥(32, 한국도로공사) 날개 공격수 황민경(28, 현대건설) 강소휘(21, GS칼텍스)는 명단에서 제외됐다. 이들 대신 세터 이나연(26, IBK기업은행) 리베로 김해란(34, 흥국생명) 오지영(30, KGC인삼공사)이 합류했다.
세계선수권대회는 2020년 도쿄 올림픽 세계예선 출전 포인트(FIVB 세계랭킹 포인트)가 걸렸다. 올림픽으로 첫 관문인 이번 대회에서 포인트를 쌓아야 도쿄행 티켓이 한결 수월해진다.
▲ 2018년 FIVB 태국과 경기에서 스파이크하는 김연경 ⓒ FIVB 제공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미국(세계 랭킹 2위) 러시아(세계 랭킹 5위) 태국(세계 랭킹 16위) 아제르바이잔(세계 랭킹 24위) 트리니다드토바고(세계 랭킹 34위)와 C조에 속했다.
세계 정상급 팀인 미국과 러시아는 이기기 어려운 상대다. 아제르바이잔은 세계 랭킹은 그리 높지 않지만 높이와 힘이 위협적이다. 그나마 이길 수 있는 상대로 꼽는 팀은 트리디나드토바코 뿐이다.
한국은 올해 발리볼 네이션스리그(이하 VNL)와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만났던 태국과 세 번째 경기를 치른다. 한국은 이번 아시안게임 준결승전에서 태국에 세트스코어 1-3(15-25 20-25 25-20 22-25)으로 졌다.
2014년 인천 대회에서 금메달을 땄던 한국은 2연패에 도전했다. 그러나 결승으로 가는 길목에서 태국에 발목이 잡혔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은 태국은 물론 아제르바이잔과 트리니다드토바고는 반드시 잡아야 하는 상대다. 이들 팀 가운데 태국이 가장 힘겨운 상대로 여겨진다.
한국은 지난 6월 열린 VNL 태국과 경기에서 3-1(25-16 25-18 20-25 26-24)로 이겼다. 김연경의 맹활약과 높이를 앞세운 한국은 끈끈한 조직력이 장점인 태국의 추격을 뿌리쳤다. 그러나 아시안게임에서 태국의 전력은 한층 탄탄해졌다. 특히 한국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나온 태국은 1, 2세트를 따며 승기를 잡았다.
전 국가 대표 세터이자 KBSN 배구 해설위원인 이숙자 위원은 "아시안게임에서 태국은 한국에 대한 분석을 철저하게 하고 나왔다. 김연경의 공격 코스를 완벽하게 꿰뚫고 수비 위치를 철저하게 잡았다"고 분석했다.
▲ 태국 여자 배구 대표 팀 ⓒ FIVB 제공
이 위원은 "우리가 태국과 경기에서 안 된 것도 있었다. 태국은 우리에 대한 분석을 완벽하게 하고 나왔는데 (한국은) 다음 상황에 대한 대처가 부족했다"고 덧붙였다.
VNL과 아시안게임에서 드러난 한국의 최대 약점은 리시브 불안이다. 이 위원은 "기본기가 탄탄했다면 상대가 그렇게 나와도 크게 흔들리지 않는데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태국은 선수들의 키는 크지 않지만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조직력이 장점이다. 특히 주전 선수들은 주니어 대표 시절부터 10년 넘게 호흡을 맞췄다. 이 위원은 "예전에도 태국을 만나면 방심하고 들어간 적이 없었다. 볼이 올라가지 않을 상황에서 속공도 자주 나오는데 이러한 조직력은 오랫동안 맞춰봤기에 가능"이라고 평가했다.
태국은 세계적인 세터 눗사라 톰콤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조직력으로 한국은 물론 조별 리그에서 일본을 잡았다. 결승전에서는 세계 최강 중국(세계 랭킹 1위)에 져 은메달에 그쳤지만 일본과 한국을 모두 잡는 성과를 남겼다.
여자 배구 대표 팀은 짧은 휴식을 취한 뒤 오는 9일 충북 진천선수촌에 입촌한다. 세계선수권대회를 준비할 시간은 많지 않다.
한국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내려면 아제르바이잔과 트리니다드토바고는 물론 태국도 잡아야 한다. 이 위원은 태국을 설욕할 중요한 조건으로 '기본기'를 꼽았다.
진천선수촌에서 서브 연습을 하고 있는 김연경 ⓒ 스포티비뉴스
그는 "아시안게임에서 우리 선수들은 리시브가 흔들리면 대량 실점을 하며 무너졌는데 좋은 분위기를 길게 가지고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리시브의 중요성을 힘주어 말한 이 위원은 "받는 것이 안정되면 기복이 없다"고 말했다.
2단 연결도 기본기의 중요한 요소다. 이 위원은 "지금은 서브도 하나의 공격이라 완벽한 리시브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그러면 2단 연결로 풀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김연경의 존재감과 높이에서 한국은 태국보다 우위에 있다. 문제는 이것만으로 태국을 잡기는 쉽지 않다. 이 위원은 "아시안게임에서 한 번 졌기에 다음에는 쉽게 흔들리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서브도 잘 들어가야 태국의 화려한 플레이를 막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의 세계선수권대회 첫 상대는 태국이다. 올해 세 번째 만나는 두 팀의 대결은 오는 29일 펼쳐진다.
기사제공 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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