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8시 고양서 코스타리카와 데뷔전
FIFA랭킹 32위 강호 상대로
4-3-3 포메이션 출격 유력해
미드필더진 빠른 역습 추구
황인범·황의조 등 활약 관심
첫 경기를 앞둔 파울루 벤투 축구 대표팀 감독(앞줄 오른쪽 두번째)과 선수들이 5일 경기도 파주 NFC에서 훈련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이제 23세 이하 선수들로 구성된 김학범호가 잠시 닻을 내리니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 차례가 돌아왔다. 대표팀은 7일 오후 8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2위 코스타리카와의 평가전으로 첫 출항을 한다. 이후 11일 오후 8시에는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FIFA 랭킹 12위 칠레와도 격돌을 앞두고 있다. 각각 북중미와 남미를 대표하는 강팀들인 만큼 첫 A매치부터 어려운 일정이지만 그만큼 실속 있는 평가전이 될 전망이다.
◆ 중원을 점령해 승리하라
지난달 20일 입국한 벤투 감독은 곧바로 프로축구 K리그 현장을 찾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하며 대표팀에 힘을 쏟고 있다. 일단 첫 대표팀은 2018 FIFA 러시아월드컵에 나섰던 선수들이 주축을 이루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낸 유망주들을 더했다.
벤투 감독이 그동안 포르투갈 스포르팅 리스본, 포르투갈 대표팀에서 추구해온 축구는 포백을 기반으로 미드필드에서 많이 뛰고 공격 시에 빠르게 역습에 나서는 것이다. 특히 유로 2012 대회에서는 기존 미드필더 주전이 대거 빠졌음에도 불구하고 단단한 중원을 구성해 4강까지 진출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번에는 훈련 시간은 물론 선수들에 대한 관찰 시간도 적었기에 일단 벤투 감독이 선호하는 4-2-3-1과 4-3-3 포지션으로 훈련을 하고 경기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지난 3일부터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시작된 대표팀 훈련에서 자세한 전술 훈련은 비공개로 돌렸지만 전문성을 띤 코치들이 각 훈련마다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페드루 페레이라 피지컬코치가 훈련 시작 부분을 담당하면 세르지우 코스타 수석코치와 필리페 코엘류 코치는 각각 공격과 수비를 조련하고, 골키퍼 3명은 아예 비토르 실베스트레 골키퍼 코치와 따로 훈련한다.
대표팀 에이스인 손흥민(토트넘 홋스퍼)도 "독일 훈련, 영국 훈련을 다 경험해봤지만 벤투 감독의 훈련에서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큰 틀에서 어떻게 플레이를 할 것인지 정확히 말씀해주신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벤투 감독은 "큰 틀은 변화 없이 세부 전술만 바꾸겠다"고 말했지만 약간의 힌트를 주기도 했다. "신체 조건보다 기술력이 중요하다"는 말을 통해 황인범(아산 무궁화)과 이승우(헬라스 베로나)처럼 신장이 작은 선수들에게도 활약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불어넣었고, 월드컵에서 부진했던 장현수(FC 도쿄)를 두고 "수비수와 미드필더를 동시에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선수"라며 멀티 플레이어에 대한 선호도를 드러내기도 했다.
◆ 벤투호의 황태자는 누구?
물론 감독의 전술을 그라운드 위에서 구현해내는 역할은 선수에게 달렸다. 어떤 선수가 첫 경기부터 활약하는지에 따라서 벤투호의 '황태자'가 될지도 주목할 만한 관전 포인트다.
선수들 역시 새 감독 부임과 함께 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모양새다. 황의조(감바 오사카) 남태희(알두하일 SC)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윤석영(FC 서울) 등은 한동안 태극마크와 멀어졌다가 다시 기회를 얻은 상황이고, 부상으로 월드컵에 나서지 못했던 김민재(전북 현대)도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킬 생각이다. 생애 처음으로 A대표팀에 발탁된 황인범과 김문환(부산 아이파크)은 말할 것도 없이 출전 의지가 강하다.
어느새 넉 달 앞으로 다가온 2019 아랍에미리트(UAE) 아시안컵 일정을 앞두고 공격부터 가다듬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단 공격진에서 주전 경쟁이 더욱 치열하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7경기 동안 해트트릭 두 차례를 포함해 9골을 쏟아부은 황의조의 발 끝에 관심이 모인다. 장신 스트라이커 김신욱(전북 현대)이 빠진 자리를 채운 뒤 물오른 득점력을 보여준다면 향후 대표팀 부동의 공격수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이 있다. 물론 오래간만에 복귀한 지동원과의 경쟁을 이겨내는 것이 우선이다.
좌우 날개에서는 해외파 간 자존심 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 이재성(홀스타인 킬)과 남태희 외에도 아시안게임에서 날개를 맡았던 이승우와 황희찬(함부르크 SV) 역시 주전 자리를 넘보고 있다.
[이용익 기자]
기사제공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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