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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문성] 손흥민의 토트넘 전술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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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시즌 첫 패배를 당한 토트넘에 부족한 것은 전술 옵션이었다.

 

토트넘은 지난 주말 왓포드를 상대로 케인과 루카스 모라 투톱을 전방에 세우는 3-5-2를 썼다. 측면은 양 윙백에 맡기고 나머지 공격수들과 미드필더들이 중앙에 밀집해 싸우는 대형이다. 케인, 루카스 모라, 알리, 에릭센 모두 가운데로 좁혀 공격을 전개했다.

 

토트넘이 중앙을 두껍게 하는 건 포체티노 감독의 전술 특징 때문이다. 포체티노 축구는 전방부터 압박해 상대의 공을 뺏은 뒤 빠른 공격으로 골을 마무리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처럼 에워싸는 압박을 하려면 선수 간 간격을 최대한 좁혀야지만 가능하다. 간격이 멀고 넓게 벌어져 서 있다면 상대를 에워싸는 압박은 어렵다. 한 손으로 물고기를 잡기 힘든 것과 같다. 감독들이 압박이 필요할 때 선수 간 간격을 좁히라고 주문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전방 압박 축구를 하는 포체티노 감독의 토트넘이 중앙 집중형 대형을 세우는 이유기도 하다.

 

그런데 대형을 중앙으로 밀집해서만 세우면 문제가 빚어진다. 공격할 수 있는 공간이 제한되는 문제다. 공격이 중앙으로 쏠리면 상대의 밀집 수비에 갇히기 쉽다. 수비 입장에선 상대 공격수들이 모인 중앙을 집중해서 틀어막아버리면 된다. 상대를 분산시키기 위해 측면으로도 벌려주면서 공격해 들어가야 하는데 중앙에서만 움직이면 상대 수비가 집중된 문전에서 공간을 만들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공격 전술의 제1 원칙인 ‘공격은 깊고 넓게 전개하라’와 연결된 문제기도 하다.

 

공격 전술의 제1 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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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개막전에서의 손흥민과 알리

 

 

토트넘이 왓포드전에서 고전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토트넘의 공격이 너무 가운데로만 쏠리면서 이렇다 할 기회조차 만들지 못했다. 중앙으로 쏠린 공격을 풀기 위해 시도된 토트넘의 측면 공격은 단조롭게 반복되면서 경기 결과를 반전시키지 못했다.

 

케인과 루카스 모라, 알리, 에릭센 모두 개개인의 능력이 뛰어나 이들의 조합 플레이가 먹힐 경우 앞선 맨유전(3-0승)처럼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문제는 이들이 막힐 때다. 그럼 공격을 측면으로 넓게 벌려주면서 수비도 따라 벌어지게 해 결과적으로 중앙에서 공간을 만들어야 하는데 토트넘의 측면 공격이 왓포드전에선 너무 밋밋하게만 전개됐다. 양 윙백 벤 데이비스와 트리피어의 오버랩에 의한 크로스 말고는 이렇다 할 측면 공격의 패턴이 보이질 않았다. 상대 수비수들에게 뻔히 보인 양 윙백들의 치고 달린 뒤 올린 토트넘의 단순 패턴 크로스는 번번이 막혔다. 토트넘이 왓포드전에서 시도한 전체 32개의 크로스 중 6개만이 동료에게 연결됐다. 성공률로 하면 18.7%. 왓포드의 토트넘전 크로스 성공률 45.5%와 비교하면 차이가 컸다.

 

단순하게 치고 달린 뒤 올라오는 크로스에 왓포드 수비 라인은 예상 범위 안에서 어렵지 않게 방어해 냈다. 카바셀레, 캐스카트의 센터백 콤비를 중심으로 한 왓포드의 백4라인은 토트넘 공격수들을 계속해서 잡아내며 이렇다 할 슈팅조차 내주지 않았다. 토트넘의 측면 공격이 날카롭게 전개되지 못하면서 왓포드의 수비라인은 보다 중앙을 두껍게 할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가운데로 몰린 토트넘의 공격라인은 좀처럼 공간을 만들지 못한 채 무기력했다. 실제 토트넘 선수들이 왓포드전에서 기록한 유효 슈팅은 단 2개뿐이었다. 에릭센의 기록으로 나머지 공격수들은 단 1개의 유효 슈팅도 때리지 못했다.

 

손흥민의 전술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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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면 플레이 중인 손흥민

 

 

중앙 집중 공격이 막힐 때 토트넘의 전술 대처 옵션 중 하나가 손흥민이었다. 측면에서부터 시작되는 손흥민의 움직임은 상대의 문전 밀집 수비를 측면으로 끌어내는 유용한 옵션이었다. 아래 그림으로 보자면 왓포드전 토트넘 포진도 중 양 측면 빨간색으로 표시한 위치에서의 손흥민 움직임이다. 중앙에 밀집된 상대 수비를 끌어낼 위치기도 하다. 이 위치로 상대 수비를 끌어내면 중앙에서 공격을 펼치는 토트넘의 다른 공격수들이 그만큼 공간을 확보하기 쉬워지는 것이다. 

 

손흥민의 측면 움직임은 윙백이나 풀백들의 오버랩 파괴력을 더하는 요소기도 하다. 손흥민이 위쪽 측면에서 흔들어줄 때 오버랩해서 올라오는 수비수들이 공을 주고받고 들어가거나, 안으로 잘라 들어가는 등 다양하게 공격을 전개할 수 있어 보다 상대 수비수들을 흔들어 놓을 수가 있다. 왓포드전처럼 트리피어에 비해 벤 데이비스의 공격 전개가 약할 경우 데이비스 위쪽에서 주로 뛰는 손흥민의 존재는 더 절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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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포드전 토트넘 포진도. 토트넘의 1-2패

 

 

현 토트넘의 스쿼드에는 공격수 중 측면을 전문으로 부술 유형의 선수가 부족하다. 라멜라 정도가 있지만 그마저도 부상으로 아직은 뛸 수 없다. 영국 현지 언론들이 토트넘과 왓포드전 이후 분석 기사에 손흥민의 이름을 언급한 배경이다. 토트넘에 하루 빨리 손흥민이 필요한 이유기도 하다.

 

[메일을 부탁드립니다]

 

부족한 글 지켜봐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매순간 노력하겠습니다. 글의 잘못이나 의견을 개인 이메일([email protected])로 주시면 수정은 물론 다음 칼럼 하단에 반영된 메일과 그 내용을 게재토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지난 칼럼 메일입니다]

 

김재노, 김문수 님 등 여러 분께서 소중한 의견 보내주셨습니다. 깊이 고맙습니다.


 

기사제공 박문성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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