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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 김화순 감독, "3대3 농구는 체력 싸움, 트레이너 꼭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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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3대3 여자농구 김화순 감독과 국가대표 선수들

 



[바스켓코리아 = 이재범 기자] ". 3대3 농구는 체력이 중요하다. 방열 협회장님을 뵈었을 때 트레이너는 꼭 필요하다고 말씀 드렸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 막을 내렸다. 보통 농구에는 2개 금메달이 걸려있었지만, 이번에는 4개로 늘었다. 남녀 3대3 농구가 정식 종목으로 열렸기 때문. 

5대5 농구와 달리 23세 이하 나이 제한이 있는 3대3 농구에는 KBL과 WKBL의 젊은 선수들이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메달에 도전했다. 물론 이들은 대한민국농구협회가 주관한, 국가대표 선발전이었던 3대3농구 코리아투어 최강전에 출전해 대표팀 자격을 얻었다. 

정한신 감독이 이끌고 김낙현(전자랜드), 박인태(LG), 안영준(SK), 양홍석(KT)으로 구성된 남자대표팀은 중국과 결승에서 아쉽게 패하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화순 감독이 감독을 맡고 김진영, 박지은(이상 국민은행), 김진희, 최규희(이상 우리은행)으로 이뤄진 여자대표팀은 남자대표팀에 비해 관심도, 전력도 떨어졌다.

여자대표팀은 그럼에도 예상 이상의 경기를 펼쳐 예선을 조1위로 통과하는 등 4년 뒤에는 충분히 메달에 도전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여자대표팀의 성적은 8강 진출이었다. 

열악한 환경에도 한 달여 만에 3대3 농구에 어울리는 여자대표팀으로 다듬은 김화순 감독과 전화 통화로 아시안게임을 돌아봤다. 다음은 김화순 감독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대회를 돌아보시면 어떤가요? 

아쉽다.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훈련을 했다면 좀 더 좋았을 거다. 대만 전력이 생각보다 선수들이 보강되어 괜찮았다. 대만뿐 아니라 말레이시아, 태국의 전력도 좋더라. 우리가 3-4위전에 갔더라도 태국과 승부는 쉽지 않았을 거다. 3대3 대회를 경험해보니 결국 성적을 내는 건 체력 싸움이다. 대만 선수들도 마지막 날 세 번째 경기에선 못 뛰더라. 말레이시아나 태국 선수들은 5대5 농구 경험이 없는 듯 한데 수년간 투자를 했는지 몸이 좋았다.
 
이번 대회에서 희망을 본 건 100% 전력이 아니었음에도 일본까지도 해볼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3대3 농구는 신장이 크다고 되는 게 아니다. 장신 선수는 외곽수비가 안 된다 인도네시아에 덩치 좋은 선수가 위력적이지만, 공격할 때 외곽으로 끌어내서 미스매치를 만든 뒤 파고 드는 작전을 펼쳤다. 이번 대회 우리나라 전력이 일본과 대만, 태국, 말레이시아와 비슷비슷하다. 물론 이들보다 조금 떨어지지만, 시간을 투자해서 훈련하면 일본까지도 붙어볼 만 할 거 같다. 

대회 중 다른 팀들의 훈련도 보며 느낀 건데 중국과 일본은 연습도 많이 했더라. 특히 중국은 대회 기간 중에도 땡볕에서 체력 훈련을 했다. 우리는 한낮에는 야외에 나가지 않았다. 또 김진희는 땡볕에 나가면 더위 먹는다. 선수들도 중국이 확실히 강하다는 걸 인정하는 분위기였다. 중국은 키 큰 선수도 외곽수비까지 한다. 기술도 기술이지만 힘도 말도 아니게 좋았다. 세계 1위다웠다. 일본은 우리보다 조금 크다. 밸런스도 좋다. 트레이너가 운동 끝난 뒤 몸 관리를 하더라. 몸은 우리보다 낫다. 우리는 전력이 조금 떨어졌지만, 가능성을 보여줬다. 

대회 전 날 대진표가 갑자기 바뀌었다가 원래대로 되었습니다. 만약 바뀐 조에서 경기를 했다면 힘든 예선이었을 거 같아요. 

맞다. 떠날 때 그나마 대진이 괜찮았다고 여겼다. 인도네시아 전력이 괜찮다는 이야기를 듣고, (첫 상대인) 시리아와 무조건 승부를 걸었다. 시리아를 꺾은 뒤 인도네시아와 조1위를 놓고 맞대결을 할 계획이었다. 

인도네시아와 시리아가 먼저 경기를 했는데 인도네시아가 시리아에게 16-15(우리나라도 시리아에게 16-15로 이김)로 이겼다. 시리아 역시 신장도 좋고, 준비를 많이 했더라. 대신 첫 경기에서 인도네시아와 경기를 하며 힘을 뺐고, 우리는 첫 경기였다. 우리 선수들이 국제대회에 많이 나가보지 못했다. 긴장해서인지 연습한대로 하지 않더라. 4명이 다 똑같았다. 그래서 첫 날 겨우 이겼다. 경험이 없어 그런 거라 보듬어줬다.  

두 번째 상대였던 스리랑카와 경기까지 부진해서 혼냈다. 한달 훈련했는데 훈련한대로 하지 않아서 싫은 소리를 했다. 그랬더니 인도네시아와 경기에서 공수 모두 준비한대로 좋은 경기를 펼쳤다. 홈팀과 경기를 해서 관중들도 많았는데 우리 선수들이 잘 했다. 

3대3 농구는 경기 시작 첫 3분이 중요하다. (8강 상대였던) 대만과 경기를 빼고 다른 경기에선 초반에 5-0, 6-0으로 앞섰다. 대만과 경기 시간은 3시였다. 김진희가 조금만 더우면 더위 먹었다. 워밍업을 할 때 스트레칭을 많이 하고 땀을 내고 들어가라고 했는데 땡볕이라 힘들어하더라. 

막상 경기에 들어가 햇빛이 나니까 가만히 서있었다. 거기서 힘이 빠졌다. 그게 아쉬웠다. 발이 안 움직여서 루즈볼을 세 개나 못 잡는 게 보였다. 우리 선수들이 햇빛에 약했다. 한달 훈련으론 부족한 거다. 그게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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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공원 야외코트에서 이른 아침부터 훈련했던 아시안게임 3대3 여자농구 대표팀

 

 

시리아에게 이긴 뒤 휴식일이 있었습니다. 스리랑카, 인도네시아와 경기를 정말 잘 했다고 생각했는데, 스리랑카와 경기는 마음에 많이 들지 않으셨나 보네요. 

내용은 괜찮았다. 이미선, 김은혜 해설위원도 그날 와서 경기를 본 뒤 좋아졌다고 했다. 제가 욕심이 많다. 제 새끼라서 제가 가르친 선수들의 경기력이 자존심이다. 스리랑카를 상대로도 경기다운 경기를 했지만, 한달 연습한 건 인도네시아와 경기처럼 (패스를) 주고, (빈 공간으로) 뛰며 공간을 만드는 거였다.
 
스리랑카와 경기에서 우리가 원한 수비가 안 되었다. 경기 내용은 좋았다. 너무 얼어 있어서 수비를 못 했지만, 공격에선 넓게 서고 잘 했다. 나쁘지 않았다. 희망도 봤다. 선수들이 농구에 재미를 느껴야 한다. 

선수들에게 "스크린 후 빠지고, 수비를 보며 움직이고, 패스를 주고 뛰는 게 농구다. 지금 일본 농구가 그렇다. 패스 하나하나부터 기본기에 충실해야 한다. 볼만 보지 말고 볼 없는 움직임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훈련을 할수록 좋아지더라. 시간이 짧아서 아쉬웠다.

3대3 남자농구 대표팀은 음식 때문에 고생했다고 들었습니다.

전 국제대회를 많이 다녀서 음식을 가리지 않았다. 김치가 없어도 괜찮다. 어릴 때부터 그렇게 익혔다. 선수들에게 음식을 적게 가져가자며 조금만 준비했다. 우리 선수들은 잘 먹었다. 최규희가 조금 그랬지만, 다른 선수들은 매번 세 끼를 다 같이 선수촌에서 해결했다. 중간에 딱 두 번 정도 라면과 밥, 반찬 등 한국에서 싸온 거 먹었다. 

선수들에게 그랬다. "너희가 나중에 지도자가 될지 모른다. 그 때 지도자가 부실하게 먹고, 못 먹으면 선수들도 따라 한다. 애들도 따라 하니까 지금부터 음식 습관이 중요하다. 국제대회 나가서 매번 김치 먹고 못 뛴다. 우리도 그날 (남자대표팀과) 같은 음식을 먹었지만, 내성이 생겨 아무 문제 없었다.

물론 음식도, 잠자리도, 대진표도 다 불편했지만, 그것에 동요되지 말자고 했다. 우리만 그런 건 아니니까. 최악의 대회이지만, 선수들이 그 환경에 동요되지 않도록 경험담도 들려줬다. 힘들었던 얘기들을 해주니까 어린 선수들이라서 빨리 받아들였다. 우리끼리 똘똘 뭉쳐서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실제로 선수들이 인터뷰에서 "우리는 긍정적"이라고 말했더라(웃음). 선수들이 귀엽다. 

앞서도 잠깐 말씀을 하셨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얻은 건 무엇인가요? 

3대3 농구 국제대회에 처음 나가봤지만, 각 팀의 훈련 시스템을 봤다. 연습을 같이(같은 공간에서) 했다. 중국이나 일본 등은 우리나라보다 일찍 3대3에 관심을 기울였다. 배우는 걸 좋아해서 그들의 훈련을 봤는데 3대3 농구에 맞는 훈련을 하더라. 3대3 농구는 체력이 중요해서 (중국과 일본 선수들은) 계속 체력 훈련을 했다. 볼 가지고 훈련할 때도, 볼 없이도 훈련할 때도 체력 훈련이 밑바탕에 있었다. 체력 유지를 위해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계속 했다. 말레이시아 선수들은 복도에서도 체력 관리를 위해 계속 운동했다. 

각 팀의 아기자기한 시스템을 보니까 다음 대회를 준비하는 협회나 지도자에게 조언을 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어차피 후발 주자다. 환경이 안되면 지도자 혼자 힘만으로 어떻게 할 수 없다. 방열 협회장님을 뵈었을 때 다른 무엇보다 트레이너는 꼭 필요하다고 말씀 드렸다. 감독이 체력훈련까지 시키면 밸런스를 잡아주기 어렵다. 힘든 체력운동을 시키면 선수와 감독 사이 안 좋아진다. 그렇지만, 트레이너가 체력훈련을 시키면 선수들은 따라간다. 감독이 체력훈련과 전술훈련까지 같이 시켜서 너무 힘들어지면 선수들이 놓게 된다. 

일본은 그런 부분에서 분담이 잘 되어 있고, 일본 선수들 역시 열심히 따라갔다. 전술훈련이 끝난 뒤 1시간 동안 체력 훈련을 시키더라. 우리는 제가 시켜도 한계가 있고, 오히려 체력만 더 저하될 수 있다. 그렇기에 트레이너는 꼭 동참하게 해달라고 협회장님께 말씀 드렸다. 기술은 나중 문제다. 대만 애들도 못 뛰더라. 중국, 일본, 태국 선수들은 하루 세 번째 경기까지 잘 뛰었다. 남자 경기에서도 결국 체력이 되는 팀이 올라갔다. 

마지막으로 함께 대회를 치른 선수들에게 해주실 말씀이 있을 거 같습니다.  

한달 밖에 시간이 안 되어서 슛폼이나 자세, 밸런스 등 이런 건 고쳤으면 좋겠다는 말을 많이 했다. 또 농구를 재미있게 하라고 했다. 궂은일만 하지 말고, 정적으로 하지 말고, 시키는 것만 하지 말고, 포괄적으로 코트를 넓게 보면서 부족한 거 채우면서 플레이를 하라고 주문했다. 가만히 서서 하는 재미없는 농구가 아니라 동료와 서로 재미있게 흥이 나는 농구를 하라고 했다. 

선수들을 보면 하체가 무너져서 슛 안 들어가기도 하고, 스텝을 놓지 못하기도 했다. 전 짧은 기간 선수들의 장점만 빼서 활용했다. 선수들이 모두 운동만 생각하고, 지적하면 배우려고 해서 함께 지내는 시간 동안 화목한 농구였다. 

 



사진 = 이재범 기자 

기사제공 바스켓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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