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강민의 MLB리포트] 홈에서는 애리조나에 강한 류현진, 1일 경기 관전포인트는?
[오마이뉴스 케이비리포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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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7일 샌디에고 전에서 5.2이닝 2실점으로 시즌 4승째를 수확한 LA다저스 류현진(사진 출처: LA다저스 SNS 캡처) |
ⓒ LA 다저스 |
LA 다저스 류현진이 시즌 5승과 포스트시즌 선발 로테이션 합류를 향해 마운드에 오른다. 그는 오는 9월 1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릴 애리조나와의 경기에 선발투수로 내정됐다.
지난 등판과 마찬가지로 이번 경기에서도 등판 일정이 조정됐다. 향후 로테이션을 고려, 쿠어스필드 원정에 에이스인 클레이튼 커쇼를 활용하기 위해 커쇼와 순번이 바뀌었다. 껄끄러운 애리조나 4연전에 팀 최고의 구위를 자랑하는 뷸러를 활용하기 위해 우드와 류현진의 자리를 바꾼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이 결과, 애리조나 경기 등판일정은 변하지 않지만 그 다음 등판일정이 쿠어스필드 원정이 아닌 홈에서 뉴욕 메츠를 상대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지난 28일 휴식일이 있어 류현진은 다시 4일을 쉬고 등판할 수 있었다.
지난 샌디에고 경기와 마찬가지로, 등판일정은 미리 통보받았을 걸로 보인다. 경기 준비에도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번 상대는 같은 지구 선두이자 라이벌인 애리조나다. 류현진은 올 시즌 애리조나를 상대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고 지난 5월 3일 등판에선 허벅지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가장 까다로운 상대 중 하나인 애리조나를 상대로 류현진은 시즌 5승째를 수확할 수 있을까?
'아수라' 류현진? 홈과 원정 간 극명했던 온도차
류현진은 애리조나를 상대로 통산 12경기에 등판해 3승 3패 ERA 3.90을 기록하고 있다. 어깨 부상 전에는 애리조나에게 강세를 보였던 류현진이었다. 하지만 류현진이 공백을 딛고 돌아온 2017시즌 이후 애리조나의 전력도 지구 우승을 다툴 만큼 올라왔다. 류현진 역시도 업그레이드된 디백스 타선을 예전처럼 제어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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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현진의 애리조나 상대 홈/원정 구장 통산 성적 |
ⓒ 케이비리포트 |
강세 흐름을 바뀌었지만 홈-원정 기록 추이는 아직 바뀌지 않았다. 부상 복귀 후 애리조나에 고전했던 류현진이지만 홈구장에서만큼은 평균 이상의 좋은 투구를 보였다. 지난 시즌에도 체이스필드 원정에서 4이닝 6실점으로 크게 무너진 뒤 홈으로 돌아와 6이닝 1실점을 기록해 마치 다른 투수같은 성적을 기록했다. 당시 애리조나 맞춤 전략과 포심 부활이라는 키워드가 비결로 꼽혔지만, 이 성적 역시 원정에서 강한 샌디에고처럼 흥미로운 징크스다. 이번 경기는 홈에서 열리는만큼 자신감을 가지고 등판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동료 그레인키와 맞대결
애리조나의 선발투수는 바로 우완 에이스 잭 그레인키다. 올시즌 27경기 13승 8패 2.93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애리조나의 선발진을 이끌고 있다. 약 2년 전 애리조나 첫 시즌 때만 해도 크게 부진해 실패한 계약이 되나 싶었지만, 작년 반등에 성공한 후로 애리조나의 우완 에이스로 활약하고 있다.
과거 다저스에서 3년을 뛰면서 류현진의 동료로 활약하기도 했다. 당시 커쇼-그레인키-류현진 트리오는 확고부동한 트리플 펀치로, 국내에서는 서유기 트리오라는 애칭으로 불리우는 등 국내팬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았던 투수다. 다저스에서 3시즌 동안 92경기에 나와 51승 15패 2.30의 성적을 기록해 모범 FA로 손색없는 활약을 했다.
다저스타디움에서 무려 51경기 30승 7패 2.34의 압도적 성적을 기록하는 등 그레인키에겐 매우 좋은 추억만 남아있는 장소이다. 하지만 다저스를 떠난 뒤에는 4경기 1승 2패 7.04로 그 이미지는 다소 퇴색됐다. 다저스 입단 전 다저스를 상대했던 4경기에서 2승 2.52로 강했었는데, 애리조나에 가서 다저스를 만났을 땐 4점대 ERA로 다소 부진하다.
조심해야 할 타자, 폴 골드슈미트-AJ 폴락
1일 경기에서 가장 경계해야할 타자는 4번타자로 나설 폴 골드슈미트다. 국내에도 대표적인 류현진 천적으로 알려져 있는 선수로, 14년도를 제외하고는 13시즌과 17시즌 류현진에게 5할 타율을 기록했다. 안타도 10개를 쳐냈지만 무엇보다 5개의 장타가 포함되어 있다. 올해 역시 볼넷 하나와 2루타 1개를 뺏어냈다.
A.J. 폴락 역시 타-출-장 0.370 0.452 0.519로 매우 강했다. 특히 올시즌 4월의 선수상까지 수상할 정도로 페이스가 좋았고, 해당 기간 류현진에게도 매서운 타격감을 뽐냈다. 그러나 부상으로 한 달 반을 결장한 이후, 이전의 좋았던 흐름이 완전히 끊기고 말았다. 7월 3일 복귀 후 성적은 45경기 출전 0.255 0.313 0.410 5홈런으로, 특히 장타력이 급감했다. 여전히 타격감을 찾지 못하는 폴락을 잘 요리할 필요가 있다.
이번 후반기 가장 뜨거운 타자 가운데 하나인 데이빗 페랄타 역시 요주의 인물이다. 최근 경기에선 다소 침체된 모습이지만 그럼에도 후반기 조정창조득점력(wRC+)이 무려 184에 달한다. 류현진에게도 6타수 2안타 1볼넷으로 만만치 않았다. 후반기의 페이스만 따지면 골드슈미트에 뒤지지 않는 강타자다. 31일 경기에서도 결승 3점홈런을 터뜨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이외에도 지난 30일 경기에서 부활의 홈런포를 쏘아올린 스티븐 수자 주니어, 의외의 한 방을 갖춘 닉 아메드와 류현진 상대 7타수 3안타를 기록 중인 케텔 마르테도 방심할 수 없는 타자들이다. 대부분의 타자가 류현진 상대로 강세를 보이고 있는만큼 쉽게 지나갈 타순이 거의 없다.
애리조나 타선과 류현진의 무기들, 궁합은?
J.D. 마르티네즈가 이탈한 이후, 애리조나 타선은 패스트볼에 대한 강점이 사라졌다. 골드슈미트는 여전히 패스트볼에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그의 파트너들은 수월하게 대응해내지 못했다. 그 결과 작년 2위였던 포심패스트볼 구종가치는 25위로 떨어졌다.
포심 이외에도 커터와 투심 등 패스트볼 계열은 구종가치가 하위권에 있고, 체인지업과 커브는 타율과 구종가치 모두 상위권에 속한다. 류현진이 상대할 것으로 예상되는 주전타자 중에는 골드슈미트, 페랄타, 폴락 정도가 확실히 패스트볼 공략에 강점이 있다. (데스칼소는 출전 가능성만 존재)
반면 브레이킹볼에는 전체 타선이 강점을 보이고 있으므로, 애리조나 타선을 제압하기 위해서는 포심과 커터의 역할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9월 6일 애리조나전(6이닝 1실점)에서 나온 무브먼트나 평균구속을 재현할 수 있다면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부상 복귀 후 체인지업은 많이 활용하고 있지는 않은데, 이번 경기 역시 적극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작년 애리조나와의 홈경기처럼 슬라이더를 기습적으로 활용해볼 수도 있겠지만 당시에는 그 구종이 약점이었고, 슬라이더를 직전 몇 경기에서 보여주지 않았다는 점 등을 파고들어 효과가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애리조나 타선이 체인지업에 대한 대처능력도 좋고 주무기로 널리 알려진 구종이니만큼 도리어 공략당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 의미에서 볼배합은 기존처럼 패스트볼을 중심으로 커터와 커브를 자주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경기 준비 과정에서 체인지업의 컨디션이 좋다면 같은 레퍼토리를 피하기 위해 활용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하지만 복귀 후 이전같지 않던 체인지업의 제구를 감안하면 경기 초반과 이날 투구를 전반적으로 이끌 구종은 이번에도 커터와 커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예상 라인업 ];
야스마니 그랜달과 다시 호흡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우완투수를 상대로 타선의 파워를 더해줄 수 있는 그랜달이고, 공격 쪽에서도 류현진 도우미 역할을 해줄 수 있는 포수다. 특히 그레인키를 상대로 홈런 2개 포함해 가장 많은 안타를 친 선수인만큼 시즌 5승을 위해서는 그의 활약이 절실하다.
한동안 무릎 통증이 있던 피더슨이 주전으로도 복귀한 반면, 후반기 부진해 점점 출전시간이 감소하는 중인 맷 켐프(vs 그레인키 .188 .257 .281 1홈런)는 우완을 맞아 대타로 대기할 가능성이 높다. 켐프가 외야에서 빠지면 벨린저가 중견수로 이동하고 피더슨과 푸이그가 코너 외야를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그간 휴식이 거의 주어지지 않았던 유격수 마차도는 이번 시리즈에도 휴식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 시리즈가 뉴욕 메츠를 상대하는 경기이기도 하고 지구 순위경쟁에서 가장 중요한 시리즈인만큼 그를 빼고 경기를 치르는 것은 공수에서 큰 타격이 될 것이다.
애리조나의 경우 그레인키 전담 포수인 매티스가 라인업에 들어올 것이 유력하다. 반면 유틸리티로 내야 전포지션을 커버하는 좌타자 데스칼소는 빠질 것으로 보인다. 좌타 외야수 존 제이 역시 라인업을 이탈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저스 시리즈를 대비해 끌어올린 자원인 워커도 있지만, 애리조나 우타진의 뎁스를 고려했을 때 선발보다는 대타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좌익수인 페랄타가 좌타자이긴하나, 그는 좌우투수를 안가리고 나오는 선수이고 후반기 페이스도 매우 좋은만큼 그대로 라인업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물러설 수 없는 시리즈, 호투로 팀 선두+개인 입지 모두 잡을까
이번 시리즈는 서부지구 순위 경쟁 판도에 있어 중요한 일전이다. 1경기 차이인 애리조나-콜로라도-다저스는 이번 4연전 기간 중 선두가 바뀔 수도 있다. 샌디에고를 상대하게 될 콜로라도가 어부지리로 지구 선두를 탈환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애리조나와 다저스 모두 이 4연전에 최소한 위닝시리즈를 거두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다. 9월로 진입하는 시점에서 선두 복귀를 바라는 다저스와 끈질기게 따라붙는 경쟁자 하나를 떼어내고 싶어하는 애리조나, 두 팀 모두에게 양보할 수 없는 시리즈다.
이런 상황에서 류현진은 뒤에 나올 '에이스' 커쇼와 팀내 최고의 구위를 보여주는 뷸러로 이어질 로테이션에 좋은 분위기를 유지해 넘겨줄 역할을 해야한다. 시리즈 1차전에선 힐의 호투와 불펜의 활약에도 애리조나에 1-3으로 패하며 기선을 뺏기고 말았다.
더 밀려나면 안되는 다저스가 시리즈 균형을 맞추고 리그 공동 선두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선발투수 류현진의 호투가 절실하다. 류현진이 그레인키와의 맞대결에서 승리를 거두며 선발진에서의 입지를 확실히 굳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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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및 자료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ML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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