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냈다” : 이덕희(현대자동차 후원)가 23일 인도네시아 팔렘방의 자카바링 스포츠시티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테니스 남자단식 8강전에서 승리한 뒤 두 팔을 번쩍 치켜들면서 포효하고 있다. 뉴시스
대만 제이슨 정 꺾고 4강 진출
동메달 결정전 없어 3위 확보
슬럼프로 세계 랭킹 230위
이번 대회 계기로 부활 기대
“열심히 해 도쿄올림픽 도전”
“장애 이겨낸 이야기 큰 감동”
과거 나달의 발언 상기시켜
이덕희(20·현대자동차 후원)가 아시안게임 테니스 남자단식에서 12년 만에 메달을 확보했다.
세계랭킹 230위인 이덕희는 23일 인도네시아 팔렘방 자카바링 스포츠시티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8강전에서 세계 114위인 제이슨 정(대만)을 2-0(6-3, 7-5)으로 꺾고 준결승전에 진출했다. 테니스는 동메달 결정전이 없어 4강에 오르면 최소 동메달을 획득한다. 한국의 아시안게임 테니스 남자단식 메달은 2006 도하아시안게임(이형택·은메달) 이후 처음이다.
선천적 청각장애(3급)인 이덕희는 한국인으론 정현(23위)에 이어 세계랭킹이 높다. 이덕희는 8강전 직후 “부모님이 먼저 생각났고 응원해주신 협회장, 단장, 그리고 선후배와 코칭스태프에게 감사드린다”면서 “2020 도쿄올림픽에도 도전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덕희(가운데)가 8세이던 2006년 11월 서울에서 라파엘 나달(오른쪽), 로저 페더러가 사인 한 티셔츠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각장애는 스포츠, 특히 테니스에서는 한계에 비유된다. 공이 라켓에 맞는 소리, 심판의 콜을 제대로 듣지 못하기 때문. 이덕희는 평소 훈련에서 코치진과 입술 모양으로 의사소통하거나 글이나 휴대전화 메시지를 활용한다. 전 세계에서 청각장애를 극복하고 프로 무대에서 활동하는 선수는 이덕희가 유일하다. 이덕희는 장애를 뛰어넘어 세계 정상을 향해 힘차게 나아가고 있다. 19세이던 지난해 4월에는 세계랭킹이 130위까지 올랐다. 국내 최연소 200위권 진입이었다.
이덕희는 7세 되던 해 사촌 형을 따라 테니스 라켓을 잡으면서 테니스의 매력에 빠졌다. 이덕희는 “테니스 라켓으로 공을 처음 쳤을 때의 쾌감을 잊을 수 없다”며 “테니스는 내가 일반인과의 경쟁에서 이길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유망주로 인정받은 이덕희는 일취월장하며 선배 정현과 함께 한국 테니스를 짊어질 대들보로 성장했다. 이덕희가 연출하고 주연을 맡은 ‘인간승리’ 드라마는 세계 톱스타들도 주목하고 있다.
세계 랭킹 1위인 스페인의 라파엘 나달은 청각장애를 극복한 이덕희를 극찬했다. 나달과 세계 2위인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스위스)는 지난 2006년 서울에 와 당시 제천 신백초교에 재학 중이던 이덕희에게 사인을 해주고 함께 사진을 촬영했다. 나달은 특히 2013년 이덕희가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에서 랭킹 포인트를 획득하자 트위터에 “이덕희의 장애를 이겨낸 이야기는 우리에게 항상 도전해야 한다는 사실을 가르쳐준다”는 글을 올렸다. 나달은 그해 다시 한국을 찾았고 이덕희는 나달로부터 원 포인트 레슨을 받았다. 나달은 “이덕희의 소식을 들었을 때 제 귀를 의심했다”며 “듣지 못하는 건 테니스 선수에게 큰 핸디캡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윔블던에서 우승한 세계 6위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는 2015년 윔블던에서 이덕희에게 ‘히팅 파트너’를 제안, 함께 훈련했다. 조코비치는 “장애를 극복하고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주는 모습이 뿌듯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유망주였던 이덕희는 어느덧 아시안게임 메달리스트로 성장했다. 지난해 4월 130위까지 오른 뒤 슬럼프에 빠져 현재 200위 밖에 머물지만, 이번 아시안게임은 이덕희가 부진을 터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자카르타=김동하 기자
기사제공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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