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난 수비·허약한 중원·빈약한 공격…김학범호가 풀어야 할 숙제 [아시안게임]

운명의 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23세 이하(U-23) 축구 대표팀이 23일 오후 9시30분(이하 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치카랑의 위바와 묵티 스타디움에서 이란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16강전을 치른다. 중동의 강자 이란인만큼 방심은 금물이다. 조별리그에서 드러난 문제점들을 보완하는 등 철저한 준비가 요구된다.

김민재. 연합뉴스
 

■김민재의 공백, 수비진 어떻게

김민재(전북)는 말레이시아전과 키르기스스탄전에서 경고 1장씩을 받아 이란전에는 경고 누적으로 뛸 수 없다. 김 감독은 “김민재가 없어도 황현수(서울), 조유민(수원 FC) 같은 선수들이 있다”며 크게 신경쓰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수비진의 핵인 김민재의 공백은 클 수밖에 없다.

이란은 이번 대표팀에 골키퍼 한 명을 제외한 전원이 21세 이하(U-21) 대표팀이 출전했다. 체격 조건이 좋은데다 빠른 스피드를 겸비해 뒷 공간을 노출하는 약점을 보완해야 한다. 이에 김 감독도 스리백보다는 키르기스스탄전에서 선보인 포백 카드를 다시 꺼내들 가능성이 높다. 황현수나 조유민 둘 중 한 명이 정태욱(제주)과 함께 중앙 수비를 구축하고 김진야(인천)와 김문환(부산)이 양쪽 풀백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원활하지 않았던 중원, 이번에는?

한국이 조별리그에서 고전한 원인 중 하나는 원활하지 못했던 중원 싸움이었다. 패스가 상대에 계속 차단당하면서 공격의 흐름이 끊겼고, 반대로 위협적인 역습을 허용했다. 김 감독도 “실전에서 맞춰볼 기회가 부족해 공격수와 미드필더 수비수들의 호흡이 맞지 않는다”며 아쉬워 했다. 미드필더들의 나이가 어리다보니 큰 경기에서 나오는 돌발 상황 때 대처가 미숙한 것도 단점이다.

일단 미드필더들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하고 있는 황인범(아산)은 이번에도 선택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럴 경우, 황인범은 최전방 공격수 바로 밑에 위치한 공격형 미드필더, 또는 2선 공격수의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관건은 황인범 뒤에 서는 중앙 미드필더들의 활약 여부다. 이란의 공격이 매섭기 때문에 키르기스스탄전에서 보였던 이승모(광주)-장윤호(전북)의 더블 볼란치 카드를 다시 꺼내들 것으로 보인다.

20일 오후(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반둥의 시 잘락 하루팟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축구 조별리그 E조 3차전 한국과 키르기스스탄의 경기. 손흥민이 슛을 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격 효율을 높여라

한국이 조별리그 3경기에서 뽑아낸 골은 8골이다. 인도네시아(11골), 홍콩(9골)보다도 적다. 특히 바레인전에서 6골을 터뜨린 뒤 말레이시아와 키르기스스탄을 상대로는 1골 밖에 넣지 못했다.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경기당 약 18개꼴인 55개의 슈팅을 때렸다. 슈팅 숫자에 비교하면 득점 성공률이 썩 좋지 못하다. 손흥민(토트넘)이 “골 넣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했지만, 결국 축구는 골을 넣어야 이기는 스포츠. 공격의 효율을 높일 필요가 있다.

손흥민은 이번 대표팀에서 최전방 공격수뿐 아니라 중원으로 내려와 볼 배급도 하는 등 상황에 맞춰 ‘프리롤’ 역할을 하고 있다. 결국 손흥민과 함께 파트너를 이룰 양 날개의 활약이 중요하다. 유럽파인 황희찬(잘츠부르크)과 이승우(베로나)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자카르타 | 윤은용 기자>

기사제공 스포츠경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