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안준철 기자] “제가 다 부끄럽습니다.”
21일(이하 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컨벤션센터(JCC)에 위치한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만난 한 일본기자는 고개를 숙였다. 그에게 일본 남자 농구대표팀 성매매 사건의 진상을 묻자, “죄송합니다.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습니다”라고 말했다. 얼굴색은 시뻘겋게 변해 있었다.
일본 남자 농구 대표팀 성매매 사건이 자카르타를 뒤흔들고 있다. 지난 20일 농구대표팀 일원으로 자카르타에 온 하시모토 다쿠야(23) 이마무라 게이타(22) 사토 다쿠마(23) 나가요시 유야(27)가 선수단 공식 단복을 입고 인도네시아 유흥가에 출입한 사실이 일본 매체의 보도를 통해 알려졌기 때문이다.
일본 남자농구대표팀 소속 선수 4명이 아시안게임 기간 도중 성매매 파문을 일으켜 일본 열도가 충격에 휩싸였다. 사진=AFPBBNEWS=News1
이들은 16일 선수촌에서 택시로 30분 정도 떨어진 번화가에 갔다가 여성 접대부가 있는 유흥업소에서 술을 마시고 120만 루피아(약 9만원)를 주고 성매매를 한 뒤 다음날 새벽 선수촌에 복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의 일탈 행위는 일본 아사히신문 기자가 선수들이 유흥업소에 출입하는 것을 목격하고 일본올림픽위원회(JOC)에 알리면서 발각됐다.
JOC는 20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선수들의 일탈 행동에 대해 사과했다. 야마시타 야스히로 선수단장은 “기대를 저버리는 행동을 해 대단히 유감스럽다. 4명의 선수는 일본으로 복귀 처분을 내렸다. 정식 징계 처분도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즉각 일본으로 귀국 조치된 이들은 도쿄에 도착하자마자 기자회견을 열고 “돈을 주고 성매매를 한 것이 맞다”며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일이 너무 커져버렸다. 12명 엔트리 중 4명이 빠진 일본 농구대표팀은 당장 이번 대회에서 선수단 운영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미쓰야 유코 일본농구협회(JBA) 회장은 “위법적인 행위라는 사실이 확인되면 이번 대회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기권 의사도 밝혔다. 비단 농구선수단 뿐만 아니라 일본선수단 전체의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남에게 민폐를 끼치는 걸 가장 큰 죄로 여기는 일본인의 정서상 이들은 큰 죄인이었다.
일본 취재진들도 이들의 일탈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스포츠닛폰 소속의 한 기자는 “국비로 국제종합대회에 출전해서 성매매를 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며 “이들은 일본선수단 모두에게 피해를 줬다”며 강하게 질타했다. 도쿄에서 온 후나키 와타루 기자는 “정말 바보같은 행동을 했다”고 비난했다. 일본 남자 농구대표팀의 성매매 사건의 부끄러움은 일본 취재진이 감당해야 할 몫이 되고 있었다.
기사제공 MK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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