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 뒤의 두산 선수들. 두산 베어스 제공
이를테면 프로야구는 아시안게임 브레이크를 틈 타 ‘휴전’ 중이다. 휴식기를 보내고 9월4일 팀당 30경기 전후의 잔여시즌에 돌입하면 가을야구 티켓 종류를 가르는 순위싸움 뿐 아니라 개인타이틀 상당 부문이 어떻게 움직일지 모른다.
그러나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난 자리도 있다.
우선은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의 향방이 그렇다. 선두 두산은, 지난 16일 잠실 넥센전을 승리로 이끌며 이날 LG에 발목을 잡힌 2위 SK를 10게임차로 밀어냈다. 두산은 잔여 31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SK는 32경기를 더 치르는데, 그 사이 10게임차가 뒤집히기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울 전망. 혹여 잔여 시즌 선두가 바뀌는 일이 실제 일어난다면 이는 KBO리그 출범 이후 최대 반전극이 될 수밖에 없다.
선두와 달리 2~5위 싸움은 휴식기 이후 레이스가 끝나야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개인타이틀 가운데서는 우선 정우람(한화)이 31세이브로 구원왕 자리를 굳혀가는 흐름이다. 2위 함덕주(두산·25세이브)에 6세이브 차이로 앞서고 있는데 향후 최소 4~5세이브만 추가해도 구원 1위를 내줄 여지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화 외국인투수 키버스 샘슨 역시 삼진왕 자리는 놓치지 않을 분위기. 삼진 172개로 2위 헨리 소사(LG·159개)에 13개 차로 앞서고 있는데, 9이닝 기준 탈삼진이 11.14개로 압도적이어서 휴식기 이후 로테이션을 빠뜨릴 일만 없다면 무난히 탈삼진 타이틀을 챙겨들 것으로 보인다.
LG 김현수가 바짝 다가서 있는 최다안타 타이틀도 이미 주인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김현수는 164안타로 2위 손아섭(롯데·14개)에 여유있게 앞서고 있다. 김현수는 더구나 200안타 달성까지 유력해 부상만 없이 시즌을 완주한다면 당당한 기록으로 타이틀을 거머쥘 전망이다.
넥센 박병호는 폭염을 뚫고 홈런 경쟁이 뛰어든 가운데 장타율 부문에서 우뚝 서 있다. 장타율 0.704로 2위 김재환(두산·0.651)에 앞서있는데, 후반기 들어 워낙 페이스가 좋아 휴식기 이후 여세를 어느 정도만 이어가더라도 선두를 내줄 일은 없어보인다.
두산 외국인투수 세스 후랭코프도 다승왕(16승) 레이스에서 유리한 자리에 있다. 팀동료 조쉬 린드블럼(14승)이 사실상 유일한 경쟁자인데, 같은 타선의 지원을 받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스스로 무너지는 일만 없다면 선두 유지는 무난해 보이기도 하다.
<안승호 기자>
기사제공 스포츠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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