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농구 남북 단일팀, 아시안게임 2차전서 대만에 연장전 패배
이문규 감독 "커뮤니케이션이 안돼 수비 무너졌다"
[자카르타=CBS노컷뉴스 박세운 기자]
여자농구 남북 단일팀 로숙영(사진 왼쪽)과 김한별 (사진=노컷뉴스)
여자농구 남북 단일팀 '코리아'가 아시아 정상 등극을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과제는 보다 명확해졌다. 남측과 북측 선수들의 코트 위 소통이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다.
코리아는 17일 오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GBK 바스켓홀에서 열린 대만과의 여자농구 2차전에서 연장전 접전 끝에 85-87로 졌다.
북측의 로숙영이 32점 8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기록했고 남측의 김한별은 4쿼터 막판 동점 득점을 포함해 26점 9리바운드를 올리며 분전했다. 하지만 단일팀은 집중력 싸움에서 대만에게 밀렸다.
수비가 무너질 때가 많았다는 것이 이문규 단일팀 감독의 평가다. 선수끼리 끊임없이 말을 주고 받아야 수비의 완성도가 높아진다. 이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문규 감독은 경기 후 "선수들은 열심히 했다"면서도 "수비 변화를 많이 시도하다 보니까 커뮤니케이션이 안 맞아 문제가 생겼다. (남북 선수들의) 연습 기간이 짧다 보니까 커뮤니케이션이 안 맞아 수비 형태가 무너지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대만 여자농구는 예상보다 강했다. 경기 초반부터 2대2 위주의 공격과 공간 활용 등 최근 현대 농구의 주류로 자리잡은 전술로 단일팀을 괴롭혔다.
이같은 대만의 공격에 맞서기 위해서는 약속된 수비 움직임과 폭넓은 활동량이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코리아는 대만의 외곽슛과 빠른 공수전환, 발 빠른 도움수비에 고전했다.
단일팀은 2쿼터까지 40대43으로 뒤졌다. 전반 한때 스코어가 11점차까지 벌어졌다.
코리아는 3쿼터 들어 존 프레스와 지역방어 등 여러 변칙 수비를 통해 대만 공격에 혼란을 줬다. 대만의 외곽슛은 잠잠해졌다. 단일팀은 3쿼터 중반 로숙영의 골밑 돌파로 역전에 성공했고 이후 대등한 승부를 이어갔다.
코리아는 후반 막판 65대71로 끌려갔지만 로숙영이 돌파와 중거리슛으로 연속 4점을 넣었고 종료 28.7초 전 박혜진의 어시스트를 받은 김한별의 골밑 득점으로 71대71 동점을 만들었다. 김한별이 추가 자유투를 놓치면서 역전 기회를 잡지는 못했다.
단일팀은 연장전 내내 대만에게 외곽슛을 자주 허용했다. 수비시 빈틈이 자주 노출됐다.
단일팀은 로숙영의 화려한 득점 기술과 임영희의 중거리슛으로 종료 24.3초 전 85대86까지 추격했지만 종료 9초 전 대만의 펑 쑤친에게 자유투 득점을 내줬다. 연장전 마지막 순간 회심의 3점슛이 림을 빗나가면서 승부가 결정됐다.
이로써 코리아는 조별리그 A조에서 1승1패를 기록했다.
코리아는 인도, 카자흐스탄 등 약체들과의 경기를 남기고 있어 상위 4개팀에게 주어지는 8강행 티켓 확보에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목표인 우승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만만치 않은 전력을 자랑한 대만을 비롯해 아시아의 강호 중국과 일본 등 잠재적인 토너먼트 상대들을 넘어야 한다.
무엇보다 선수들의 경기 중 소통이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다. 서로 흥분된 상태로 경기에 뛰다 보면 소통이 잘 이뤄지지 않을 때가 있다. 농구에서는, 특히 수비를 할 때 쉴 새 없이 말을 주고 받아 수비 진형을 가다듬는 것이 중요하다.
남북 선수들은 그동안 서로 다르게 사용하는 용어와 말투의 차이를 없애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같은 변수는 전력이 매우 약했던 인도네시아전에서는 드러나지 않았다. 대만전은 단일팀에게 소중한 경험이 됐다.
이문규 감독은 "로숙영과 장미경 등 북측 선수들은 기대 이상으로 했다. 다만 남측 선수들의 입장에서 봤을 때 지금 현재 서로 수비 사인이 안 맞으니까 거기서 문제가 발생하고 더 나아가 선수들의 컨디션도 떨어지는 문제가 생겼다. 더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사제공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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