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민준구 기자] 조던 클락슨(클리블랜드)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합류 소식이 전해지면서 아시아 농구 전체가 그를 주목하고 있다. 미국프로농구(NBA)에서 준수한 활약을 펼쳤던 클락슨이 아시아 무대로 오면 어떤 활약을 펼칠까에 대한 환상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대의 의견도 있다. 이름값에 비해 큰 효과를 내지 못할 거라는 이야기다.
클락슨은 2017-2018시즌 평균 14.1득점 3.2리바운드 2.8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야오밍을 제외하곤 아시아를 호령한 이 지엔리엔(중국), 하메드 하다디(이란)도 해내지 못한 기록이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필리핀이 1군 전력이 아니라지만, 클락슨의 합류만으로도 우승후보로 불리는 이유다.
그러나 NBA 전문가 조현일 스포티비 해설위원은 다른 견해를 내비췄다. 클락슨만으로 필리핀을 중국, 이란 등과 같은 선에 둘 수 없다는 것이다. 또 8강에서 만날 가능성이 유력한 남자농구 대표팀의 승리도 조심스레 점쳤다.
조현일 위원은 “클락슨은 다재다능한 선수가 아니다. 자신의 공격 하나만을 바라보고 뛸 뿐이다. 물론 필리핀의 전력이 월드컵 예선 때와 같다면 엄청난 위협이 됐을 것이다. 그러나 농구는 단 한 명의 슈퍼스타로 승리를 차지할 수 있는 스포츠가 아니다. 타 스포츠에 비해 에이스가 갖고 있는 영향력 자체는 크겠지만, 클락슨 홀로 팀을 꺾는다는 건 공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조현일 위원의 말처럼 현재 필리핀의 전력은 크게 위협적이지 않다. 그동안 필리핀을 아시아 강호로 끌어 올린 제이슨 윌리엄과 안드레 블라체, 테렌스 로미오 등이 모두 빠진 상태다. 카자흐스탄을 96-59로 대파하며 첫 승을 거뒀지만, 짜임새 있는 농구를 하지 못했다. 그만큼 손발을 맞출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클락슨이 합류한다고 해서 엄청난 시너지 효과가 생길 가능성은 적다.
클락슨의 개인적인 능력 하나만큼은 아시아 최고일지 모른다. 그러나 혼자 50점을 넣는다고 해서 무조건 승리할 수는 없다. 조현일 위원 역시 “클락슨에게 많은 점수를 허용해도 상관없다. 팀플레이에 대한 이해도가 낮기 때문에 나머지 선수들만 봉쇄한다면 충분히 꺾을 수 있는 팀이다”라며 “그동안 우리 대표팀이 아시아 강호들에 고전한 건 상대가 왕즈즈, 야오밍, 하다디처럼 센터가 있거나 장신 포워드를 갖췄기 때문이다. 클락슨의 경우는 다르다. 압도적인 무언가가 없다면 팀으로 나서는 우리가 분명 승리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조현일 위원은 우려되는 부분을 드러냈다. “지금까지 상대했던 아시아 가드와는 차원이 다를 것이다. 어쩌면 실력차를 느끼고 힘들어 할 수도 있다. 하나 정면승부를 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NBA에서 뛸 정도로 대단한 선수인 건 맞다. 다만, 선수 대 선수가 아닌 팀 대 팀으로 맞붙었을 때 지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나섰으면 한다.” 조현일 위원의 말이다.
클락슨의 합류로 국내농구 팬들은 기대 반, 걱정 반이다. NBA에서 보였던 클락슨의 폭발적인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기대와 대표팀의 조기 탈락에 대한 걱정이다. 벌써부터 겁먹을 필요는 없다. 2002년 야오밍, 2014년 하다디를 넘고 아시아 정상에 섰던 기억을 되새긴다면 조현일 위원의 말처럼 클락슨이 못 넘을 산은 아니다.
# 사진_CBS 노컷뉴스 박세운 기자 제공
2018-08-17 민준구
기사제공 점프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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