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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말리는' 김연경·여자배구 대표팀 "연습경기 더 할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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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이 감독에게 건의, 추가 연습경기 성사... '의욕·분위기' 최고

[오마이뉴스 글:김영국, 사진:박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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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연경 선수(에자즈바쉬·192cm)
ⓒ 박진철


못 말리는 여자배구 대표팀이다. 의욕이 넘쳐서 걱정이 될 정도다.

지난 9일 진천선수촌에서는 여자배구 대표팀과 남자 고교 팀의 연습경기가 펼쳐졌다. 아시안게임에 가기 전 마지막 연습경기였다. 상대 팀은 6월 영광배 중고배구 대회와 7월 대통령배 중고배구 대회에서 2번 연속 3위를 차지한 충북 옥천고였다.

차해원 여자배구 대표팀 감독은 경기 직전 기자에게 "오늘이 마지막 연습경기"라고 말했다. 대표팀이 16일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자카르타로 출국하기 때문이다. 일정과 부상 우려 등으로 연습경기를 더 하기도 어려웠다.

그런데 다음 날인 10일 상황이 돌변했다. 김연경을 비롯한 여자배구 대표팀 선수들이 점심 식사 시간에 대화를 나누면서 '연습경기를 한 번 더 하고 가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선수들은 이를 대표팀 코치를 통해 차해원 감독에게 전했다. 차 감독은 고민에 빠졌다. 대회를 코앞에 두고 공격 파워가 강한 남자 고교 팀과 연습경기를 하다 자칫 부상자라도 나오면 낭패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차 감독은 선수들의 의견을 존중해주기로 했다. 선수들의 요청 사항을 물리칠 경우 자칫 사기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차 감독은 부랴부랴 이재관 옥천고 감독에게 전화를 걸어 연습경기 협조를 요청했다. 이 감독은 "나라를 위한 일인데 돕겠다"며 흔쾌히 수락했다. 결국 출국 전날인 15일 진천선수촌에서 최종 연습경기를 하기로 결정했다.

연습경기 내용 '흡족'... 일본·태국전 대비 안성맞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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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자배구 대표팀 연습경기 장면 (진천선수촌, 2018.8.9)
ⓒ 박진철


선수들이 연습경기를 한 번 더 하자고 요청한 이유는 크게 2가지다. 우선 옥천고와 연습경기 내용이 여러모로 만족스러웠다. 9일 연습경기는 승패와 상관없이 5세트까지 치렀다. 경기 결과는 여자배구 대표팀이 세트 스코어 3-2(25-20, 21-25, 22-25, 27-25, 15-11)로 역전승을 거두었다. 물론 연습경기이기 때문에 승패에 큰 의미는 없다. 옥천고 선수들도 대표팀 누나들의 부상을 의식해 공격 강도를 조절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경기 내용 면에서 긍정적인 부분들이 적지 않았다. 주전 선수들의 몸 상태와 경기력이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득점도 김연경 24득점, 양효진 20득점, 박정아 17득점, 이재영 14득점으로 고른 분포를 보였다. 리시브·디그 등 수비 조직력과 2단 연결 플레이도 지난 5~6월 열린 발리볼 네이션스 리그(VNL) 때보다 향상된 모습이었다.

매 세트마다 중간중간 고교생 장신 선수를 교체 투입하는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고교 선수들이 높은 신장과 점프력을 이용해 블로킹과 중앙 속공 등에서 '요긴한 조커'로서 가능성을 보이기도 했다. 김연경 등 선배 선수들은 박은진(188cm), 이주아(186cm), 정호영(190cm) 고교생 장신 유망주 3인방의 플레이에 대해 수시로 조언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또한 옥천고의 경기 스타일이 일본·태국전을 대비하기에 안성맞춤이라는 판단도 작용했다. 이날 옥천고는 공격 패턴이 빠르고 다양했다. 수비 조직력도 좋았다. 일본 여자배구처럼 대표팀의 공격을 디그로 자주 걷어 올리면서 랠리가 여러 번 이루어지기도 했다. 옥천고 선수들의 신장도 185cm~198cm로 다양하게 분포돼 있어 중국·유럽 장신 군단을 대비한 훈련으로도 부족함이 없었다.

이재관 옥천고 감독은 11일 기자와 전화 통화에서 "여자배구 대표팀이 수비력이 상당히 좋고, 블로킹도 잘 쫓아다닌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촌평을 했다.

여자배구 선수들, 대표팀에 적극적 '인기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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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장신 전방 라인'... 왼쪽부터 양효진(190cm)-정호영(190cm)-김연경(192cm)
ⓒ 박진철


현재 여자배구 대표팀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8.18~9.2)과 일본 세계선수권(9.29~10.20) 등 비중이 크고 국민적 관심도가 높은 국제대회를 연달아 앞두고 있다.

그래서인지 자체 훈련과 연습경기에서 선수들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진지함이 가득했다. '잘해야 한다'는 의지가 얼굴 표정에 드러나 보였다. 그러면서도 화기애애했다. 대표팀 선수들은 실수를 할 때 서로 의견을 주고받으며 자주 소통했다. 14명 대표팀 선수 전원이 특별한 부상 없이 정상적으로 훈련과 경기에 뛸 수 있다는 점도 반가운 일이다.

사실 대표팀 선수들도 아시안게임 출국을 하루 앞두고 남자 고교 팀과 연습경기를 한다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감독에게 연습경기를 더 하자고 요청한 건, 아시안게임와 세계선수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는 의지가 그만큼 강하고 선수단 분위기가 좋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여자배구 대표팀 선수들이 주요 국제대회에 임하는 자세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몇 년 전만 해도 여자 프로배구 구단들의 이기주의가 심하고, 선수들도 일정 부분 공조하면서 대표팀 차출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여자배구 대표팀 감독을 역임했던 한 인사는 당시 기억을 떠올릴 때마다 고개를 가로저을 정도다.

그러나 최근에는 선수들이 대표팀에 들어가기를 적극 원하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여자배구가 배구팬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들로부터 많은 사랑과 인기를 얻고 있는 핵심 요인이다. 여자배구 국제대회 중계에 인색했던 방송사들도 이제는 중계 경쟁을 벌이기도 한다.

기사제공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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