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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미 人터뷰] 라이브피칭 마친 류현진, 그가 말한 복귀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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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인터뷰를 통해 애리조나에서 만난 류현진. 라이브피칭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그는 자신과 둘러싼 얘기들에 대해 솔직한 생각을 나타냈다.(사진=이영미)>
 
애리조나 스카이하버 공항에 도착하니 외부 온도가 화씨 111도(43.8도)였다. LA 다저스 훈련장이 위치한 캐멀백 랜치 글렌데일로 이동하니 이곳의 온도는 화씨 113도, 즉 45도에 육박했다. 차에서 내리는 순간 숨이 턱턱 막힐 정도의 열기에 단 몇 초도 땅을 밟고 걷기 힘들 정도였다. ‘이런 날씨에 라이브피칭을 한다고?’ 마치 건식 사우나 안으로 빨려 들어갈 것만 같은 환경에도 불구하고 다저스의 류현진은 라이브 피칭을 준비하고 있었다.

7월 26일(한국시간)에 찾은 캐멀백 랜치 글렌데일은 몹시 낯설었다. 7월의 그곳은 2,3월 스프링트레이닝 캠프가 진행되는 장소와 전혀 다른 분위기를 형성했다. 선수들 차량으로 가득 찼던 주차장은 텅텅 비었고, 훈련장 정문을 지키던 보안요원도 눈에 띄지 않았다. 사전에 다저스 홍보팀의 허락을 받고 방문한 탓에 취재에 어려움은 없었지만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직원들로 북적였던 스프링트레이닝 캠프 때와 지금의 훈련장은 환경적인 온도차가 크게 느껴졌다.

잠시 후 라이브피칭을 앞둔 류현진이 몸을 풀기 위해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이미 네 차례의 불펜 피칭을 소화했던 터라 류현진의 표정에는 자신감이 묻어나 있었다. 불펜에서 몸을 풀고 온 류현진이 라이브피칭을 통해 상대한 타자들은 애리조나 루키리그의 선수들. 드 종, 에스피노자, 에레디아가 돌아가며 타석에 들어섰다.

류현진이 이날 던지기로 한 공은 2이닝 동안 38개. 38개의 투구를 소화하려면 1이닝 동안 3명의 타자가 두 차례 타석에 들어서기도 했다. 1이닝, 18구를 던지는 동안 14개의 스트라이크가 선언됐고, 2이닝, 20개의 투구 중 14개의 스트라이크를 꽂아 넣었다. 헛스윙과 루킹 삼진이 각각 3개와 2개씩, 내야 땅볼 아웃이 3개, 플라이아웃이 1개, 단타성 타구 2개가 나왔다. 직구 19개, 커브 5개, 커터 5개, 체인지업 9개 등 류현진은 다양한 구종을 던지면서 몸 상태를 점검했다.

류현진은 올스타 브레이크 동안 단 하루도 쉬지 않고 재활 훈련에 매달렸다. 다저스가 후반기를 원정 10연전으로 치르고 있어 일찌감치 애리조나를 찾은 류현진은 매일 훈련장으로 출퇴근을 반복하면서 몸을 만들었다. 덕분에 앞선 네 차례의 불펜피칭이 계획대로 잘 마무리되면서 라이브피칭 스케줄이 잡혔고 애리조나에서 모두 두 차례의 라이브피칭을 소화한 다음 LA로 돌아갈 예정이다.


성공적으로 라이브피칭을 마친 류현진과 만났다. 인터뷰를 통해 오랜 만에 만나는 류현진의 표정은 상당히 밝았다.

지난 5월(3일), 애리조나 원정 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2회까지 빼어난 투구를 펼치다 왼쪽 허벅지 안쪽 내전근을 크게 다쳤던 류현진. 7월 초 복귀를 희망했던 스케줄이 8월 초로 밀리면서 선수가 느끼는 부담과 스트레스는 이만저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류현진은 현실을 받아들였고 이겨내려 노력했다.

그는 약 석 달 만에 불펜이 아닌 마운드에 오른 소감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정말 오랜만에 마운드에서 공을 던졌는데 불펜 피칭했을 때보다 더 괜찮았던 것 같다. 사전에 2이닝 38개의 공을 던지기로 했고 그대로 진행된 상태에서 팔, 다리에 이상을 느끼지 못했다. 구질이나 스피드를 떠나 오늘은 내가 투구할 때의 보폭이나 통증 여부를 중요하게 체크했다. 보폭이 시즌 때랑 비슷하게 나왔고 던질 때 통증을 느끼지 못했다. 그런 점에서 괜찮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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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도가 넘는 사막 날씨에 라이브피칭을 준비한 류현진. 그래도 표정이 밝다.(사진=이영미)>

류현진도 애리조나의 사막 열기에 혀를 내둘렀다. 내부에서 훈련하는 과정은 문제없지만 캐치볼이나 달리기, 불펜 피칭은 40~45도의 날씨 속에서 이뤄지고 있기 때문.

“날씨를 제외하고는 운동하는데 지장 받는 건 없다. 오늘은 딱 2이닝까진 참고 던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류현진의 복귀 시점이 다가오면서 현지 언론에서는 류현진의 입지와 관련된 다양한 추측 기사들을 쏟아내고 있다. 가장 많이 거론되는 내용이 넘쳐나는 선발진들로 인해 류현진의 자리가 불안하다는 지적이다. 이런 내용은 류현진도 익히 들어 알고 있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전혀 신경 쓰고 있지 않다는 게 그의 대답.

“정말 신경 쓰지 않고 있다. 내 몸이 괜찮아진 상태에서 제대로 던질 수 있다면 그런 얘기들은 귀담아 들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복귀 시점이 늦춰지면서 심적 부담이 컸던 류현진. 재활훈련을 위해 애리조나를 찾는 것도 쉽지 만은 않은 일이다. 그는 “재미없다”고 솔직한 심정을 내보이면서 “마운드에서 얻어맞더라도 경기장에 있는 게 훨씬 낫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부상 전만 해도 올시즌 3승무패, 평균자책점 2.12로 빼어난 성적을 올렸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선수로선 안타까움을 넘어 절망감에 사로잡힐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현실을 인정했다고 한다.

“이미 벌어진 일인데 어쩌겠나. 다치고 싶어서 다친 것도 아니고, 아프고 싶어서 아픈 것도 아니지 않나. 그냥 ‘사고’라고 생각했다.”

항간에서는 그가 어깨 부상에서 돌아온 후 또 다시 허벅지 부상으로 오랜 공백을 갖게 된 걸 두고 내구성에 의심의 눈초리를 두고 있다. 심지어 ‘유리몸’이라는 아픈 지적도 서슴지 않았다. 류현진은 이와 관련해선 ‘쿨’하게 받아들였다.

“내가 이런 지적에 대해 뭐라고 말할 수 없는 게 아팠기 때문에 아무 말도 못하는 것이다. 아프지 않았으면 이런 말도 안 나왔을 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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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을 마치면 자유계약선수(FA)가 되는 류현진. 중요한 시기를 앞두고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부분은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나는 어깨 다쳤을 때도 그렇고 어느 시기에 다친 건 중요하지 않다. FA를 앞두고 부상당했다고 해서 더 크게 상심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아프니까, 아파서 못 던지니까 그런 얘기를 듣는 것이다.”

류현진은 처음으로 경험해본 왼쪽 허벅지 안쪽 내전근 부상과 이후 재활 과정에 대해 비교적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팔이나 이런 부분은 이전에도 아파봤기 때문에 감이라는 게 있다. 안 좋아도 곧 괜찮아질 거라는 감 말이다. 허벅지는 아예 감이 없었다. 지금보다 보폭을 더 넓게 하면서 강하게 투구하고 싶지만 처음 경험하는 부위라 걱정이 앞선다. 즉 팔은 어느 정도 하면 답이 나오는데 이 부위는 팔과는 전혀 다른 느낌을 준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불펜피칭을 소화했다. 라이브피칭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질문을 건넸다. 언제쯤이면 허벅지 부상에 신경 쓰지 않고 자신있게 투구할 수 있을 것 같으냐고. 류현진은 “첫 번째 마이너리그 재활 등판을 마친 후에 별다른 이상이 없다면 그 다음부턴 시즌 때처럼 자신있게 투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대답했다.

류현진은 재활하는 동안 자신을 헌신적으로 뒷바라지해준 아내 배지현 씨한테도 고마움을 전했다. 혼자가 아닌 함께라는 사실이 큰 위로와 힘이 돼줬다는 내용이었다.

최근 MLB.com은 류현진이 마이너리그에서 4차례 재활 등판을 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류현진은 이와 관련해선 “두 차례의 라이브피칭을 포함한 횟수일 것”이라고 말했다. 즉 애리조나에서 두 차례의 라이브피칭을 마친 후 LA로 돌아가 두 차례의 마이너리그 재활 등판을 갖고 문제가 없다면 복귀전을 갖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다저스의 선발진이 포화 상태라 류현진이 불펜으로 내려갈 수도 있다는 소문에 대해 다저스의 한 관계자는 “지금 류현진의 스케줄은 불펜 선수가 아닌 선발 투수의 재활 복귀 스케줄”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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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의 라이브피칭을 지켜보는 다저스 선수들과 스태프들.(사진=이영미)>
 
<미국 애리조나=이영미 기자>

기사제공 이영미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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