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K 슛 막은 GK, 어설픈 파넨카…맨유·밀란 ‘예능 승부차기’

[골닷컴] 윤진만 기자= 방송 캐스터와 해설위원의 말마따나 쫄깃쫄깃했다.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AC밀란이 26일 2018 인터내셔널 챔피언스컵(ICC)에서 승부차기 명승부를 펼쳤다. 골키퍼가 골키퍼의 슛을 막고, 공이 골대를 강타했다. 파넨카킥은 엉뚱한 곳으로 날아갔다. 선수들과 팬들 모두 한 편의 예능프로그램을 시청하듯, 양 팀의 승부차기를 지켜봤다. 배꼽을 잡고 웃는 팬도 보였다. 총 26번의 슛을 주고받은 예능 승부차기의 최종 승자는 맨유다. 

# 1~90분: 에피타이저
정규시간 내에도 많은 일이 일어났다. 칠레의 월드컵 탈락으로 충분히 휴식을 취한 맨유의 알렉시스 산체스가 날카로운 움직임을 보였다. 12분 만에 선제골까지 넣었다. 밀란의 에이스 수소가 3분 뒤 따라잡는 골을 터뜨렸다. 후반 밀란 파비오 보리니의 슈팅이 골대를 강타하고 나오면서 정규시간은 1-1로 끝났다. ‘메인이벤트’인 승부차기로 돌입할 시간이다.

# 승부차기: 메인디시

1. 맨유 안드레아스 페레이라 (O)
1. 밀란 하칸 찰하노글루 (O)

→ 출발이 좋다.

2. 맨유 안데르 에레라 (O)
2. 밀란 파비오 보리니 (X) 

→ 경기 막바지 골대를 강타한 보리니가 심적 부담 때문인지 페널티를 놓쳤다. 승부의 균형추는 급격하게 맨유 쪽으로 기우는 것처럼 보였다.

3. 맨유 알렉시스 산체스 (O)
3. 밀란 프랑크 케시에 (O)

4. 맨유 스콧 맥토미나이 (X)
4. 밀란 수소 (X)

→ 양 팀의 4번째 키커가 각각 실축했다. 스코어 맨유 3-2. 여전히 맨유가 유리하다. 그런데 맨유 골키퍼 조엘 페레이라가 키커로 등장하면서 상황은 급반전된다.

5. 맨유 조엘 페레이라 (X)
5. 밀란 페페 레이나 (O) 

→ 페레이라의 슛을 선방한 밀란 골키퍼 페페 레이나는 작정했다는 듯 곧바로 키커로 나서 가볍게 득점에 성공했다. 까마득한 후배 골키퍼 앞에서 제대로 실력 발휘를 했다. 3-3 경기 원점.

6. 맨유 에릭 바이 (X)
6. 밀란 알레시오 로마뇰리 (X) 

→ 기세를 탄 레이나의 선방쇼가 이어졌다. 밀란 키커의 도움이 필요한 시점에서 알레시오 로마뇰리가 찬 공이 둔탁한 소리를 내며 튕겨져 나왔다. 여전히 3-3.

7. 맨유 크리스 스몰링 (O)
7. 밀란 다비데 칼라브리아 (O)

8. 맨유 악셀 튀앙제브 (O)
8. 밀란 니콜라 칼리니치 (O)

9. 맨유 티모시 포수-멘사 (O)
9. 밀란 마테오 무사키오 (O)

→ 페널티 공방전이 영 지루한지 주제 무리뉴 맨유 감독과 젠나로 가투소 밀란 감독이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 찰하노글루는 코미디 프로그램을 시청하듯 깔깔 웃었다. 반면 산체스는 팔짱을 낀 채 골문을 노려봤다. 꼭 빨리 끝내라고 말하는 것과 같은 표정이다.

10. 맨유 에단 해밀턴 (X)
10. 밀란 조세 마우리 (X)

11. 맨유 마테오 다르미안 (O)
11. 밀란 루카 안토넬리 (O)

→ 양 팀은 넣을 때 같이 넣고, 실축할 때 같이 실축했다. 스코어는 6-6. 한 바퀴가 돌았다. 1번 키커가 다시 공을 들었다.

12. 맨유 안드레아스 페레이라 (O)
12. 밀란 하칸 찰하노글루 (O)

13. 맨유 안데르 에레라 (O)
13. 밀란 프랑크 케시에 (X)

→ 26번째 키커인 케시에 차례에서 승부가 갈렸다. 1라운드(?)에서 득점한 케시에가 시도한 파넨카킥이 골대 위를 벗어났다. 맨유가 승부차기 스코어 9대 8로 승리했다. 양 팀은 본 시즌을 앞두고 승부차기 연습을 확실히 했다.

사진=게티이미지/맨유 인스타그램/AC밀란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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