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브론 제임스 이적 후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던 클리블랜드는 지난 25일(이하 한국 시간 기준) *¹올스타 포워드 케빈 러브와 4년 1억 2,000만 달러 연장계약을 체결했다. 꽤나 흥미로운 소식. 클리블랜드의 포스트 르브론 시대 간판스타로 인정받았을 뿐만 아니라 연평균 3,000만 달러 계약에 힘입어 본인의 시장 가치가 아직 건재함을 증명해냈다. 반면 (구)올스타 센터 드와이트 하워드는 워싱턴의 2년 1,100만 달러(마지막 시즌 플레이어 옵션), 브룩 로페즈 역시 밀워키가 내민 1년 340만 달러 계약서에 도장을 찍어야 했다. 세 선수의 시장 가치가 차이 났던 이유가 뭘까? *²나이도 고려해야겠지만 팀 차원의 범용성, 슛 거리, 기동력 등 플레이 스타일에서 결정적인 격차가 발생했다는 평가다. 현대 농구가 사랑하는 유형의 빅맨을 몇몇 사례를 통해 간략하게 살펴보기로 하자.
*¹ 케빈 러브 2015년 7월 5년 1억 1,300만 달러(2015~20시즌) 장기계약 -> 2018년 7월 연장계약 -> 2018-19시즌 기존계약 유지+2019-20시즌 기존계약 삭제+2019~23시즌 1억 2,000만 달러 수령
*² 드와이트 하워드 1985년 12월생, 브룩 로페즈 1988년 4월생, 케빈 러브 1988년 9월생
현대 농구가 사랑하는 빅맨 유형
리그는 2010년대 중반에 접어들어 그 어느 때보다 공간창출을 중요시하고 있다. 압박을 강조하는 수비 전술 발전에 발맞춰 *¹공격 전술 역시 탈압박이 가장 중요한 개념이 된 것이다. *²아웃 넘버 상황 연출로 자연스럽게 공간창출이 이루어지는 트랜지션 플레이, 상대 수비 포메이션을 무너뜨리는 유기적인 패스 게임, 수비망이 집중되는 페인트존에서 탈출해 3점 라인 근방을 공략하는 긴 슛 거리가 현대 농구 공격 전술 핵심이 된 것은 당연한 이치다.
빅맨들이 요구받는 가치도 마찬가지다. 보드장악력과 페인트존 득점, 제한적인 스크린플레이&킥아웃 패스만 소화하면 만사형통이었던 과거와 달리, 최근 들어서는 좀 더 복잡한 역할을 강요받고 있다. 올해 여름 계약서에 사인한 주요 빅맨들을 둘러보자. 덴버와 맥시멈 재계약을 체결한 니콜라 요키치는 현대 농구가 사랑하는 만능 빅맨. 긴 슛 거리와 패스 게임 소화 능력에 더해 트랜지션 플레이 가담능력까지 자랑한다. 빠른 기동과 3점 라인 공략이 중심인 덴버의 공격 전술은 요키치 없이 제대로 성립되기 어렵다. 3점슛과 전술 소화 능력, 평균 이상 시야를 골고루 갖춘 얼산 일야소바(MIL, 3년 2,100만 달러), 네만야 비엘리차(SAC, 3년 2,050만 달러) 역시 만족스러운 FA계약 체결에 성공했다. *³반면 슛 거리가 짧고, 범용성이 부족한 드와이트 하워드(WAS, 2년 1,100만 달러), 알렉스 렌(ATL, 850만 달러), 줄리어스 랜들(NOP, 2년 1,800만 달러) 등은 시장에 불어닥친 한파를 피하지 못했다.
빅맨 수비력에 대한 환상이 어느 정도 걷힌 부문도 눈에 띈다. 2016년 FA시장 버블(bubble) 당시 장기계약을 체결했던 이안 마인히(4년 6,400만 달러), 비스맥 비욤보(4년 7,200만 달러)가 고비용 저효율 선수로 전락한 상황. 두 선수 공통분모는 수비 코트에서의 리바운드와 블록슛 제외 범용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⁴공격 코트 생산력이 부족한 빅맨이 좋은 대접을 받기 힘들어졌다는 의미다. 스몰라인업 운영이 대세가 되면서 센터 포지션 슛 블록커 입지가 좁아진 부문도 염두에 둬야 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현대 농구 빅맨은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한 역할을 강요받고 있다.
*¹ 개인 전술로 탈압박을 구현하는 선수들은 슈퍼스타가 된다.(르브론 제임스, 제임스 하든, 케빈 듀란트, 스테픈 커리 등)
*² 바스켓볼 레퍼런스 기준 2008-09시즌 리그 평균 경기 페이스 91.7 -> 2017-18시즌 97.3. 48분 환산 공격 기회가 10년 전과 비교해 무려 6회 가까이 증가했다.
*³ 미네소타 올스타 센터 칼-앤써니 타운스(차기 시즌 리그 4년차), 휴스턴 빅맨 클린트 카펠라(RFA)는 아직 계약을 체결하지 못했다. 타운스의 경우 미네소타와 연장계약을 체결하지 않으면 내년 여름 RFA가 된다.
*⁴ 단순한 개인 득점력만으로 빅맨 공격력을 평가하던 시대는 지나갔다. 동료를 위한 복잡한 스크린플레이 소화, 긴 슛 거리로 상대 수비를 페인트존 밖으로 유인하는 전술적 가치, 트랜지션 플레이 가담, 탑 또는 엘보우 지역에서 이루어지는 패스 게임 허브(HUB) 역할(ex. 핸즈 오프 플레이) 등 개인 득점을 제외하더라도 팀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올해 여름 새로운 계약을 체결한 주요 빅맨
니콜라 요키치(2018~22시즌) : 5년 1억 4,770만 달러
케빈 러브(2019~23시즌) : 4년 1억 2,000만 달러(연장계약)
유서프 너키치(2018~22시즌) : 4년 4,800만 달러(마지막 시즌 400만 달러 보장)
얼산 일야소바(2018~21시즌) : 3년 2,100만 달러(마지막 시즌 비보장)
네만야 비엘리차(2018~21시즌) : 3년 2,050만 달러(마지막 시즌 비보장)
데릭 페이버스(2018~20시즌) : 2년 3,760만 달러(마지막 시즌 비보장)
줄리어스 랜들(2018~20시즌) : 2년 1,800만 달러(마지막 시즌 PO)
드와이트 하워드(2018~20시즌) : 2년 1,100만 달러(마지막 시즌 PO)
알렉스 렌(2018~20시즌) : 2년 850만 달러
디안드레 조던(2018-19시즌) : 1년 2,289만 달러
드마커스 커즌스(2018-19시즌) : 1년 530만 달러
덕 노비츠키(2018-19시즌) : 1년 500만 달러
카일 오'퀸(2018-19시즌) : 1년 450만 달러
브룩 로페즈(2018-19시즌) : 1년 340만 달러
*데릭 페이버스, 드마커스 커즌스의 시장 가치는 부상 전력으로 인해 하향조정되었다. 디안드레 조던은 단년 계약 후 내년 여름 다시 FA 장기계약을 노리겠다는 복안이다. 덕 노비츠키의 경우 사실상 종신 계약이다.
포스트업 플레이의 가치
엘리트 빅맨의 기본소양은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포스트업 플레이 완성도였다. 페인트존에서 직접 림 공략에 나서거나 상대 도움 수비 유발 후 동료에게 킥아웃 패스를 전달하는 일련의 과정이다. 단, 해당 플레이 생산력은 업-템포 운영과 압박 수비가 강조되는 현대 농구에서 눈에 띄게 떨어졌다. 무엇보다 준비과정에 너무 많은 시간과 공간이 소모된다. 압박에 나선 상대 수비 입장에서 탐스러운 먹잇감. *¹빠른 판단능력과 시야가 부족할 경우 팀 차원의 패스 게임 흐름에도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²올드스쿨 유형으로 분류되는 알 제퍼슨, 자릴 오카포 등이 리그에서 사라진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포스트업 플레이는 2016-17시즌 당시 리그 전체를 통틀어 총 18,077회 시도되었다. 2017-18시즌의 경우 16,886회. *¹팀 경기당 평균으로 따지면 직전 시즌 대비 약 0.4회 감소한 수치다. 리그 대세를 고려하면 당분간 계속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플레이 소화 빈도가 가장 높았던 빅맨 12명을 살펴보자. 라마커스 알드리지가 가장 많이 시도한 가운데 조엘 엠비드, 드와이트 하워드, 마크 가솔, 앤써니 데이비스, 칼-앤써니 타운스, 니콜라 요키치, 잭 랜돌프, 유서프 너키치, 크리스탑스 포르징기스, 줄리어스 랜들, 알 호포드가 이름을 올렸다. 좋은 효율을 자랑했던 선수는 알드리지(득점기대치/이하 PPP 0.99점), 데이비스(0.97점), 타운스(1.02점), 포르징기스(0.96점), 나빴던 선수는 *⁴하워드(0.83점), 동생 가솔(0.79점), 너키치(0.77점) 등이다. 엠비드의 경우 득점 기대치 자체는 준수했지만 너무 많은 실책을 범한 탓에 평가절하된 케이스다. 물론 단순하게 포스트업 플레이 득점력만으로 빅맨 가치를 판단할 수는 없다. 아래 연결될 문단에서 해당 12명의 가치가 어떤 이유로 갈렸는지 자세하게 분석해보기로 하자.
*¹ 장기계약을 체결한 조아킴 노아(CHI 버전), 마크 가솔, 니콜라 요키치 등은 빠른 판단능력과 넓은 시야가 장점인 빅맨이다.
*² 1985년생 33세 노장 알 제퍼슨은 올해 여름 인디애나에서 방출된 후 중국 CBA 리그 팀과 계약을 맺었다. 1995년생 22세 자릴 오카포는 아직 NBA 팀과 계약을 체결하지 못했다. 두 선수 공통점은 느린 기동력, 부족한 수비 코트 생산력, 좁은 시야, 3점슛을 장착하지 못한 짧은 슛 거리다.
*³ 2017-18시즌 경기당 평균 포스트업 플레이 시도 1위 SAS 12.4회, 2위 PHI 10.8회, 3위 CHA 10.1회, 28위 HOU 2.6회, 29위 UTA 2.1회, 30위 ATL 1.3회
*⁴ 드와이트 하워드는 샬럿 이적 후 본인 중심 공격을 좀 더 많이 가져갔다. 문제는 팀 차원의 시너지가 발생하지 않았었다는 점이다. 그는 시즌 종료 후 브루클린으로 트레이드되었다.(BKN 방출 -> WAS 합류)
2018-19시즌 포스트업 플레이 시도 TOP 12 빅맨
알드리지 : 시도 704회 FG 46.9% PPP 0.99점 SCF% 49.3% TOF% 6.0%
엠비드 : 시도 593회 FG 50.0% PPP 0.97점 SCF% 49.9% TOF% 15.9%
하워드 : 시도 499회 FG 47.1% PPP 0.83점 SCF% 44.3% TOF% 17.6%
M 가솔 : 시도 378회 FG 38.6% PPP 0.79점 SCF% 40.2% TOF% 16.1%
AD : 시도 350회 FG 47.6% PPP 0.97점 SCF% 48.6% TOF% 10.0%
타운스 : 시도 338회 FG 51.9% PPP 1.02점 SCF% 50.0% TOF% 10.9%
요키치 : 시도 329회 FG 44.1% PPP 0.93점 SCF% 47.1% TOF% 12.5%
랜돌프 : 시도 293회 FG 45.9% PPP 0.86점 SCF% 43.0% TOF% 13.3%
너키치 : 시도 278회 FG 42.0% PPP 0.77점 SCF% 40.3% TOF% 15.5%
KP : 시도 273회 FG 43.4% PPP 0.96점 SCF% 48.7% TOF% 7.3%
랜들 : 시도 272회 FG 46.0% PPP 0.89점 SCF% 45.6% TOF% 15.8%
호포드 : 시도 249회 FG 44.1% PPP 0.82점 SCF% 42.6% TOF% 11.2%
*PPP : Points Per Possession. 아이솔레이션 플레이 기반 득점기대치
*SCF% : Score Frequency. 아이솔레이션 플레이 기반 득점 발생 점유율
*TOF% : Turnover Frequency. 아이솔레이션 플레이 기반 실책 발생 점유율
페인트존을 벗어난 빅맨 플레이 효율성
현대 농구에서 다채로운 스크린플레이의 중요성은 두 번 세 번 강조하더라도 부족할 정도다. 포인트가드 풍년 시대에 호응한 픽&롤 플레이, 챔피언 골든스테이트로 대표되는 오프 스크린플레이, 간결한 드리블 핸즈 오프 플레이(DHO) 모두 양질의 스크린과 함께해야 성립된다. 상대적으로 프레임이 넓은 빅맨들이 스크린플레이 핵심역할을 소화 중임은 물론이다. 2017-18시즌 볼 핸들러와의 호흡이 강조되는 픽&롤 롤맨 플레이 효율성을 둘러보면 알드리지, 데이비스, 타운스, 랜들, 호포드 등이 훌륭한 성과를 거뒀다. *¹특히 데이비스는 스크린 어시스트 역시 경기당 평균 3.9개나 적립하는 등 볼 핸들러 동료와 이상적인 궁합을 선보였다. 공격 코트 토탈 패키지 요키치도 4.3개 적립으로 제 몫을 해냈다. *²알다시피 데이비스와 요치키는 리그 30개 팀 구단 프런트 모두 탐내는 빅맨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불성실한 스크린 제공으로 악명 높은 하워드의 픽&롤 롤맨 플레이 생산력이 나쁘지 않았었다는 점이다. 경기당 평균 스크린 어시스트도 4.2개나 기록했다! 수치상으로만 놓고 보면 하이포스트에서 나름 이름값을 해낸 셈이다. 단, 하워드의 하이포스트 스크린플레이는 제한적인 상황에서만 이루어졌다. 경기당 평균 2.1회 시도에 그쳤으며 실책 발생 점유율(TOF%)의 경우 무려 12.2%에 달했다. 이는 경기당 평균 2.0회 시도한 리그 40명 빅맨 중 꼴찌에 해당한다.(1위 덕 노비츠키 1.9%) 쉽게 말해 (주로 켐바 워커가 진상한) 순간적인 픽&슬립에 이은 슬램덩크 정도를 제외하면 하이포스트 존재감이 없었다. *³ 손재주가 요구되는 드리블 핸즈 오프 플레이를 수행하기도 힘들다. 타이밍은 둘째치고, 드리블 안정성에 심각한 문제를 노출했었기 때문이다. 빅맨의 하이포스트 플레이는 본인 득점보다 동료들의 공격 활로를 개척해주는 파생 옵션 창출이 더욱 중요하다. 전성기 시절 가솔 형제와 조아킴 노아, 근래 요키치와 호포드 등의 움직임을 떠올려보면 이해가 쉽다.
*¹ 루디 고베어 2017-18시즌 경기당 평균 스크린 어시스트 6.2개 1위, 2위 스티븐 아담스 4.9개, 3위 안드레 드러먼드 4.7개, 4위 마신 고탓 4.5개, 5위 니콜라 요키치 4.3개
*² 앤써니 데이비스는 S급 수비 코트 생산력까지 갖춘 시장 가치 no.1 빅맨이다.
*³ 안드레 드러먼드를 보유한 디트로이트(11.8개), 켈리 올리닉과 제임스 존슨의 마이애미(11.4개), 조엘 엠비드의 필라델피아(7.8개), 니콜라 요키치의 덴버(7.7개)는 2017-18시즌 가장 많은 핸즈 오프 플레이를 시도한 팀이다. 드와이트 하워드가 소속된 샬럿의 경우 경기당 평균 3.9개 리그 전체 24위에 그쳤다. 가드 또는 포워드 포지션에 압도적인 아이솔레이션 플레이 기반 볼 핸들러를 보유한 오클라호마시티&휴스턴&클리블랜드, 온 볼 스크린 의존도 자체가 떨어지는 골든스테이트 등도 핸즈 오프 플레이를 자주 시도하지 않았다.
2018-19시즌 포스트업 플레이 시도 TOP 12 빅맨 픽&롤 롤맨 플레이 생산력
알드리지(점유율 16.6%) : 3.6회 시도 eFG% 52.0% PPP 1.08점 SCAST 3.2개
엠비드(점유율 8.4%) : 2.0회 시도 eFG% 51.5% PPP 0.99점 SCAST 3.0개
하워드(점유율 12.5%) : 2.1회 시도 eFG% 58.4% PPP 1.04점 SCAST 4.2개
M 가솔(점유율 27.5%) : 5.1회 시도 eFG% 53.0% PPP 1.02점 SCAST 3.4개
AD(점유율 14.2%) : 3.5회 시도 eFG% 57.7% PPP 1.18점 SCAST 3.9개
타운스(점유율 20.9%) : 3.8회 시도 eFG% 56.7% PPP 1.16점 SCAST 2.6개
요키치(점유율 27.5%) : 3.5회 시도 eFG% 54.8% PPP 1.05점 SCAST 4.3개
랜돌프(점유율 15.1%) : 2.3회 시도 eFG% 46.8% PPP 0.90점 SCAST 1.5개
너키치(점유율 27.6%) : 4.4회 시도 eFG% 54.3% PPP 1.02점 SCAST 3.7개
KP(점유율 16.9%) : 3.8회 시도 eFG% 52.1% PPP 1.01점 SCAST 2.3개
랜들(점유율 11.9%) : 1.9회 시도 eFG% 63.1% PPP 1.16점 SCAST 2.0개
호포드(점유율 20.5%) : 2.7회 시도 eFG% 63.0% PPP 1.20점 SCAST 2.7개
*eFG% : 3점슛에 보정을 가한 슈팅효율성 수치
*SCAST : 스크린 어시스트. 해당 선수의 스크린을 제공받은 동료가 슛을 성공시켰을 경우 집계된다.
빅맨이 3점슛 시대에서 살아나는 방법
2000년대 끝자락이었던 2009-10시즌 개별 팀의 경기당 평균 3점슛 시도는 18.1개였다. 2017-18시즌에는? 무려 29.0개까지 상승했다. 비교적 상대 수비 저항을 덜 받으면서 가장 득점 기대치가 높은 지역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는 모양새. 통계분석이 일반화된 현대 농구를 대표하는 흐름이기도 하다. 빅맨들 역시 대세에 동참 중이다. "댈러스의 별" 덕 노비츠키가 정의한 "스트레치 4" 개념은 4번 포지션을 넘어, 5번 포지션 선수들에게까지 일반화된 상태다. 빅맨들의 긴 슛 거리 중요성은 볼 핸들러 중심 농구에서 더욱 극대화된다. 돌파 선택지에서 동료 빅맨이 상대 림 프로텍터를 페인트존 밖으로 유도해주면 림 집적 공략이 한결 수월해진다. 또한 볼 핸들러가 드리블 전진 후 킥아웃 패스를 선택할 때 빅맨 포함 다수의 동료가 중장거리 오픈 스팟에 위치해준다고 가정해보자. 2~3번째 파생 옵션 창출이 가능하다. 이는 2009-10시즌 림 기준 평균 슛 거리 12.2피트, 2017-18시즌 13.2피트 수치 변화로 확인할 수 있다.
사실 슛 거리는 근래 빅맨들의 몸값을 결정지은 핵심 가치다. *¹포지션 대비 한 차원 높은 수비 코트 존재감을 갖추지 못한 빅맨들의 경우 더욱 그러하다. 2017-18시즌 포스트업 플레이 시도 TOP 12 빅맨 중 알드리지, 엠비드, *²데이비스, 포르징기스, 호포드 등은 공수겸장 케이스. 3점슛 시도가 가능한 긴 슛 거리 역시 플러스요인이다. 반면 림 기준 평균 슛 거리 6피트 미만에 그친 하워드, *³너키치, *⁴랜들은 올해 여름 FA시장에서 찬밥 대접을 받았다. 여러 차례 언급했듯이 센터 포지션의 짧은 슛 거리는 복잡해진 현대 농구 공격 전술 운영에 있어 큰 걸림돌이 되어 버렸다. 매일 밤 더블-더블이 가능한 빅맨조차 과거와 같은 가치를 인정받기 힘들어진 것이다. 패스 게임+넓은 시야, 업-템포 운영에 보조를 맞춘 빠른 기동력, 긴 슛 거리, 양질의 스크린 제공능력, 평균 이상 수비 코트 존재감, 리바운드 집중력 등 리그가 요구하는 범용성을 3개 이상 갖추지 못한 빅맨들의 처지가 초라하다. 흐름이 다시 과거로 돌아가지 않는 이상, 대세를 쫓아가는 수밖에 없다.
*¹ 2017-18시즌 "올해의 수비수" 루디 고베어, 압도적인 블록슛 능력과 빠른 기동력, 넓은 수비 범위를 골고루 갖춘 클린트 카펠라 등은 다소 부족한 공격 코트 범용성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
*² 앤써니 데이비스는 공수겸장 이미지에 더해 마지막 부가 옵션인 기동력까지 갖췄다. 그가 시장 가치 no.1 빅맨으로 칭송받는 이유다.
*³ 포틀랜드는 2017-18시즌 내내 유서프 너키치 중심 수비 전술을 진행했다. 실제 수비 코트 성과도 훌륭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년차가 비보장인 4년 4,800만 달러 RFA계약 체결에 그쳤다. 만약 포틀랜드 소속이 아니었다면 더욱 축소된 계약서와 조우했을 가능성이 높다.
*⁴ 줄리어스 랜들은 부정확한 중거리 점프슛 옵션을 버린 후 오히려 가치가 개선된 케이스다. 단, 점프슛 옵션 포기는 본인 한계점을 스스로 정해버린 것이나 다름없다.
2018-19시즌 포스트업 플레이 시도 TOP 12 빅맨 나머지 주요 지표
알드리지(33세) : DIST. 9.8피트 3PA 1.2개 2.0어시스트/1.5실책 트랜지션 플레이 0.7회
엠비드(24세) : DIST. 11.1피트 3PA 3.4개 3.2어시스트/3.7실책 트랜지션 플레이 1.7회
하워드(32세) : DIST. 4.7피트 3PA 0.1개 1.3어시스트/2.6실책 트랜지션 플레이 0.8회
M 가솔(33세) : DIST. 10.1피트 3PA 4.4개 4.2어시스트/2.7실책 트랜지션 플레이 1.1회
AD(25세) : DIST. 9.2피트 3PA 2.2개 2.3어시스트/2.2실책 트랜지션 플레이 3.4회
타운스(22세) : DIST. 10.3피트 3PA 3.5개 2.4어시스트/1.9실책 트랜지션 플레이 1.2회
요키치(23세) : DIST. 11.9피트 3PA 3.7개 6.1어시스트/2.8실책 트랜지션 플레이 1.2회
랜돌프(37세) : DIST. 11.4피트 3PA 2.5개 2.2어시스트/2.0실책 트랜지션 플레이 0.7회
너키치(23세) : DIST. 5.9피트 3PA 0.2개 1.8어시스트/2.3실책 트랜지션 플레이 0.7회
KP(22세) : DIST. 14.4피트 3PA 4.8개 1.2어시스트/1.9실책 트랜지션 플레이 1.7회
랜들(23세) : DIST. 4.9피트 3PA 0.5개 2.6어시스트/2.6실책 트랜지션 플레이 3.1회
호포드(32세) : DIST. 12.8피트 3PA 3.1개 4.7어시스트/1.8실책 트랜지션 플레이 1.0회
*DIST. : 림 기준 평균 슛 시도 거리
사진 제공 : gettyimages Korea, NBA.com
기록 참조 : NBA.com, basketball-reference, ESPN.com, Elias Sports Bureau, spotrac.com, pro sports transacti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