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김지용 기자] "지금도 이승준 선수가 건넨 ‘국가대표잖아’라는 말은 잊지 못한다."
2018년 한국 3x3는 꽤 많은 변화의 길을 걸었다. 코리아투어를 통해 국가대표의 길이 한층 가까워졌고, 프리미어리그의 출범으로 프로무대에서 빛을 보지 못한 선수들이 3x3를 통해 '세컨드 찬스'를 잡고 있다. 동네 농구 수준이었던 한국 3x3는 요 몇 년 새 급격하게 발전했고, 인프라 구축에도 힘을 쏟고 있다.
대한민국농구협회는 협회 앞에 위치한 기존의 농구코트를 3x3 전용 코트로 탈바꿈 시키고 있고, 프리미어리그는 고양시 스타필드에 코트M을 일찌감치 마련한 바 있다.
꾸준한 관심과 변화를 통해 3x3의 흐름이 바뀌고 있는 가운데 한국 3x3 1세대나 다름없는 이승준까지 얼마 전 한국으로 돌아왔다. 지난해 FIBA 3x3 월드컵 출전 이후 개인 사정으로 한국을 떠났던 이승준은 CLA 박기득 구단주와 최고봉, 가수 하하 등의 끈질긴 복귀 요청에 다시 한 번 한국으로의 복귀를 선택했다.
한국으로 복귀한 이승준은 지난 5월 CLA에 둥지를 틀었다. 월드컵 멤버였던 최고봉을 비롯해 김동우, 김지웅 등과 한솥밥을 먹게 된 이승준은 경기 참여가 아닌 관전을 위해 경기장을 찾았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한 인기를 과시했다.
이런 이승준의 한국 복귀에 사활을 걸었던 박기득 CLA 구단주는 이승준 설득을 위해 미국 시애틀까지 향했다.
"CLA 3x3 팀을 창단하고 보니 한국 3x3가 더 발전하기 위해선 스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누가 뭐래도 지금까지 최고의 3x3 스타는 이승준이었다. 그래서 이 선수는 무조건 잡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최고봉, 하하 등 주변 지인 분들과 합심해 미국 시애틀로 향했고, 그곳에서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눈 끝에 어렵사리 이승준 선수를 영입할 수 있었다."
간단히 이야기 했지만 박기득 구단주의 러브콜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미국에서도 심사숙고한 끝에 이승준 선수와 이야기를 나눴다는 박 구단주는 "고려할 부분들이 많았다. 이승준 선수가 갖고 있던 생각과 기존의 생활 등 여러 부분을 고려해야 했다. 특히, 이미 한 차례 3x3에 도전했던 이승준 선수였기에 더 조심스러웠다. 그래서 최고봉, 하하 등 평소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있던 지인들과 머리를 맞댄 끝에 어렵사리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복귀 의사 타진까지 홀로 골머리를 앓았다는 박 구단주. 하지만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평소 흠모하던 이승준 선수에게 한 번 더 빠지게 됐다고.
미국에서 대화를 나눴던 시기에 대해 이야기하던 박 구단주는 "막상 대화를 시작하자 잘 풀렸다. 개인적으로는 여러 가지 옵션들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승준 선수에게는 그런 것이 필요 없었다. 의례적으로 포장해서 하는 말이 아니라 이승준 선수는 정말로 농구를 사랑한다는 것이 느껴졌다. 그러다 보니 본인이 왜 한국으로 돌아와야 하고. 우리 팀에 왜 필요한 지 진심으로 이야기 하자 쉽게 복귀를 허락했다"라고 말하며 "이승준 선수가 국가대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들을 기회가 있었다. 미국 국적까지 포기하면서 한국 국가대표가 된 이유에 대해 묻자 '국가대표잖아'라고 한 마디로 대답했다. 그 말에 정말 큰 감동을 받았다. 정말 멋졌다. 이 사람은 진심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엄마의 나라고, 나는 한국인이잖아'라고 하는데 큰 감동을 받았고, 이승준 선수를 인간적으로 존경하는 계기가 됐다"라고 밝혔다.
지난 5월 이승준을 영입하기로 확정한 후 미디어들은 예상대로 CLA와 이승준에 대해 큰 관심을 가졌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졌다. 복귀 경기에서 펄펄 날아다니던 이승준이 부상을 당한 것. 예전 못지않은 기량을 선보였던 이승준은 발목 부상과 함께 손가락 부상까지 당해 현재까지 재활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2개월여 재활에 매진한 이승준은 오는 21일과 22일 펼쳐지는 프리미어리그 6, 7라운드 복귀를 준비하고 있는 중이다. 몸 상태는 많이 좋아졌지만 슛을 쏘는 오른손 검지손가락에 통증이 남아있어 복귀 여부는 목요일쯤 결정할 생각이라고 한다.
이승준 영입으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은 박기득 CLA 구단주는 올해 37세로 젊은 구단주이다. 동아중 농구부가 창단되던 해 주장으로 활동했던 이력이 있는 그는 "농구선수로서의 생명력은 짧았지만 여전히 농구를 좋아한다. 한국 3x3가 새롭게 농구계에 활력이 되고 있는 만큼 미약하나마 계속해서 힘을 보태고 싶다. 부산에 농구장도 새로 건립할 생각이고, 내년쯤에는 월드투어나 챌린저 등 해외대회에도 우리 팀 선수들을 출전시키고 싶은 계획이 있다. 회사가 워낙 일이 많아 직원들이 좋아하진 않지만 3x3의 미래를 확인한 만큼 직원들의 반대를 칭찬으로 바꿀 수 있을 때까지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싶다"라며 장기적으로 3x3와 농구를 위해 계속해서 힘 쏟을 것을 밝혔다.
현재도 일본, 중국 등에서 리그 참가 권유가 있다고 밝힌 박 구단주는 "2년 전쯤 일본에서 3x3를 처음 접했다. 그 때의 충격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이런 시장이 있는 것을 전혀 모르다 일본에서 처음 접했는데 새롭게 눈이 떠지는 계기가 됐다. CLA가 올해 창단됐지만 앞으로 스쿼드를 늘려서 국내에서 열리는 3x3 대회 뿐 만 아니라 해외에도 진출해 더 발전시킬 생각이다. 올해는 첫 시즌이니 만큼 큰 탈 없이 잘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이고. 내년 시즌에는 적극적으로 선수를 영입해 3x3에 특화된 선수들을 더 발굴, 발전시키도록 하겠다"라고 설명했다.
#사진 설명_박기득 구단주(검은색 티셔츠)와 CLA 선수들
#사진_CLA 제공
2018-07-18 김지용([email protected])
기사제공 점프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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