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조이뉴스24 김동현 기자] "월드컵이라는 큰 대회의 수준에 맞는 감독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김판곤 대한축구협회(KFA) 국가대표 감독 선임위원장이 내건 조건은 간단하지만 제법 까다롭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감독 후보군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KFA는 5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1차 국가대표 감독 선임위원회 회의를 열어 차기 한국 국가대표 감독 선임에 대해 논의하고 후보군을 추렸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월드컵이라는 큰 대회의 수준에 맞는 감독이었으면 좋겠다. 9회 연속 월드컵 진출국의 격에 맞는 감독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있다"고 가이드라인을 정했다. 그러면서 "월드컵 예선 통과 경험이나 대륙 컵 대회 우승 정도의 경험, 세계적인 수준인 리그에서의 우승 경험이 있는 감독을 영입하려고 한다. 우리가 제시한 축구 철학에 부합하는 감독이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간단히 말하면 세계 무대에서 성과를 올린 감독을 찾고 싶다는 이야기다.
이날 후보군은 발표되지 않았다. 어느 누가 들어있는지 알 수 없지만 당장 오늘부터도 이들과의 접촉이 시작된다. 김 위원장이 직접 밝힌 기준을 토대로 조이뉴스24가 감독 후보군을 추려봤다. 축구협회의 포트폴리오와는 별개로 뽑아본 명단이다.
◆에르베 르나르 (50·프랑스·현 모로코 감독)
프랑스 출신의 르나르 감독은 국제 무대에서 최고의 명장으로 꼽히는 감독은 아니다. 하지만 아프리카 무대를 중심으로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많이 썼다.
지난 2012년 가봉서 열린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서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잠비아 국가대표를 이끌고 첫 우승 트로피를 안긴 것이 시작이었다. 가나, 코트디부아르 등 국제 무대에서 괄목할 성적을 남긴 팀들을 연거푸 꺾으면서 파란을 일으켰다. 2014년엔 코트디부아르로 적을 옮겨 2015년 다시 한번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서 우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후 프랑스 리그1 LOSC 릴의 지휘봉을 잡았지만 불명예 퇴진했고 직후 모로코의 지휘봉을 잡아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무대에 직행시켰다. 이번 월드컵서 1무 2패를 당하며 가장 먼저 짐을 쌌지만 스페인과 포르투갈을 상대로도 주눅들지 않는 플레이를 펼쳤다. 비디오 판독(VAR)의 희생양이 되었다는 의견도 있다. 탄탄한 수비와 저돌적인 카운터 어택은 전술적으로 잘 만들어져있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한국과도 인연이 있다. 잠비아 대표팀 시절에는 한국을 4-2로 격파했고 지난해 10월엔 모로코 대표팀을 이끌고 신태용호를 3-1로 무너뜨렸다. 대륙간컵에서의 실적(2회 우승)과 월드컵 예선 통과 경험을 모두 갖췄다는 점에서 훌륭한 선택이 될 수 있다. 단 아프리카 지역 외에 역량을 발휘해본 점이 없다는 것은 불안요소다. 불안정한 아프리카 지역의 특성상 2년 이상 대표팀을 맡아본 적이 없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알레한드로 사베야 (64·아르헨티나·무적)
한국에서는 '졸도하는 사진'으로 유명하다. 현역 시절에는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지만 남미 국가를 중심으로 지휘봉을 잡았다.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에서 수석코치를 맡았고, 파르마(이탈리아) 코린치안스(브라질) 등 굵직굵직한 클럽에서도 수석코치 경험이 있다. 이후 본인이 현역 시절 뛰었던 에스투디안테스 감독을 맡아 본격적인 성공시대를 열었다. 남미의 챔피언스리그 격인 코파 리베르타도레스에서 우승한 경험이 있다.
그러나 최전성기는 2011년부터 2014년까지 맡았던 아르헨티나 감독 시절이다.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의 최전성기와 맞물렸다는 평가도 있지만 동시에 이 메시를 가장 적절하게 활용한 감독이기도 하다. 어렵기로 소문한 남미 지역예선을 선두로, 그것도 조기에 확정했다.
선수시절 수비에 일가견이 있었던만큼 감독으로도 끈적끈적한 수비가 일품이었다. 월드컵에서도 단단한 수비진에 중심을 두고 메시를 최대한 활용한 축구로 결승까지 진출했다. 이 대회서 아르헨티나는 8득점 4실점을 기록했다. 아르헨티나가 기록한 경기당 0.57실점은 1990년 이탈리아 대회(준우승, 5득점 4실점) 이후 최소 실점 타이 기록이다.
사실 김 위원장은 "지배하는 경기"를 우선 목표로 삼았기 때문에 사베야의 축구 스타일은 다소 어울리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수비에서 일가견이 있다는 점은 매력적이다. 또 남미 월드컵 예선을 조기 진출한 실적과 월드컵 준우승이라는 경험은 쉽게 얻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2014년 이후 세계 무대와 멀어졌다.
◆바히드 할릴호지치 (66·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무적)
옆나라 일본을 지휘했던 바로 그 감독이다. 2014 브라질 대회 당시엔 한국을 4-2로 완파한 악연도 있다.
현역 시절 프랑스 리그1에서 꽤나 잘 나가는 공격수 출신이었던 그는 감독으로도 다양한 경력을 쌓았다. LOSC 릴이나 파리 생제르망 같은 클럽들을 맡았고 2006년부터 2년동안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이티하드 감독을 맡아 아시아 무대 또한 경험했다.
월드컵 예선을 3회 연속으로 돌파한 실적도 있다. 코트디부아르 대표팀을 이끌던 시절, 2010 남아프리카 공화국 대회 티켓을 따놓고도 2010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서 조기 탈락하며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경질됐다. 하지만 2014 브라질 대회에서 알제리 대표팀을 사상 처음으로 16강에 올리면서 전성기를 구가했다. 심지어 16강 상대는 이 대회의 챔피언 독일이었고, 알제리는 독일에 밀리지 않는 경기력으로 전세계의 박수를 받았다.
이후 일본에서 지휘봉을 잡아 러시아 월드컵 진출 티켓을 따냈지만 일본축구협회(JFA)와의 갈등으로 대회 2달 전 경질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일본은 러시아 대회에서 뛰어난 경기력으로 16강에 진출하면서 할릴호지치를 잘 경질했다는 여론도 생기고 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할릴호지치의 축구 스타일이 아니었다면 일본의 16강도 불가능했다. 강한 상대에게도 자신만의 스타일로 강력하게 압박하는 스타일의 축구를 펼쳤다. 프랑스어로 ‘결투’를 뜻하는 '듀엘(Duel)'이라는 단어가 그가 내건 슬로건이었을 정도로 전투적이고 과감한 팀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결과를 내진 못했지만 이러한 경험이 쌓여 러시아 월드컵에서의 성적을 냈다고 볼 수도 있는 대목이다.
월드컵 3회 연속 진출 티켓 획득과 16강 돌파 등 다양한 부분에서 충족한다. 또 영원한 라이벌 일본에서 불명예퇴진한 감독을 한국에서 영입하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다만 한국의 제의를 받는다면 자존심이 강한 그의 성격상 '타도 일본'의 기치를 높이 들 것이 불보듯 뻔하다. 반대로 이러한 강한 성격이 일본에서처럼 불화의 요소가 될 가능성도 상존한다. 리스크 있는 선택이다.
김동현기자
기사제공 조이뉴스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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