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월드컵] 0-2가 3-2로… 벨기에, 10초 남기고 '역전극' 완성

벨기에 선수들이 3일(한국 시간) 치러진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16강전 일본과의 경기에서 3-2로 역전승을 거두자 환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벨기에의 '황금세대'가 극적인 드라마를 쓰며 일본을 누르고 월드컵 8강에 진출했다. 

벨기에는 3일(한국 시간) 러시아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펼쳐진 2018 FIFA(국제축구연맹) 러시아 월드컵 16강 일본전에서 0-2로 뒤지다 후반 3골을 몰아치며 3-2로 역전승했다. 종료 직전 '극장 골'을 터뜨린 나세르 샤들리는 이날 경기의 영웅이 됐다. 

16강전 日수비에 고전하다 
역습으로 두 골이나 허용 

펠라이니·샤들리 교체 투입 
각각 동점·역전골까지 넣어 

7일 브라질과 4강행 겨뤄

일본과 벨기에의 경기는 16강 8경기 중 가장 예측이 쉬운 경기로 분류됐다. 로멜루 루카쿠, 에덴 아자르, 케빈 더브라위너 등 '황금세대'가 포진한 벨기에는 조별리그 3전 전승을 거둔 우승 후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FIFA 랭킹 3위의 벨기에는 61위 일본의 포백 라인을 깨지 못하고 고전을 거듭했다. 원톱으로 나선 로멜루 루카쿠와 윙 포워드 에덴 아자르, 드리스 메르턴스 모두 결정적인 기회마다 어설픈 마무리로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그러다 결국 후반 4분 일본에 선취골을 허용했다. 중원에서 공을 뺏은 일본은 스루 패스로 벨기에의 수비벽을 허물었고 하라구치 겐키가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골대 반대쪽을 찔러 골을 뽑아냈다.

공세로 전환한 뒤에도 번번이 슈팅이 빗나가자 벨기에는 초초한 모습을 보이며 패스 미스가 이어졌다. 일본은 영리하게 이런 벨기에의 허를 다시 한 번 찔렀다. 후반 7분 가가와 신지가 중원에서 빼앗은 공을 페널티 아크 왼쪽에서 이누이 다카시가 오른발 무회전 킥으로 골로 연결한 것이다. 

순식간에 0-2로 밀린 벨기에는 메르턴스 대신 마루안 펠라이니, 야니크 카라스코 대신 나세르 샤들리를 한꺼번에 투입했다. 패색이 짙어가던 후반 24분 수비수 얀 페르통언이 행운의 만회골을 터뜨리며 분위기를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교체 투입된 나세르 샤들리가 후반 종료 직전 '극장 골'을 터트리는 모습. EPA연합뉴스

오른쪽 코너킥 기회에서 왼쪽으로 흘러나온 공을 페르통언이 헤딩으로 연결했고, 공은 믿기지 않는 궤적을 그리며 일본 골키퍼 키를 넘겨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

곧바로 교체 투입된 펠라이니마저 아자르의 왼쪽 크로스를 헤딩골로 연결해 경기는 2-2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후 벨기에는 경기 종료 직전에 잡은 마지막 공격 기회에서 '극장 골'을 터뜨렸다. 역습 기회에서 토마스 메우니에가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뒤 땅볼 크로스를 날렸고, 이를 중앙에서 루카쿠가 욕심을 부리지 않고 공을 절묘하게 뒤로 흘리며 수비수를 교란시켰다. 공은 왼쪽 측면으로 쇄도하던 샤들리의 발에 걸려 역전골로 이어졌다. 후반 추가시간을 10여 초 남겨놓고 터진 그야말로 '극장 골'이었다.

월드컵 16강 이후 녹아웃 스테이지 경기에서 0-2로 뒤지던 팀이 3-2로 역전에 성공한 건 지난 1970년 서독이 승리한 잉글랜드와의 8강전 이후 48년 만에 처음이다. 

드라마 같은 8강행을 이뤄낸 벨기에는 7일 브라질과 4강 진출을 다툰다. 

로스토프나도누=권상국 기자

기사제공 부산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