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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화두는 사령탑 재신임 여부…신태용의 '공과' 되짚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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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 신태용 감독이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3차전 한국과 독일의 경기를 사흘 앞둔 24일 오후(현지시간) 베이스캠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훈련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18.6.24/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아직 16강 토너먼트가 진행 중이고 앞으로 우승을 위한 8강-4강-결승 등 '진검승부'가 전 세계 축구팬들을 기다리고 있지만 한국 축구대표팀의 2018 러시아 월드컵은 막을 내렸다. 한국의 10번째 월드컵 도전기는, 평가가 아주 애매한 위치에서 멈췄다. 

기대했던 스웨덴과의 1차전에서 0-1로 패하고 나름 선전했던 멕시코와의 2차전도 1-2 석패로 마무리 되면서 역대 최악의 월드컵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쏟아지던 찰나,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독일과의 최종 3차전이 2-0 승리로 끝나며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기대했던 16강 고지에는 오르지 못했고 패했던 1, 2차전의 경기력이 신통치 않았다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나 디펜딩 챔피언이자 FIFA 랭킹 1위에 빛나는 독일을 꺾었다는 것은 단순한 1승 이상의 성과인 것도 분명하다. 독일은 80년 만에 토너먼트 진출에 실패했고, 한국은 본선에서 독일을 꺾은 유일한 아시아 국가가 됐다. 

언급한 결과를 포함한 과정과 내용을 두루 살피는 작업이 필요한 시점이다. 러시아 월드컵은 끝났으나 한국 축구는 계속되고, 어떠한 때가 임박해서야 부랴부랴 서두르다 후회하는 일이 없기 위해서는 차근차근 미래를 대비하는 수순을 밟을 필요가 있다. 대표팀의 에이스 손흥민은 "이제 4년 뒤, 더 멀게는 8년 뒤를 준비해야한다"는 말로 한국 축구계의 근시안적 행보를 지적한 바 있다. 

그 미래를 위한 첫 단추는 '차기 감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사실상 계약이 만료된 신태용 감독과 재계약을 추진할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감독에게 지휘봉을 넘길 것인지 결정해야 다음 스텝을 밟을 수 있다. 

서류상 신태용 감독의 임기는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까지다. 대회는 7월 중순까지 이어지지만 신 감독의 역할은 끝났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빠르게 기술위원회를 개최해 러시아 월드컵에 대한 평가를 진행할 계획"이라면서 "당연히 후임 감독에 대한 논의도 착수할 것이다. 신태용 감독의 재신임인지 새로운 감독을 선임할 것인지에 대한 저울질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여름부터 러시아 월드컵까지, 다사다난했고 우여곡절 많았던 신태용 감독 임기 10개월에 대한 정확한 평가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협회는 그 공로와 과실을 정확한 잣대로 평가해 다시 힘을 실어주느냐, 새로운 판을 까느냐 결정할 계획이다. 벌써부터 플러스와 마이너스를 비교하느라 바쁘다. 

가장 아쉬운 것은 팀으로서의 완성도다. 우리보다 강한 상대를 잡기 위해 신태용 감독은 자신이 선호하는 공격적인 성향을 뒤로하고 수비에 집중했는데, 짧은 시간에 기조를 바꾸면서 이도저도 아닌 팀이 됐다는 쓴소리를 들었다. 일본처럼 미드필드 플레이에 확실하게 힘을 싣든지, 이란처럼 단단한 수비로 무장해 상대가 원하는 플레이를 못하게 하든지 등 우리만의 '특징'이 없었다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대회가 코앞인데도 평가전의 선수 면면과 전술이 달랐다는 것도 선수들의 혼란 측면에서는 재고가 필요하다. 결과적으로 본선 3경기도 한국의 틀은 다 달랐다. 고육책이라는 부분도 있으나 우리 선수들의 전술적 소화능력이 그 정도 수준에 올라있는지 의구심이 남는 결정이었다. 시간이 더 주어졌다면, 부상자가 없었다면 등등 핑계거리도 많으나 어차피 감독이란 결과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하지만 의미 있는 성과도 적잖다. 팀이 흔들리던 상황에서 구원투수로 등장했고, 전체적으로 팀 내 안팎의 분위기가 흉흉했던 때 지휘봉을 잡았음에도 나름 빠르게 안정화시켰다. 신 감독만의 긍정 리더십과 적극적인 스킨십으로 선수들의 신뢰를 빠르게 받았다는 평이다. 특유의 과감하고도 도전적인 선택이 탁월한 결과를 내기도 했다.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이승우와 조현우, 문선민 등의 발탁과 기용은 '신의 한수'가 됐고 장현수를 포함해 김영권, 윤영선 등 비난과 비판의 경계를 거닐던 이들의 입지를 단단하게 만든 것은 신 감독의 뱃심 두둑한 선택이 중요한 몫을 차지한다. 이들은 한동안 한국 축구를 이끌 재목이다. 그냥 뻔한 이름들로 팀을 꾸렸다면 내일에 대한 기대감도 반감됐을 공산이 크다. 

이제 대표팀은 약 6개월 뒤인 2019년 1월5일부터 UAE에서 열리는 아시안컵 준비에 박차를 가해야한다. 한국은 1956년 초대 대회와 1960년 2회 대회에서 우승한 뒤 지금껏 아시안컵 정상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이 중요한 대회로 이끌 감독이 빨리 결정되어야 방향을 잡을 수 있다. 재신임이냐 새 감독이냐. 이 고민부터 마무리 되어야 한다.

 

기사제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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