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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에서 선발 이틀 연속 등판은 몇 번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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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 최민규 전문위원] 메이저리그의 탬파베이 레이스는 올해 독특한 선발 투수진 운영으로 관심을 모으는 팀이다.

올시즌 선발 등판한 투수는 무려 9명. 이 가운데 붙박이 선발은 크리스 아처, 블레이크 스넬, 제이크 파리아 등 세 명 뿐이다. 5인 선발 로테이션에서 나머지 두 자리는 불펜 요원들이 번갈아 맡는다. 선발 투수가 4이닝 정도를 던지고 나머지 이닝은 선발을 겸하는 롱 릴리버가 책임진다.

이른바 ‘불펜 데이’다. ‘불펜데이’용 투수에서 붙박이 선발로 ‘진급’한 요니 치리노스가 지난 4일(이하 한국시간) 부상자 명단에 올라 선발 투수난은 더 심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케빈 캐시 감독은 다시 한 번 기발한 선발 투수 운영책을 만들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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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에서 자주 선발 투수를 이틀 연속 등판시킨 감독이 바로 김성근 전 한화 감독이다. 사진=MK스포츠 DB

 

 

메이저리그 통산 588경기에 구원으로만 등판한 우완 세르히오 로모를 21, 22일 이틀 연속 선발 투수로 기용한 것이다. 로모는 21일 LA 에인절스전에서 선발 등판해 1이닝을 삼진 세 개로 퍼펙트 처리했다. 그리고 2회부터는 라이언 야브로가 공을 넘겨 받았다. 22일에도 1⅓이닝 동안 볼넷 2개를 내줬지만 삼진 3개를 잡았다. 투구 수는 28개. 그리고 롱 릴리버 요원 매트 앤드리스가 등판했다.

2012년 잭 그레인키 이후 6년 만에 나온 선발 투수의 이틀 연속 등판 기록이다. 하지만 그레인키는 앞 경기 1회 무사 3루에서 퇴장을 당해 다음날에도 던진 케이스다.

따지고 보면 합리성이 있는 작전이다. 선발 투수는 4, 5일을 쉬고 등판하지만 로모와 같은 숏 릴리버는 2, 3일 연투가 가능하다. 로모는 마무리 투수 감은 아니지만 올시즌 우타자를 상대로는 피안타율 0.196으로 호투하고 있다. 여기에 에인절스 주전 타자들은 오타니 쇼헤이와 콜 칼훈을 제외하곤 전원 우타자다. 그렇다면 이런 투수를 왜 1회부터 던지게 하면 안 되는가라는 발상을 할 수 있다.

야구는 선제 득점이 중요한 경기다. 메이저리그 12만5929경기를 바탕으로 할 때 원정 팀이 1회초 공격을 시작할 때 홈 팀의 기대 승률은 53.9%다. 1회초를 무득점으로 막으면 승률은 59.1%로 5.2%P나 증가한다. 물론 탬파베이는 원정 팀이었지만 홈 팀의 첫 공격을 무득점으로 막으면 승률도 따라서 올라가게 된다.

선발 투수의 이틀 연속 등판은 지금 한국 프로야구 팬들에게도 낯선 광경이다. 1998년 시즌부터 20년째 이런 기록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1980~1990년대 프로야구를 기억하는 팬들에겐 익숙하다.

역대 선발 투수의 이틀 연속 등판은 모두 33회나 기록됐다.

1982년 3월 27일 서울운동장 야구장에서 열렸던 프로야구 개막전은 MBC 이종도가 끝내기 만루 홈런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이 경기에서 6⅔ 이닝을 던진 삼성 선발 투수 황규봉이 3월 28일 대구 삼미전에서도 선발 등판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게다가 서울에서 대구로 이동안 다음날이었다. 삼미전에서도 황규봉은 5이닝을 던졌다.

프로야구 이전 실업야구에서는 투수 한 두 명이 한 시즌을 도맡다시피했다. 긴 페넌트레이스에 대한 개념이 약하던 프로 초창기엔 선발 투수의 이틀 연속 투구가 그럴게 이상하게 보이지 않았다. ‘투수 혹사’에 대한 개념도 약했다.

1982~85년 세 시즌 동안 이틀 연속 선발 등판은 15회나 기록됐다. 1983년 MBC 청룡 에이스 하기룡은 8월 16일 삼성전에서 6⅔이닝을 던져 승패 없이 물러났다. 그리고 다음 경기에선 9이닝 완투승을 거뒀다.

1986~87년엔 이 기록은 나오지 않았다. 그러다 1988년 8월에 해태 김응용 감독이 부활시켰다. 해태는 24~26일 3연속 더블헤더를 치르는 죽음의 일정이었다. 김 감독은 25일 OB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 등판한 신동수가 3이닝을 던지게 한 뒤 26일 삼성전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 투수로 내보냈다. 궁여지책에 가까웠지만 다른 감독들에겐 뭔가 영감을 줬다. 이후 18차례 이틀 연속 서날 등판 기록 중 7번은 더블헤더가 일정에 포함돼 있었다.

KBO리그에서 선발 투수 이틀 연속 등판은 대체로 첫날 제대로 못 던진 투수가 다음날 등판하는 식이었다. 능력 때문만은 아니었다. 선발 투수 예고제도가 없었던 시절이다. 오른손 투수가 선발 등판한 경기에서 상대 라인업에 좌타자가 많으면 1회에 바로 교체하고 미리 준비시켰던 우투수를 등판시키는 ‘작전’이 성했다.

프로야구에서 마지막 선발 투수의 이틀 등판 기록은 1997년 9월 5일과 6일 쌍방울 임창식이 가지고 있다. 이후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이유는 1998년부터 선발 투수 예고제도가 시행됐기 때문이다. 이 제도는 1986년 처음 시행됐다 감독들의 반발로 흐지부지됐다. 1986년에 이틀 연속 선발 등판 기록이 없는 이유와도 닿아 있다.

프로야구에서 가장 자주 선발 투수를 이틀 연속 등판시킨 감독의 이름은 김성근이다. 김 감독은 OB, 태평양, 쌍방울에서 모두 9회 이 기록을 세웠다. 전체의 27%다. 박영길이 5회, 서영무가 3회로 그 뒤를 잇는다. 모투 프로야구 원년 감독 출신이다. 투수로는 최창호가 3회로 가장 많았다. 

 

 

기사제공 MK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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