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거머리 수비 최원혁, 버튼 시리즈의 흐름을 돌리다

프로농구 서울 SK의 4년차 가드 최원혁(26)은 수비전문 백업 선수다. 상대 에이스의 움직임을 둔화시키는 찰거머리 수비가 그의 임무다.

SK 문경은 감독은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 3차전 이후 최원혁을 원주 DB 주득점원 디온테 버튼에게 붙여 시리즈의 흐름을 돌리는데 성공했다.

SK 수비전문 선수 최원혁이 챔프전 5차전에서 승리를 확정짓는 순간 벤치에서 코트로 나와 동료선수들과 환호하며 기뻐하고 있다. /KBL 포토

원주에서 열린 1, 2차전에서 버튼에게 각각 38점, 39점을 얻어 맞은 SK는 3차전 이후 그의 가공할 공격력을 20점대로 떨어뜨리는데 주력했다. 3차전에서 최원혁을 9분여 동안 기용한 문경은 감독의 선택은 옳았다. 최원혁은 주로 2, 3쿼터에 교체 투입되면서 버튼의 움직임을 둔화시켰고, 밀착수비로 슛기회를 차단하거나 성공률을 떨어뜨리는 효과를 끌어냈다. 3차전에서 25득점으로 떨어진 버튼은 4차전에선 20득점으로 내려왔고 5차전에서도 28점에 머물렀다. 최원혁은 4차전에서도 10여분 동안 중용됐다. 체력을 아낀 김선형이 3·4차전 후반에 결정으로 활약할 수 있었던 것도 그 덕이다.

문 감독은 16일 원주에서 열린 5차전에 앞서 ‘최원혁 효과’를 이야기 하면서 “미국 전지훈련에서 현지 선수들과 연습경기를 할 때 힘과 기량이 뛰어난 상대 가드에 밀리지 않고 수비하는 선수는 최원혁 뿐이었다”고 소개했다. 그의 빠른 발이 그런 수비를 가능하게 한다는 설명이다.

최원혁은 버튼이 공을 잡기 전부터 찰거머리처럼 달라붙는다. 돌파와 패스, 3점슛 등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버튼이 쉽게 공을 잡지 못하도록 하는게 우선 목표다. 파울도 적절히 활용한다. 최원혁은 5차전에서도 2쿼터 4분 30여초 동안 파울 3개를 범하는 등 전반에 4파울에 몰렸다.

버튼은 적절히 패스하고, 공격도 성공하며 활로를 찾았지만 1·2차전 만큼의 위력은 보여주지 못했다. 그가 펄펄 날아야 동료선수들도 그로부터 나오는 공격기회를 살릴 수 있다. 2연승으로 앞서가던 DB는 버튼이 갑갑증을 느끼면서 3연패를 당하고 코너에 몰려 있다.

최원혁은 “미국 전지훈련에서 버튼 만큼 빠르고 기술 좋은 선수들을 많이 막으면서 자신감을 얻었다”면서 “상대 보다 3발 더 뛴다는 각오로 나선다. 내가 뚫리더라도 동료선수들을 믿고 최선을 다한다”고 말했다.

송도고, 한양대를 졸업하고 2014년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3순위로 SK에 뽑힌 최원혁의 이번 시즌 연봉은 5200만원이다.

<김경호 선임기자>

기사제공 스포츠경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