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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데스 현장메모] '90년 전통' 레비어더비, 소문난 잔치 먹을 것 많았다

난라다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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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겔젠키르헨(독일)] 이명수 기자= 겔젠키르헨역에 내렸다. 이상하게도 역은 축구팬들이 내뿜는 열기 대신 썰렁한 기운이 감돌았다. 샬케와 도르트문트의 레비어더비는 독일 최고의 더비가 아니던가. 하지만 이내 궁금증이 해소됐다.

경찰은 노랑, 검정의 도르트문트 팬들을 겔젠키르헨역 남쪽으로 유도했고, 경기장까지 전세 버스에 태워 수송했다. 버스 앞뒤로 경찰차가 에스코트를 한 것은 덤이다. 샬케 팬들은 역 북쪽에만 통행이 가능했다. 도르트문트 팬들과 샬케 팬들의 동선을 철저히 분리한 탓에 상대적으로 조용하다고 느낀 것이다.

남쪽과 북쪽 사이에는 경찰이 삼엄한 경계를 섰다. 파랑 혹은 노랑색의 조그마한 무언가라도 걸치고 있으면 통로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역 중앙에는 서로를 보지 못하도록 가림막까지 설치됐다. 비로소 더비임이 실감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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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비어더비. 독일 내에서 가장 치열하고, 최고로 손 꼽히는 더비이다. 9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한다. 첫 경기는 1925년에 열렸고 샬케가 4-2 승리를 거뒀다. 샬케의 연고지 겔젠키르헨과 도르트문트는 독일 대표 공업도시이다. 과거 석탄산업으로 성업했고, '라인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독일의 경제성장을 이룩한 지역이다. 양 도시의 거리는 30km 정도에 불과하다. 때문에 오래 전부터 경쟁의식을 가졌고, 독일을 대표하는 더비로 성장하게 됐다.

17일 밤 22시 30분(한국시간) 독일 겔젠키르헨에 위치한 펠틴스 아레나에서 2017-18 독일 분데스리가 30라운드 샬케와 도르트문트의 경기가 열렸다. 이날 경기는 양 팀의 175번째 레비어더비였고, 샬케가 2-0 승리를 거뒀다.

# 몰래 온 손님...라울과 귄도간

양 팀의 옛 선수들이 경기장을 찾았다. 라울 곤잘레스(40)와 일카이 귄도간(27, 맨체스터 시티)이었다. 경기 전 라울이 그라운드에 나와 팬들에게 인사했다. 라울은 샬케에서 3시즌 간 뛰며 101경기 40골을 기록했다. 옛 레전드 라울이 경기장을 돌며 인사하자 팬들은 환호했다. 경기 전 부터 레전드의 등장으로 경기장은 달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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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토트넘과 경기를 치른 귄도간은 하프타임 때 중계방송사인 '스카이스포츠'와 짧막하게 인터뷰를 가지며 도르트문트 팬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 샬케의 완승

전반전은 탐색전이었다. 샬케가 다소 우세했지만 골은 터지지 않았다. 하지만 후반 5분 만에 샬케가 선제골을 넣으며 앞서갔다. 칼리주리가 슈멜처의 공을 커트했고, 코노플리안카에게 밀어줬다. 이를 코노플리안카가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선제골을 기록했다.

샬케의 선제골이 터지자 홈 관중들은 열광했다. 그리고 도르트문트는 쉬얼레, 산초 등을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지만 샬케의 기세가 워낙 좋았다. 그리고 후반 37분, 승부에 쐐기를 박는 나우두의 프리킥 골이 터졌다. 나우두가 때린 슈팅은 믿을 수 없는 궤적으로 휘어지며 골문 왼쪽을 갈랐다. 샬케 팬들은 승리를 직감했고, 도르트문트 팬들은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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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우두는 지난해 11월 25일, 도르트문트 원정에서 후반 추가시간 4분, 코너킥 상황에서 헤더골로 기적의 4-4 무승부를 이끈 바 있다. 이날 경기에서도 환상적인 프리킥 추가골을 터트리며 나우두는 레비어더비의 사나이로 자리매김했다.

# 응원전

61,786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다. 당연히 경기는 매진이었다. 암표를 팔려는 사람보다 구하려는 사람이 더 눈에 띄었다. 만원 관중이 들어찬 펠틴스 아레나는 장관이었다. 골대 뒤에 자리한 샬케 팬들은 주섬주섬 무언가를 꺼내입었다. 바로 파란색과 하얀색의 우의였다. 우의를 입고 카드섹션을 한 것과 다름없는 시각적 효과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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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케가 2-0으로 앞서가자 모든 관중이 점핑하며 응원가를 불렀다. 경기 후 선수들과 관중들이 함께 승리 세레머니를 했고, 도메니코 테데스코 샬케 감독은 콜리더와 함께 메가폰을 잡고 승리의 기쁨을 나눴다. 부임 후 첫 해 레비어더비에서 1승 1무를 기록한 테데스코 감독은 '영웅'이었다.

# 4년의 기다림

도르트문트가 최근 10년 새 두 번의 리그 우승과 UCL 준우승을 차지하며 뮌헨에 대적할 만한 팀으로 떠오른 사이 샬케는 중위권과 중상위권을 오가는 그저 그런 팀으로 전락했다. 하지만 최근 양 팀 분위기는 극과 극이다. 샬케는 이날 더비 승리로 승점 55점을 기록, 바이에른 뮌헨에 이어 리그 2위 자리를 지켰다. 도르트문트는 승점 51점으로 4위에 내려앉았고, 챔피언스리그 티켓이 위태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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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날 승리는 2014년 9월 27일 이후 4년 만에 거둔 샬케의 첫 레비어더비 승리였다. 2014년 9월27일 2-1 승리를 거둔 이후 4무 2패를 기록했고, 이날 드디어 2-0 완승을 거두며 샬케는 4년의 기다림 끝에 레비어더비 승리를 맛봤다. 그리고 이번 시즌 레비어더비에서 1승 1무 우세를 점했다. 

최근 10시즌 동안 샬케가 도르트문트에 순위가 앞섰던 적은 딱 두 번 있었다. 2009-10 시즌과 2014-15 시즌이다. 그 사이 도르트문트는 두 번의 리그 우승까지 들어올렸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샬케가 도르트문트에 순위가 앞서고 있고, 레비어더비에서도 우세하며 도르트문트의 자존심에 생채기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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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지난해 11월 도르트문트 홈에서 열린 레비어더비에선 도르트문트가 전반전에만 4골을 넣으며 4-0으로 앞서갔지만 후반 샬케가 4골을 따라잡으며 4-4 무승부를 기록했다. 결과는 무승부였지만 샬케에겐 승리나 다름없었다. 샬케는 경기 후 'Derbysieger(더비 승자)'라고 프린트된 기념 티셔츠를 판매할 정도였다. 결국 올 시즌은 샬케가 1승 1무, 리그 2위의 성적으로 레비어더비에서 모든 것을 가져간 승자로 등극했다. 그리고 이날 레비어더비는 '독일 최고의 더비'라는 명성에 걸맞는 경기력과 응원전, 이야깃거리를 제공했다.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이명수 기자
 

기사제공 인터풋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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