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2017/2018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8강 2차전의 주인공은 이탈리아 구단들이었다. AS로마는 바르셀로나를 3-0으로 꺾고 4강에 올랐다. 유벤투스가 레알마드리드에 거둔 3-1 승리는 4강 진출 실패와 논란으로 빛이 바랬지만, 추가시간까지 보여준 전술과 경기력은 절묘했다.
이탈리아 전술가들은 더 화려한 상대 선수단을 뚫기 위해 단점은 감추고 장점을 극대화하려는 전술을 썼다. 로마와 유벤투스 모두 작은 구멍을 벌려 큰 점수차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유벤투스의 레알 잡기 : 마르셀루와 카르바할의 단점이 드러나게 만든다
유벤투스는 12일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원정에서 레알을 3-1로 꺾었다. 1차전은 레알이 3-0으로 이겼고, 후반 추가시간으로 들어갈 때까지 유벤투스가 3-0으로 이기고 있었다. 추가시간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넣은 페널티킥 골과 이후 유벤투스 선수들의 과격한 대처가 더 화제를 모으며 이 경기의 전술은 관심사에서 멀어졌지만, 레알 원정에서 대승을 거뒀다는 건 역시 어려운 일이었다.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 유벤투스 감독은 레알의 가장 큰 장점으로 여겨진 좌우 풀백을 단점으로 바꿔놓는데 성공했다. 먼저 레프트백 마르셀루는 센터백 세르히오 라모스의 배후 커버를 믿고 적극적인 공격으로 상대 측면뿐 아니라 중앙까지 균열을 낼 줄 아는 선수다. 그러나 이날 레알은 라모스가 결장하고 후보 센터백 헤수스 바예호가 마르셀루 옆에 섰다. 왼쪽 미드필더나 윙어가 존재하지 않는 포메이션을 썼기 때문에 앞에서 커버해주는 선수도 없었다.
유벤투스는 오른쪽에 전문 윙어 더글라스 코스타를 배치해 여러 차례 공격을 성공시켰다. 코스타는 측면에 바짝 붙어 플레이하다가 상대 수비 한두 명을 중앙으로 끌고 들어가는 플레이가 특기다. 공간 활용을 잘 하는 미드필더 자미 케디라, 베테랑 풀백 스테판 리히슈타이너는 둘 다 개인 기량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빈 공간이 있을 때는 지능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선수들이다. 유벤투스 오른쪽 자원 세 명이 마르셀루 한 명을 상대하는 구도가 됐다. 오른쪽에서 좋은 크로스로 두 개의 어시스트가 나왔다.
레알 라이트백 다니 카르바할은 유벤투스의 왼쪽 윙어 마리오 만주키치에 비해 제공권이 떨어진다는 단점만 노출했다. 키가 190cm인 만주키치를 변칙 윙어로 활용하는 유벤투스 특유의 전략은 오른쪽에서 롱 패스나 크로스가 넘어올 때 가장 효과를 낸다. 이날 만주키치가 헤딩골을 두 개 넣었고, 그중 하나는 카르바할이 밀착 마크를 하고 있었지만 귀찮다는 듯 대충 떨궈내고 넣은 골이었다. 만주키치는 공중볼 경합 7회 중 단 2회만 성공했지만 직접 머리로 떨어뜨리진 못하더라도 계속 상대에게 부담을 줄 수 있었다. 레알은 2실점 이후 마르코 아센시오와 루카스 바스케스를 교체 투입하며 포메이션을 4-2-3-1 비슷하게 바꾸고 측면 문제를 보완했다.
유벤투스는 막판에 나온 서툰 수비로 페널티킥을 내줘 결국 4강에 오르지 못했고, 이후 부폰이 판정에 거칠게 항의하다 경기 태도에 대한 비판까지 받았다. 이 사태가 벌어진 근본적인 이유는 유벤투스의 단점인 평균연령이라고 볼 수 있다. 선발 라인업 중 30대가 3명이었던 레알에 비해 6명이었던 유벤투스가 막판으로 갈수록 에너지가 떨어졌다. 지난 시즌 UCL 결승전에서도 보였던 현상이다. 알레그리 감독이 다양한 전략으로 호평받으면서도 전술적 해법을 내놓지 못하는 유일한 부분이다.
로마의 바르셀로나 잡기 : 에너지와 높이는 우리가 낫다
로마는 11일(한국시간) 홈에서 바르셀로나에 3-0 승리를 거뒀다. 앞선 1차전에서 당한 1-4 대패를 극복하고 원정 다득점 우선 원칙에 따라 4강에 진출했다.
로마가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가진 가장 큰 상대적 우위는 에너지였다. 이 즈음 바르셀로나 선수들은 집단으로 활동량 부족에 시달리고 있었다. 반면 로마는 전방 압박이 특기인 미드필더 라자 나잉골란을 중심으로 90분 내내 폭발적인 압박을 했다. 이로써 바르셀로나가 선호하는 침착한 공격을 봉쇄하는데 성공했다. 바르셀로나 선수들은 짧은 패스로 메시에게 공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전속력으로 달려드는 로마 선수를 피해 길게 걷어내야 하는 상황이 많았다. 메시는 공을 많이 잡지 못했다.
로마가 가진 두 번째 무기는 공격수의 큰 신장이었다. 로마 공격수 에딘 제코의 키는 193cm, 파트리크 쉬크의 키는 186cm였다. 둘 다 동유럽 특유의 강한 힘도 겸비하고 있엇다. 바르셀로나 센터백 사뮈엘 윔티티는 182cm, 제라르 피케는 194cm였다. 공격수가 평균 신장에서 센터백에게 밀리지 않기는 쉽지 않다.
제코는 장신을 활용해 롱 패스를 받아내고 동료에게 안전하게 전달하는 플레이가 달인 수준에 오른 선수다. 제자리에서 센터백과 몸싸움하며 패스를 받는 것이 아니라, 수비수들 사이의 공간으로 움직이며 롱 패스를 받기 때문에 밀어서 저지하기에도 까다롭다. 로마는 다니엘레 데로시 등 후방에 배치된 선수들의 롱 패스를 제코에게 직접 전달하며 수월하게 공격 작업을 했다. 압박을 포기하고 수비수들 앞에 저지선을 친 바르셀로나 미드필더들을 아무 의미 없게 만드는 플레이였다.
두 가지 장점을 모두 살리기 위해 에우세비오 디프란체스코 감독은 포메이션을 바꿨다. 원래 로마는 4-3-3 포메이션을 써 왔다. 이날은 3-5-2로 나섰다. 최전방 공격수가 둘로 늘었기 때문에 롱 패스로 공격을 전개하기 쉬웠다. 3-5-2는 전방 압박을 하기에도 용이한 포메이션이다. 좌우 윙백과 중앙 미드필더들이 적극적으로 바르셀로나 미드필더에게 덤벼들면, 스리백과 수비형 미드필더가 배후 공간을 커버했다.
바르셀로나는 제코의 개인 능력을 잘 살려 두 골을 만들고, 막판 세트피스로 한 골을 추가해 세 골을 터뜨릴 수 있었다. 상대 약점을 잘 파악하고 만든 전술의 승리였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기사제공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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