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여자프로농구 우리은행 통합우승 주역
개막 2연패 뒤 좌절할 때
돌아가신 할머니 꿈에 나타나
검지손가락에 반지 끼워줘
우리은행 김정은이 21일 밤 청주체육관에서 신한은행 2017~2018 여자프로농구 최우수선수(MVP) 트로피를 들고 감격에 겨워하고 있다.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제공
개막 후 2경기 연속 패배를 당했다. 여자프로농구 5년 연속 통합우승을 차지한 아산 우리은행답지 않았다. ‘이적생’ 김정은(31)은 낙담했다. “나는 역시 ‘불운의 아이콘’”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지난 시즌까지 부천 케이이비(KEB)하나은행 에이스였다. 하지만 잦은 부상으로 이름값을 못했다. 은퇴의 기로에 섰다가 우리은행 유망주 김단비(26)와 트레이드됐다. “‘먹튀’가 될 것”이라는 악플이 따랐다. “유망주를 내주고 퇴물을 데려왔다”는 위성우 감독을 향한 악플은 그를 더 괴롭혔다. 게다가 개막 후 2연패라니. 김정은은 괴로웠다. 그런데 그날 밤 꿈 얘기를 뒤늦게 털어놨다. 우리은행의 6시즌 연속 통합 우승이 확정된 21일 우승 뒷풀이 자리였다.
그는 “꿈에 돌아가신 할머니가 나타났다. 어릴 적 나를 키워주신 할머니다. 10살 때 소아마비를 앓았던 할머니가 하얀 옷을 입고 성큼성큼 내게로 다가와 검지 손가락에 반지를 끼워줬다”며 신기해 했다. ‘길몽’이라 생각하고 입밖에도 꺼내지 않았다. 그리고 마침내 우승과 함께 최우수선수(MVP)의 영예까지 안았다.
김정은은 2006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신세계(현 KEB하나은행)에 입단해 정상급 선수로 성장했다. 하지만 팀은 늘 중하위권을 맴돌았다. 고질적인 무릎 부상으로 은퇴까지 고민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그의 선택은 우리은행이었다. 그만큼 우승에 목이 말랐다. 하지만 우리은행의 훈련 강도는 소문대로 ‘빡셌다.’ 그는 “훈련 도중 동료들이 ’지난가는 개가 부럽다’고 할 정도였다”며 웃었다.
개막 후 2패를 당하고 힘들어 할 때 럭비선수로 최강 한국전력 소속인 남편은 “최강팀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고 격려했고, 후배 박혜진은 “언니 올해 딱 20승(15패)만 하자”며 부담을 덜어줬다.
우승을 처음 경험한 그는 “남들이 촌스럽다고 하실지 몰라도 경기가 끝나기 1분 전부터 우승했다고 생각하니 계속 울컥한 것이 올라와 참느라 혼났다. 골 그물망 커팅 때도 어디를 어떻게 잘라야 할 지 몰라 쩔쩔맸다”며 웃었다.
우승 직후 “꿈만 갔다. 행복하다”며 연신 눈물을 흘린 그는 “앞으로 일주일 동안 아무 것도 안 하고 잠만 자고 싶다. 가정으로 돌아가 잠시라도 착한 아내가 되고 싶다“며 밝게 웃었다.
김동훈 기자
우리은행 김정은이 21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신한은행 2017~2018 여자프로농구에서 우승 직후 골 그물망을 자르고 있다.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제공
기사제공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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