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의 ‘키 맨’ 기성용(29·스완지시티)의 이탈리아행이 가시화된 분위기다. 행선지는 세리에A 최고 명문클럽으로 통하는 AC밀란이다.
칼치오 메르카토 등 이탈리아 주요 스포츠 매체들은 13일(한국시간) “기성용과 AC밀란이 이미 계약에 합의했다. 수주 이내로 메디컬테스트를 받고, 계약서에 서명하는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계약기간까지 3년으로 사실상 교통정리가 끝났고, 입단 세부절차에 이은 공식발표만 남은 것으로 보인다. 스완지시티와 카디프시티 등 웨일즈에 기반을 둔 잉글랜드 축구클럽 소식을 꾸준히 전해온 지역지 웨일즈 온라인도 “기성용의 AC밀란행은 더 이상 단순한 루머가 아니다”라고 보도했다.
앞서 기성용은 “2017~2018시즌은 스완지시티에 남는다. 시즌이 끝난 뒤 구단과 미래를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나 이렇듯 전반적인 기류는 AC밀란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기성용은 현 시점에서 아시아 최고 미드필더로 통한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주로 활약하고 있지만 팀 사정에 따라 최후방과 중앙 미드필더로도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전술적인 활용가치가 높다.
스완지시티에서도 꾸준히 맹위를 떨쳐왔다. 포지션 특성상 공격 포인트는 많지 않아도 1차 수비 저지선으로 뛰면서 과감한 전진패스, 매끄러운 공수조율로 호평을 받았다. 시즌 중반까지 강등권을 오간 스완지시티는 기성용의 활약을 앞세워 하위권 경쟁에서 한걸음 앞서나갔다.
사실 오래 전부터 이적 분위기가 감지됐다. 올 여름을 끝으로 스완지시티와 계약이 만료되지만 양측은 아직 계약연장에 사인하지 않았다. 통상 축구계는 계약만료가 다가온 선수와 재계약 협상은 만료 1년여 전에 진행한다. 계약종료 시점이 6개월 이내로 좁혀지면 이적료 확보가 어려운 탓이다.
그러나 기성용은 다른 길을 선택했다. 잔류가 아닌 새로운 무대에서의 도전을 희망했다. 대개 재계약하지 않은 선수와 클럽의 관계는 몹시 불편하기에 출전시간에 상당한 악영향이 따르지만 스완지시티는 그럴 수 없었다. 전력상 매 라운드가 다급한 터라 기성용을 중용했고, 향후에도 지금의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한편, AC밀란은 아주 오래 전부터 기성용의 영입을 검토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기성용이 과거 선덜랜드에서 임대 선수로 활약할 당시 선수 스카우트 책임자로 인연을 맺은 마시밀리아노 미라벨리가 지금의 AC밀란 단장이다. 2018러시아월드컵 출전이 유력한 한국대표팀의 ‘캡틴’ 기성용이 올 여름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을 획득한다는 소식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주요 클럽들도 러브 콜을 보냈으나 기성용 측은 새로운 무대 도전을 택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남장현 기자
기사제공 스포츠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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