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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전망] <17> '짙어진 안개' 텍사스 레인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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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지난 5년 성적

 

2013 : 2위 (91승) 

2014 : 5위 (67승) 

2015 : 1위 (88승) *DS패배 

2016 : 1위 (95승) *DS패배 

2017 : 3위 (78승)

 

2017 텍사스 부문별 성적

 

득점력 : C (wRC+) 

콘택트 : F (Con%) 

파워  : A (ISO) 

주루  : B+ (BsR) 

수비  : C (DRS) 

선발  : D (fwar) 

불펜  : D (fwar)

 

[관련 기사] 텍사스 2017년 리뷰

 

In : 마이크 마이너(3년 2800만) 덕 피스터(1년 400만) 크리스 마틴(2년 400만) 토니 바넷(1년 150만) 팀 린스컴(1년 100만) 제시 차베스(1년 100만) 맷 무어, 바톨로 콜론, 다윈 바니, 트레버 플루프, 에딘손 볼케스, 치치 곤살레스, 숀 톨리슨, 존 니스

 

Out : 앤드류 캐시너, 카를로스 고메스, 미겔 곤살레스, 제이슨 그릴리, 마이크 나폴리, 제러드 호잉, A J 그리핀, 닉 마르티네스, 타이슨 로스(방출) 프린스 필더(방출)

 

FA 영입 비용 : 3950만

 

2015-16년 연속 지구 우승은 돌아오지 않는 과거가 됐다. 초대받지 못한 가을 잔치에서는 지역 라이벌 휴스턴이 축배를 드는 모습을 지켜봤다. 무거운 마음으로 맞이한 오프시즌의 최우선 목표는 선발진 정비. 존 대니얼스 단장은 "첫 날부터 투수 영입에 집중한다"고 말했다. 덕 피스터는 이번 오프시즌 FA 자격을 얻은 166명 중 가장 먼저 취업에 성공했다. 2019년 팀 옵션(450만)에 인센티브까지 챙길 경우 최대 1150만 달러를 받게 된다. 피스터는 2010년 이후 한 시즌 평균 162이닝을 던진 선수. '로테이션 지킴이'가 필요했던 텍사스에 안성맞춤이었다.

 

텍사스의 두 번째 영입은 마이크 마이너였다. 어깨 수술로 2년을 고생한 마이너는 지난해 캔자스시티에서 불펜투수로 대활약했다(65경기 2.55 77.2이닝). 수술 이전 91마일이었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95마일로 껑충 뛰었다. 마이너의 구위에 확신을 가진 텍사스는 그를 선발진에 넣겠다고 밝혔다. 맷 무어를 트레이드 해온 것은 도박에 가까웠다. 무어는 내셔널리그 최다패 투수일 뿐만 아니라, 규정이닝을 소화한 58명 중 평균자책점이 가장 높았다(6승15패 5.52). 사실상 지난해 최악의 투수였다고 해도 지나친 비난이 아니었다(그렇다 보니 대가는 비싸지 않았다. 팀 30위권 밖의 우완 유망주 두 명을 내줬다). 무어의 합류로 선발진 구색을 갖춘 텍사스는 바톨로 콜론, 에딘손 볼케스 같은 보험도 들어놓았다. 스즈키 이치로(44세137일)보다 151일 먼저 태어난 콜론(44세288일)은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들게 되면 175만 달러를 챙길 수 있다. 한편 텍사스도 오타니 쇼헤이 동상이몽에 빠졌던 여러 팀 중 하나였다. 결과적으로 최종 후보에서 탈락. 대신 오타니에 이어 국제 아마추어 유망주 2위로 선정된 쿠바 외야수 훌리오 파블로 마르티네스(21)와 계약했다(280만).

 

지난 시즌 불펜 평균자책점 ML 28위(4.76)였던 텍사스가 불펜을 그냥 방치할 리 없었다. 토니 바넷과 재계약을 한 데 이어 니폰햄 파이터스 마무리 출신 크리스 마틴을 데려왔다. 2016년 21세이브를 거둔 마틴은 통산 일본리그(NPB) 평균자책점이 1.12(92경기 88.1이닝)다. 그동안 일본리그에서 뛴 투수들을 신뢰했던 텍사스는, 또 한 명의 일본리그 경력이 있는 불펜투수 영입을 시도했다. 2014-15년 한신 타이거스 마무리였던 오승환이었다. 오승환은 텍사스와 1년 250만 달러 계약에 합의한 상태였다. 그러나 텍사스의 메디컬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계약이 어그러졌다. 오승환은 토론토로 갔고, 오승환을 포기한 텍사스는 팀 린스컴을 붙잡았다. 대니얼스 단장은 "한창때 모습을 보는 것 같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2018 포지션 예상 (mlb.com)

 

포수 : 로빈슨 치리노스(R)

1루수 : 조이 갈로(L)

2루수 : 루그네드 오도어(L)

3루수 : 애드리안 벨트레(R)

유격수 : 엘비스 안드루스(R)

좌익수 : 윌리 칼훈(L)

중견수 : 딜라이노 드실즈(R)

우익수 : 노마 마자라(L)

지명 : 추신수(L)

 

정성 들인 마운드와 달리 타선은 기존 전력을 그대로 믿고 가기로 했다. 지난해 팀 799득점은 리그 5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보스턴(785점)보다 더 좋았다(텍사스 위에 있는 네 팀은 휴스턴 양키스 클리블랜드 미네소타로 모두 포스트시즌 진출팀이다). 홈런 3위(237개) 도루 2위(113개)에서 알 수 있듯 파워와 스피드의 조합도 뛰어났다. 하지만 지난해 텍사스처럼 200홈런/100도루를 기록한 다섯 팀 중 포스트시즌에 오른 팀은 애리조나(220홈런 103도루)와 워싱턴(215홈런 108도루) 뿐이었다(밀워키, 신시내티). 텍사스의 팀 조정득점창조력(wRC+)은 94로 화이트삭스와 같은 수준(1위 휴스턴 121, 2위 양키스 108, 3위 클리블랜드 107, 4위 다저스 104). 지구 우승을 경쟁하는 팀이라면 결코 만족할 수는 없었다.

 

별다른 보강 없이 변화를 기대하는 건 크게 두 가지에 의해서다. 부상자가 돌아오거나 혹은 부진했던 선수가 반등하거나. 전자에 해당하는 선수는 애드리안 벨트레다. 벨트레는 종아리, 햄스트링 부상의 견제로 인해 94경기 출장에 그쳤다(.312 .383 .532 17홈런). 벨트레가 한 시즌 100경기 출장도 하지 못한 것은 6월말에 승격된 1998년을 제외하면 처음이다. 4월이면 39세가 되는 벨트레는 텍사스가 현재 몸상태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건강한 벨트레는 공수 양면에서 전력을 높일 수 있는 선수다. 지난해 경기력 저하 증상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아직도 벨트레만 바라보고 있는 텍사스의 현실은 그리 반가운 일이 아니다.

 

후자에 해당하는 선수는 루그네드 오도어다(.204 .252 .397 fWAR -1.0). 오도어(사진)는 텍사스에서 유일하게 전 경기 출장을 해냈다. 2년 연속 30홈런을 날렸지만, 타율이 민망할 정도로 떨어졌다. 규정타석에 들어선 144타자 중 143위. 참고로 오도어를 지켜준 타자는 바로 호세 바티스타(.203)였다. 오도어의 펀치력은 모두가 인정하는 부분. 이제는 타자로서 성숙한 자세를 보여줘야 한다. 오도어처럼 파워에 올인한 타자는 조이 갈로(.209 .333 .537 41홈런)도 있었다. 갈로의 콘택트 비율 59.1%는 ML 최하위. 다만 갈로는 오도어에게 없는 볼을 고르는 능력이 있다(볼넷률 14.1%, 오도어 4.9%). 또한 시즌 후반에는 좋아질 수 있는 희망도 심어줬다. [관련기사] 24세 동갑내기인 둘은 텍사스의 미래를 책임져야 할 선수이기도 하다.

 

쥬릭슨 프로파의 자리를 만들어주기 위해 엘비스 안드루스를 트레이드 하지 않은 것은 신의 한 수였다. 마치 <인터스텔라> 책장 뒤편에서 열심히 신호를 보낸 쿠퍼(매튜 맥커너히)처럼 누군가에게 메시지를 받은 느낌이다. 최고의 시즌을 만든 엘비스 안드루스(.297 .337 .471)는 올해도 치고 달리고 를 해줘야 한다. 안드루스에게 보다 좋은 환경을 제공해야 될 타자는 추신수다(.261 .357 .423). 추신수가 어느 타순에 가장 잘 어울리는지는 기록으로도 드러난다(1번 .270 .381 .430, 2번 .243 .319 .375). 250타석 이상 들어선 아메리칸리그 1번타자 중 추신수보다 출루율이 높은 선수는 없다(2위 조지 스프링어 .369). 올해 추신수는 레그킥을 장착하면서 변신을 예고했다. [관련기사] 스프링캠프에서 빠르게 감을 찾아가는 중. 수비 부담을 덜게 된 만큼 공격에서 더 큰 기여를 해야 하는데, 일단 준비 과정은 순조롭다.

 

윌리 칼훈(23)을 주목해야 한다. 지난해 다르빗슈 유를 주고 받아온 유망주 세 명 가운데 핵심이다. 타격은 어느 정도 검증이 된 상황(트리플A 99경기 .298 .357 .574). 문제는 수비다. 다저스에서 2루수였던 칼훈은 텍사스 이적 후 좌익수로 이동했다. 다저스 트리플A 팀에서도 좌익수를 본 적은 있지만, 11경기가 전부였다. 가뜩이나 수비력이 좋지 않은 선수가 어색한 곳으로 옮기다 보니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노마 마자라(DRS -3)의 우익수 수비도 썩 깔끔하지 않은 텍사스는, 딜라이노 드실즈가 외야에서 부채꼴 달리기를 반복해야 될 수도 있다.

 

2018 선발진 예상 (mlb.com)

 

1선발 : 콜 해멀스(L)

2선발 : 마틴 페레스(L)

3선발 : 덕 피스터(R)

4선발 : 맷 무어(L)

5선발 : 마이크 마이너(L)

 

*예비 : 맷 부시(R)

 

2018 불펜진 예상 (로스터 리소스) *는 좌완

 

클라우디오*/디크먼*/켈라/린스컴/마틴/바넷

 

2008~16년 평균 211이닝을 던진 콜 해멀스(사진)는 항상 200이닝 투수일 줄 알았다. 그러나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듯이 해멀스의 내구성도 금이 가고 말았다(11승6패 4.20 148이닝). 우려되는 것은 해멀스가 마운드에 있을 때도 더 이상 위력적이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9이닝당 탈삼진이 2015년 9.11개, 2016년 8.97개에서 지난해 6.39개로 뚝 떨어졌다. 즐겨 던진 싱커가 즐겨 던지면 안되는 공이었다(싱커 피안타율 .285). 구속이 1마일 정도 떨어진 것도 불길한 징조. 다행인 점은 체인지업(.185) 커터(.189) 커브(.190)의 경쟁력은 사라지지 않은 것이다. 마운드에서 영리한 피칭을 펼치는 해멀스라면 이 세 구종으로도 생존법을 찾을 것이다.

 

해멀스를 제외한 텍사스 선발진은 의문이 쌓여있다. 해멀스와 원투펀치를 이룰 투수가 다르빗슈에서 마틴 페레스(13승12패 4.82)로 바뀐 것은 서글픈 일이다. 대니얼스 단장은 무어의 반등을 자신했는데, 투수에게 더 힘든 환경으로 온 무어가 반전을 선사할지는 회의적이다. 긴 재활 끝에 불펜투수로 복귀한 마이너의 선발 전환도 긍정적이진 않다. 텍사스가 '제2의 C J 윌슨'을 바라고 있는 맷 부시도 선발에 도전하는 모양새. 텍사스는 올해 메이저리그 트렌드가 될 것으로 보이는 6인 로테이션을 살짝 언급했지만, 해멀스가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지난해 텍사스 불펜의 세이브 상황 시 평균자책점은 5.37. 심지어 샌프란시스코(5.16)와 디트로이트(5.24)보다 처참한 ML 최하위였다. 알렉스 클라우디오(70경기 11세이브 2.50)가 난세의 영웅이 되어줬지만, 우타자와 좌타자 상대로 편차가 극명했다(우타자 피안타율 .275 좌타자 .147). 텍사스 불펜이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클라우디오는 허리층을 담당하는 것이 맞다.

 

마무리 대안으로 급부상한 선수는 다름아닌 린스컴이다. 린스컴은 정규시즌보다 중압감이 더 큰 포스트시즌에서 불펜투수로 훌륭한 피칭을 펼친 적이 있다(통산 15이닝 1실점). 그러나 이는 5년도 더 지난 일. 린스컴이 마무리의 심장을 가지고 있는지도 확인된 바가 없으며, 지난시즌을 통째로 쉰 투수에게 팀 최대 약점을 맡기는 결정 역시 아주 위험하다. 마무리 인선이 늦어지고, 결국 클라우디오가 흔들린다면, 텍사스의 시즌은 데자뷰가 될 것이다.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는 절대 강자 휴스턴을 나머지 팀들이 추격하는 판세다. 텍사스는 이 추격조 선두에 있다고 보기도 힘들다. 텍사스가 원한 오타니는 에인절스로 갔고, 텍사스가 했어야 할 불펜 보완은 시애틀이 더 잘했다. 오프시즌 동안 투수들을 모으고 모았지만, 먹어도 먹어도 배가 부르지 않는 기분이 든다. 객관적인 전력을 뛰어넘는 '어떤 것'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제프 배니스터 감독이 지금까지 보여준 지도력으로는 그것을 만들어내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기사제공 이창섭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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