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구 아직 가야할 길이 멀었어요~!"
웃으며 손사래 치는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42). 그는 V리그의 물줄기를 바꾼 주인공이다. 최 감독이 현대캐피탈 지휘봉을 잡았던 2015년 4월. 기대감은 높지 않았다. 현대캐피탈은 2014~2015시즌 V리그 7개 팀 중 5위였다. 최 감독은 감독 부임 한 달 전까지만 해도 현역 선수였다. 선수 시절 세터상 7회에 빛나는 '컴퓨터 세터' 최태웅. 하지만 지도자로서도 성공하리란 보장은 없었다.
세간의 의심을 비웃기라도 하듯 최 감독은 지휘봉을 잡자마자 최정상에 올랐다. 현대캐피탈을 2015~2016시즌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다. 7년만의 V리그 우승. 최 감독은 최연소 리그 우승, 최초 부임 첫 시즌 우승 타이틀을 얻었다. 또, 선수와 감독으로 V리그 우승을 경험한 최초의 인물이 됐다.
운이 아닌 실력으로 일군 성과였다. 최 감독은 '스피드 배구'를 천명, V리그에 뿌리 깊게 자리잡고 있던 '몰빵 배구'의 흐름을 거부했다. 외국인선수의 공격 점유율을 낮췄다. 선수 전원이 리시브를 할 수 있는 체계를 이식시켰다. 센터가 측면에서도 날아오르고, 세트는 낮고 빠르게 전후위로 쏘아 올려졌다. 기존 한국 프로배구에서 볼 수 없었던 신선한 변화였다.
성공가도가 이어졌지만, 아쉬움도 있었다. 2015~2016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OK저축은행에 패했다. 2016~2017시즌엔 대한항공을 꺾고 챔피언에 등극했지만, 정규리그 우승을 놓쳤다. 그리고 2017~2018시즌, V리그 우승을 일찌감치 확정한 현대캐피탈은 11시즌만의 리그-챔피언결정전 통합우승에 도전한다. 현대캐피탈의 마지막 통합우승은 2005~2006시즌. "걱정도 되고 부담도 된다"며 웃던 최 감독은 이내 진지한 목소리로 "이 시기가 되면 나보다 선수들이 더 긴장하기 마련"이라고 했다.
최 감독은 "아직 올 시즌 리그도 남고, 챔피언결정전도 남았다"면서도 "그래도 돌아보면 남 부끄럽지 않게 내 모든 것을 다해 달려오긴 했다"고 말했다. V리그의 물줄기를 바꾼 '스피드 배구.' 최 감독 고뇌의 산물이었다. 그는 "전술, 전략 고민은 당연히 해야 한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선수 개인기량 발전을 어떻게 이룰 것인가 생각을 많이 했다"며 "빠르고 체계적인 팀의 틀 속에서 선수 개인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고민을 계속 해왔다"고 말했다.
제대로 된 접근이었다. 최 감독 부임 후 현대캐피탈은 '극강팀'이 됐다. 하지만 시행착오도 있었다. 최 감독은 "선수들을 너무 '경기적'으로만 봤다. 예를 들어 지난 시즌 2라운드를 앞두고 문성민이 많이 힘들어했는데 나는 선수 경기력을 끌어올려보겠다고 이런 저런 경기적 부분을 짚었다. 그런데 문성민이 오히려 큰 부담을 느끼더라"라고 털어놨다.
은사의 도움을 받았다. 김호철 전 현대캐피탈 감독의 조언. 최 감독은 "김 감독님께서 '그냥 선수를 끌어안아줘라'라고 하셨다. 그렇게 노력을 하니 문성민도 부담을 내려놓고 좋은 모습을 보였다. 챔피언결정전 2차전까도 힘들어하다가 4차전 앞두고부터 확 좋아졌다"고 회상했다.
'최태웅 시스템'이 안착된 현대캐피탈, 그 전력이 탄탄하다. 갑작스러운 외국인선수 교체, 주축선수의 부상 및 군 입대 이탈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바야흐로 '최태웅 시대'가 열렸다. 하지만 이번에도 자세를 낮춘다. 최 감독은 "선수들과 든든한 프런트가 없었다면 불가능했다"라며 "감독을 하니까 이런 저런 말이 많아지더라. 그 때마다 신현석 단장, 김성우 국장이 말 없이 내 이야기를 들어주셨다"고 했다. 이어 "선수, 스태프, 프런트가 최선을 다 한 것에 나는 숟가락 하나 얹었을 뿐"이라고 했다.
한사코 부인하지만 지금은 '최태웅 시대'가 맞다. 최 감독의 자신감에 찬 목소리가 이를 대변한다. "팀이 하나로 뭉쳐서 착착 돌아간다고 해야될까요? 그런 느낌이 있어요. 선수들의 자신감도 엄청 올라왔구요. '우리가 현대캐피탈이다' 이런 분위기가 형성됐어요. 매우 긍정적이죠."
임정택 기자
기사제공 스포츠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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