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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에서 살아난 두경민, 소속팀에서도 다시 활약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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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팀 원주에서 여러 논란 두경민, 팀에서 다시 자리 되찾을까

[오마이뉴스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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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어간다! 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2019 FIBA 농구 월드컵' 아시아예선전 대한민국과 뉴질랜드 남자농구 국가대표팀 경기에서 대표팀 두경민이 슛하고 있다.
 


두경민(원주 DB)이 국가대표팀에서 부활의 가능성을 보여주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두경민은 지난 26일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2019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예선 A조 4차전 뉴질랜드와 홈경기에서 21분간 출장하여 15점 2리바운드 4어시스트 2스틸로 활약했다. 

두경민은 대표팀에서는 벤치에서 출전했지만 전반부터 남다른 존재감을 보였다. 가드와 슈터를 넘나들며 과감하고 공격적인 플레이가 돋보였다. 외곽슛은 물론 공간이 열리면 자신감 있게 골 밑을 파고드는 속공과 돌파도 여러 차례 시도했다. 두경민에 대한 전력분석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았던 뉴질랜드는 한동안 당황한 기색을 보이기도 했다. 

수비에서도 근성을 보이며 상대 선수에게 끈질기게 달라붙는가 하면 루즈볼을 잡기 위하여 몸을 날리는 허슬플레이도 마다하지 않았다. 뉴질랜드전에서 29점 11리바운드로 분투한 리카르도 라틀리프(라건아)와 함께 대표팀 '새내기 듀오'의 활약은 팀 패배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갖게 하기 충분했다.

사실 두경민은 이번 대표팀 합류과정에서 가장 논란을 자아냈던 선수다. 올시즌 프로리그에서 '커리어 하이'시즌을 보내며 MVP 후보로 거론될만큼 성장한 모습을 보였지만 시즌 후반기 갑작스러운 부진과 이상범 원주 감독과의 불화설에 휩싸이며 이미지가 급추락했다. 플레이오프 기간에 결혼 일정을 잡거나, 울산 현대모비스와의 리그 경기에서 불거진 태업 의혹 등 여러 가지 구설수가 더해지며 두경민을 향한 여론은 순식간에 악화됐다. 

두경민은 국가대표 소집 전까지 리그 4경기에서 연속으로 출전명단에서 제외됐다. 사실상 '문책성 제외'라고 보는 시각이 대부분이었다. 소속팀에서 물의를 일으키며 경기도 못 나가는 선수가 대표팀에 합류하는 것을 두고 팬들의 부정적인 반응도 적지 않았다. 

허재 국가대표팀 감독은 논란 속에서도 일단 소속팀과 대표팀의 사정은 별개라며 두경민의 합류를 밀어붙였다. 두경민은 대표팀에 합류하기 직전 이상범 감독과 구단 측에 공식적으로 사과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도 여전히 우려는 남았다. 그간 대표팀과는 유독 인연이 없었던 데다 '듀얼가드' 성향의 두경민이 과연 국제대회에서도 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다.

두경민 선수와 소속팀 원주에 중요한 분기점 될 시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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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은 누구에게? 2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2019 FIBA 농구 월드컵' 아시아예선전 대한민국과 홍콩 남자농구 국가대표팀 경기에서 대표팀 두경민이 볼 다툼을 하고 있다.
 


두경민은 이번 홍콩-뉴질랜드와의 홈 2연전을 통하여 일부의 우려를 불식시킬 만한 활약을 선보였다. 허재 감독은 대표팀에서 두경민을 득점원으로 적극 활용하겠다는 복안을 내비쳤다. 두경민은 이정현-전준범-허웅과 함께 대표팀의 슈터진을 이끌며 공수에서 활발한 플레이로 자신의 존재감을 증명했다. 

우려했던 경기감각의 문제는 전혀 없었다는 것도 다행이지만, 인상적인 부분은 승부에 임하는 집중력이나 열정이었다. 두경민이 한동안 소속팀에서 뛰지 못한 한이라도 풀듯이 코트위에서 그야말로 강렬한 에너지를 쏟아냈다. 집중력만 잃지 않으면 두경민이라는 선수가 얼마나 위력적일 수 있는지를 보여준 모습이었다. 두경민이 다음 대표팀 소집에서도 충분히 발탁될 수 있을만한 자격을 증명한 순간이었다.

이제 관건은 두경민이 소속팀으로 복귀한 후에도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가에 달렸다. 원주는 최근 두경민을 전력에서 제외하고도 승승장구하며 정규리그 우승을 눈앞에 둔 상황이다. 이상범 감독은 '원칙'을 강조하며 "성적 때문에 선수에게 끌려다니지 않는다"고 공언한바 있다. 원주 팬들도 두경민의 처신에 실망감을 느끼며 '차라리 두경민이 없는 게 낫다'고 생각한 이들이 적지 않았다. 두경민은 소속팀으로 복귀해서도 초심으로 돌아가 경기 내외적으로 백의종군한 모습을 보여줘야 할 필요가 있다. 

두경민은 태업 논란 전까지 유력한 MVP 후보로도 거론된 바 있다. 이번 논란으로 이미지를 다소 깎아먹기는 했지만 여전히 국내 선수중 올시즌 두경민의 활약에 견줄만한 후보는 많지않다. 가장 강력한 경쟁자인 오세근도 공동 5위에 그치고 있는 팀성적이 걸림돌이다. 개인 최고성적에 팀의 정규리그 우승이라는 프리미엄까지 붙는다면 두경민에게는 생애 첫 MVP 수상이라는 목표도 아직 충분히 현실성이 있다. 

비 온 뒤에 눈이 굳는다고 했다. 두경민이 진심으로 사죄하고 이상범 감독과 팀동료들, 팬들이 너그럽게 포용하는 모양새가 이루어진다면 원주의 팀워크가 더욱 단단해지는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 2007-08시즌 이후 10년만의 통합우승을 노리는 원주에게 있어서 두경민은 반드시 필요한 전력이다. 올시즌이 끝나고 원주의 레전드 김주성이 은퇴를 선언한 데다, 두경민은 군입대와 아시안게임 출전을 앞두고 있다. 두경민과 원주에 있어서 모두 중요한 분기점이 될 수 있는 시즌인 셈이다. 

결국 팀이 빛나야 지신도 빛난다. 두경민에게는 이번 사태가 아프지만 좋은 교훈이 되었을 것인가. 소속팀으로 돌아간 두경민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한결 성숙해진 선수로 거듭날 수 있을까.

 

기사제공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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