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피닉스(미 애리조나주), 최익래 기자] "팔꿈치 염증이 투구에 영향이 있으면 그건 진짜 문제다. 하지만 해외 무대 4년간 단 한 번도 아파서 공을 못 던진 적 없다". '돌부처' 오승환(36)의 자신감이다. 그는 여전히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할 자원이다.
지난 7일(이하 한국시간), 현지에서 오승환과 텍사스의 계약 소식이 전해졌다. 1+1년 총액 925만 달러. 옵션이 덕지덕지 붙은 계약이었지만, 오승환은 마무리 투수 보장에 끌렸다. 그만큼 의욕이 강했던 오승환이다. 오승환은 이튿날 메디컬테스트를 진행했다.
하지만 구단의 '오피셜' 계약 발표가 차일피일 미뤄졌다. 메디컬테스트 직후 LG 스프링캠프지에서 만난 오승환의 표정이 밝았기에, 거기서 문제가 있을 거로는 예상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텍사스는 오승환의 팔꿈치 염증을 문제삼았다. 이를 빌미로 오승환 측에게는 몸값 낮추기를 시도하면서, 현지 언론에는 '계약 무산' 소스를 흘렸다. 이에 발끈한 오승환 측은 계약을 스스로 철회했다.
오승환으로서는 황당한 상황이다. 오승환의 팔꿈치 염증은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 때부터 있었다. 세인트루이스와 계약할 때도 이 점이 확인됐지만 별다른 문제는 없었다. 텍사스 측에서도 오승환의 '현재'는 인정하면서 '부상 가능성'을 언급했다. 부상 없이 뛰는 프로야구 선수는 없다. 오승환도 "그 정도의 염증은 MRI 찍어보면 많은 투수들에게 발견될 것이다"라고 어이없어했다. 만일 팔꿈치가 문제였으면 깔끔하게 계약을 안 했으면 그만이다. 하지만 몸값을 낮춰서라도 그를 붙잡으려 했다. 오승환의 현재를 인정했기 때문이다.
오승환은 "투구에 영향이 전혀 없다. 만약 공을 던질 때 염증 영향이 있다면 나부터 문제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건 결코 아니다"라며 펄쩍 뛰었다. 과연 오승환은 텍사스의 판단처럼 경쟁력 높지 않은 투수인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아닐 가능성이 높다. 오승환은 메이저리그 첫해인 2016년, 세인트루이스에서 76경기에 등판해 79⅔이닝을 소화하며 6승3패 19세이브14홀드, 평균자책점 1.92를 기록했다. 중간계투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마무리 투수까지 꿰찰 만큼의 활약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62경기서 59⅓이닝을 소화하며 1승6패 20세이브7홀드, 평균자책점 4.10으로 좋지 못했다.
오승환의 구위가 떨어졌기 때문일까. '브룩스베이스볼'에 따르면 오승환의 지난해 속구 피안타율은 2할8리, 피장타율은 0.296에 불과했다. 지난해는 속구 피안타율 2할4푼8리, 피장타율 0.381로 다소 상승했다. 하지만 여전히 평균 이상 수준이다. 문제는 체인지업과 커브의 피안타율이 너무 뛰었기 때문이다. 오승환의 구위 자체가 떨어진 건 아니지만, 변화구에 익숙해진 타자들이 그를 어느 정도 공략했다는 뜻이다.
때문에 오승환도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실제로 강상수 LG 투수코치에게 스플리터와 체인지업 그립에 대해 물으며 '새 변화구' 장착에 몰두 중이다. 강상수 코치는 오승환에게 스플리터를 제안했고, 그도 수긍했다. 팔꿈치에 이상이 없기에 나온 자신감이다.
오승환은 "국내 복귀 포함한 모든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있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유수의 구단들이 오승환 관찰에 나섰다. 수년째 그를 지켜본 이부터 구단 부사장까지 오승환을 지켜보기 위해 훈련장을 찾았다. 여전히 그는 가치 있는 불펜투수다.
과연 오승환의 행선지는 어디일까. 오승환이 좋은 성적을 낸다면, 텍사스로서는 후회할 수밖에 없다. /[email protected]
[사진] 피닉스(미 애리조나주)=지형준 기자
기사제공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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