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민준구 기자] 3연승 행진을 달린 전자랜드가 네이트 밀러의 합류 이후 더 강해졌다.
인천 전자랜드는 지난 11일 인천삼산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전주 KCC와의 경기에서 74-64로 승리했다. 이날 전자랜드는 12개의 스틸은 물론, KCC의 무수한 실책(20개)을 유발하며 뜻 깊은 승리를 거뒀다.
전자랜드는 최근 6경기에서 5승 1패를 기록하며 상위권 팀들 가운데 가장 좋은 분위기를 내고 있다. KGC인삼공사가 주축 선수들이 크고 작은 부상을 당하며 하락세를 낸 현재, 전자랜드는 5위 수성은 물론 4위 현대모비스를 넘어설 준비를 하고 있다.
좋은 분위기는 밀러의 합류 이후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조쉬 셀비가 오른 발목 부상으로 이탈한 전자랜드는 국내무대 경험이 있는 밀러를 선택했고 탁월했음을 증명했다.
밀러의 개인 기록이 대단한 것은 아니다. 6경기에 출전해 평균 12.3득점 4.5리바운드 2.3어시스트 2.1스틸로 무난한 편이다. 단신 외국선수임에도 기본 옵션으로 갖춰야 할 3점슛(0.6)은 경기당 1개도 성공시키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밀러 효과는 단순히 스탯에서만 나오지 않는다. 셀비에게는 바랄 수 없었던 언더사이즈 빅맨 수비와 경기 흐름을 바꾸는 스틸 등 다양한 측면에서 큰 효과를 보이고 있다. 한 가지 예로 KCC전 3쿼터 중반 안드레 에밋의 공을 가로채 속공 득점으로 연결시킨 장면으로 에밋의 공격을 무산시키며 KCC의 추격의지를 꺾을 수 있었다. 에밋의 돌파가 성공했다면 KCC에 분위기가 넘어갈 수도 있었기에 밀러의 스틸 하나는 승리를 부른 것과 같았다.
또 강상재와 정효근의 수비 부담을 줄여주고 있다. 유도훈 감독은 “밀러가 오면서 가장 큰 효과라고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상대 언더사이즈 빅맨 수비를 해준다는 것이다. 셀비에겐 바랄 수 없었던 부분이 해결되니 농구가 더 잘 된다. (정)효근이와 (강)상재가 밀러의 도움을 받아 체력 안배도 할 수 있으니 더 공격에 집중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부상 및 체력 저하로 힘겨워하던 두 젊은 포워드들이 공격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전자랜드는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됐다.
밀러가 오면서 가장 기대된 건 단연 스틸이다. 전자랜드는 밀러가 오기 전에도 이미 스틸 1위 팀으로 박찬희, 브랜든 브라운 등 가로채는 능력을 갖춘 선수들이 즐비하다. 그러나 밀러가 오면서 한층 더 깊이를 더했다.
상대 팀의 입장에선 박찬희와 차바위의 타이트한 앞 선 수비를 뚫어내도 브라운과 밀러가 뒤에 있어 부담이 된다. 골밑까지 밀고 들어가도 몸 아래에서 공을 긁어내는 선수들이 있다. 현대모비스와 KCC는 전자랜드의 이런 수비에 휘말리며 무려 20개 이상의 실책을 저질렀다.
밀러 합류 이전 39경기에서 평균 8.0개의 스틸을 기록한 전자랜드는 합류한 뒤 펼친 6경기에서 평균 10.6개의 스틸을 기록하고 있다.
※ 네이트 밀러 합류 이후 전자랜드 스틸 기록
1월 31일 vs 부산 KT 11개
2월 2일 vs 서울 삼성 7개
2월 4일 vs 울산 현대모비스 13개
2월 7일 vs 원주 DB 12개
2월 9일 vs 창원 LG 9개
2월 11일 vs 전주 KCC 12개
밀러 합류 전 39경기 평균 8.0스틸
밀러 합류 이후 6경기 평균 10.6스틸
이번 시즌 내내 외국선수에 대한 고민이 깊던 유도훈 감독은 밀러의 존재감 덕분에 조금씩 웃음을 되찾고 있다. 덩달아 살아난 전자랜드는 리그 1, 2위 팀을 연달아 꺾으며 SK와 현대모비스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정규리그를 떠나 플레이오프까지 바라보고 있는 지금, 밀러의 합류로 강해진 전자랜드는 그 누구도 쉽게 볼 수 없는 팀으로 변모했다.
# 사진_점프볼 DB(홍기웅 기자)
2018-02-12 민준구
기사제공 점프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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