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임재원 기자= 있다 없으나, 없다 있으나 크리스티안 에릭센(25, 토트넘 홋스퍼)의 존재감은 확실했다.
토트넘 홋스퍼는 1일 오전 5시(한국시간)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18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25라운드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2-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토트넘은 7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달리게 됐다.
이날 경기 전 토트넘의 분위기는 다소 침체되어 있었다. 사우샘프턴 원정에서 고생 끝에 무승부에 그쳤고, 뉴포트와의 잉글랜드 FA컵 32강전에서도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토트넘 입장에서는 두 경기 연속 굴욕을 당한 셈이다.
공격 전개에서 문제점이 드러났다. 에릭센이 부상과 컨디션 저하로 인해 경기에 나서지 못하면서 빌드업에 문제가 생겼다. 에릭센의 자리에 델레 알리, 무사 시소코 등이 투입됐지만 어느 하나 에릭센만큼의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그리고 에릭센이 돌아왔다. 걱정도 있었다. 이제 막 복귀를 했기 때문에 온전한 컨디션을 보여줄지 미지수였다. 게다가 상대가 맨유였다. 맨유는 이번 시즌 내내 경기력 논란에 휩싸여있지만 수비 조직력만큼은 수준급이다. 과연 에릭센이 곧바로 존재감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에릭센이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11초였다. 에릭센은 경기 시작 이후 곧바로 득점포를 가동하며 맨유의 수비진을 무너트렸다. 토트넘이 미리 준비한 패턴 대로 롱패스 공격 루트가 이뤄졌고, 에릭센이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선제골 이후에도 에릭센의 플레이는 충분히 인상적이었다. 안정적인 공격 전개 능력과 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토트넘의 공격을 주도했다. 에릭센이 가세하면서 해리 케인, 손흥민 등 공격진들도 더욱 많은 찬스를 만들 수 있었다. 이 덕분에 양 팀의 슈팅 숫자는 22-6으로 크게 벌어졌다.
에릭센의 개인 스탯도 훌륭했다. 에릭센은 이날 경기에서 3개의 슈팅을 기록했고, 패스 성공률도 92.7%에 달했다. 에릭센의 포메이션과 스타일을 봤을 때 굉장히 수준급 수치다. 키패스 횟수도 무려 6회였다. 에릭센의 창의력에 맨유가 무너졌다는 것을 수치로도 느낄 수 있다. 공식 MOM(Man of the match)도 역시 에릭센의 차지였다.
사실 에릭센은 이번 시즌 다소 부진하다는 평가를 듣기도 했다. 에릭센은 이번 시즌 6개의 도움을 기록하고 있으나 예년에 비해서는 다소 부족한 감이 있다. 수치만으로는 수준급이지만 지난 두 시즌 연속 도움 2위를 기록했던 에릭센이기 때문에 느낄 수 있는 아쉬움이었다.
그러나 에릭센은 다시 한 번 경기력으로 증명했다. 에릭센이 돌아온 만큼 손흥민과 케인의 득점포도 다시 가동될 확률이 높아졌다.
기사제공 인터풋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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