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이하 한국시간) 아마추어 야구 선수 및 마이너리그 선수 평가에 있어 공신력을 인정받는 미국 야구전문매체 <베이스볼 아메리카>가 유망주 랭킹 TOP 100을 발표했다.
2018년 <베이스볼 아메리카>의 유망주 랭킹 상위 100명은 유명 칼럼니스트인 JJ 쿠퍼, 맷 에디, 벤 베들러, 조시 노리스, 카일 글레이서가 지난해 동안 각 팀 스카우트와 코치 및 프런트들의 의견을 취합해서 작성했다. 선정 기준은 유망주의 잠재능력과 신체적인 툴, 현재까지 마이너리그에서 보인 성취를 종합한 결과다.
유망주 자격의 기준은 메이저리그의 신인 자격과 동일하다.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선수 중에서도 타자는 130타수 이상, 투수는 50이닝 이상을 소화하지 않는다면 유망주로 분류했다. 마찬가지로 부상자 명단(DL)에 등재된 시기를 제외하고 25인 로스터에 45일 이상 등록된 선수는 유망주로 분류되지 않았다.
1위부터 10위까지의 순위는 아래와 같다.
이번 메이저리그 TOP 100 유망주 선정에 있어 주요 특징들을 살펴보자.
베이스볼아메리카 선정 2018년 유망주 랭킹 1위를 차지한 로날드 아쿠나(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올해 초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구단 수뇌부 22명을 대상으로 '최고의 유망주'에 대한 설문을 했다. 그 결과 10표를 받은 '투타 겸업 선수' 오타니 쇼헤이(23, LA 에인절스)가 1위에 올랐다. 한편, 지난해 상위 싱글A부터 트리플A까지 폭격한 데 이어, AFL MVP로 선정됐던 로날드 아쿠나(20,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는 8표를 받아 2위에 그쳤다.
반면, <베이스볼아메리카>는 아쿠나를 1위로, 오타니를 2위로 선정했다. 유망주 평가에 있어서 양대 매체로 평가 받는 두 사이트가 선정한 '최고 유망주'가 갈린 것은 모처럼만의 일이다. 이는 그만큼 두 선수의 잠재력이 막상막하라는 것을 뜻한다.
아쿠나는 만 19세였던 지난해 상위 싱글A인 플로리다 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해서 첫 28경기 동안 타율 .287 3홈런 19타점 14도루를 거두고 있었다. 그런데 한 단계 위로 평가 받는 더블A에서는 타율 .326 9홈런 30타점 19도루로 더 뛰어난 성적을 기록하더니, 트리플A에 올라가서는 타율 .344 9홈런 33타점 11도루까지 기록해버렸다.
즉, 아쿠나는 상위리그로 갈수록 오히려 더 잘했다. 이런 아쿠나를 향한 애틀랜타의 기대는 상상을 초월한다. 올겨울 애틀랜타가 LA 다저스와 '창의적인 트레이드(맷 캠프 ↔ 애드리안 곤잘레스, 스캇 카즈미어, 브랜든 맥카시)'를 진행한 이유 역시, 아쿠나에게 시즌 시작부터 주전으로 뛸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서 였다는 얘기가 들릴 정도였다.
베이스볼아메리카 TOP 3 유망주의 20-80 스케일
1. 로날드 아쿠나(20), 외야수, 우투우타
정확도 60 파워 70 주루 70 수비 70 어깨 60
2. 오타니 쇼헤이(23), 투수/지명, 우투좌타
패스트볼 80 스플리터 70 슬라이더 60 커브 45
정확도 50 파워 60 스피드 60 수비 50 어깨 70
3. 블라디미르 게레로 Jr, 3루수, 우투우타
정확도 80 파워 70 주루 40 수비 40 어깨 50
한편, 오타니는 메이저리그에서 1919시즌 베이브 루스 이후 단 한번도 성공한 적이 없었던 투타 겸업에 도전하는 선수다. 2016년 그는 트리플A 이상의 실력을 지녔다고 평가받는 NPB에서, 투수와 타자 양쪽에서 활약하며 퍼시픽리그 MVP를 차지했다. 이해 그는 투수로서 10승 4패 140.0이닝 평균자책 1.86을, 타자로서 104경기 22홈런 67타점 타율 .322 OPS 1.004를 기록했다.
2017년 발목 부상으로 인해 투수로서 5경기, 타자로서 65경기 출전에 그친 데 이어, 시즌이 끝나고 팔꿈치에 코르티손 주사를 맞았다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관심은 꺼질 기미를 몰랐다(30개 구단 가운데 27개 구단이 포스팅에 참여). 따라서 아쿠나와 오타니가 1~2위를 차지하는 것은 사실 정해진 것이나 다름 없었다.
그보다 놀라운 소식은, 만 18세에 불과한 블라디미르 게레로 Jr.가 양대 매체에서 모두 전체 3위에 올랐다는 점이다. 게레로 주니어는, 올해 명예의 전당 헌액이 유력한 '그라운드의 야수' 블라디미르 게레로의 아들이다. 아직 싱글A에서 뛰는 그가 이토록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이유는,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동물적인 타격 감각 때문이다.
* 20-80 스케일의 대략적인 기준선(Ask BA 참조)
80 엘리트 등급: 타율 .320 이상, 홈런 40개 이상
70 플러스-플러스 등급:
60 플러스 등급: 타율 .300, 홈런 30개 이상
50 에버리지(평균) 등급: 타율 .270 내외, 홈런 15개 내외
40 평균 이하 등급:
20 푸어(최하) 등급: 타율 .220 이하, 홈런 1개 내외
게레로는 12시즌 연속 3할 타율 이상을 기록했던 아버지처럼 공을 맞히는 재주를 타고났다는 평가를 받는다. 동시에 매 시즌 30~40개의 홈런포를 쏘아올릴만한 파워도 갖추고 있다. 아버지로부터 수비력이나 주루 솜씨는 물려 받지 못한 점은 아쉽지만, 대신 그는 '배드 볼 히터'였던 아버지와는 달리, 타석에서의 참을성까지도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
2. 투수 유망주 강세
지난해까지 2년간 메이저리그 상위권 유망주의 '대세'는 유격수 포지션이었다. 2010년부터 시작된 오랜 투고타저 시대가 끝나고, 코리 시거와 프란시스코 린도어, 카를로스 코레아 같은 공격력과 수비력을 겸비한 유격수들이 등장하면서 생긴 현상이다. 따라서 2017시즌을 앞두고 발표된 유망주 랭킹 상위 10명 가운데 4명(토레스, 스완슨, 로사리오, 아다메스)가 유격수였다.
하지만 올해 들어선 변했다. 상위 10명 가운데 유격수는 2명 뿐이며, 상위 20위로 확대해도 유격수는 4명밖에 되지 않는다. 대신, 지난해 상위 20명 가운데 2명밖에 없었던 투수 유망주들이 7명으로 늘어났다. 그동안 투수 유망주에 대한 평가가 야수 유망주에 비해서 박했던 것을 고려한다면, 놀랄만한 변화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났는지 추측하기는 어렵지 않다. 바로 2.5시즌 동안 지속되고 있는 '홈런 급증 현상' 때문이다. 2014시즌 전체 4186개에 불과했던 리그 홈런수는, 2015시즌 4909개에서, 2016시즌 5610개(역대 3위)로 늘어났고, 마침내 2017시즌 6105개로 역사상 가장 많은 홈런이 나왔다. 당장 20홈런 이상을 기록한 타자만 해도 117명이다.
포지션별 TOP 100 명수
야수 56명
외야수 27
유격수 13
3루수 6
포수 4
2루수 3
1루수 3
투수 44명
우완 투수 34
좌완 투수 10
투타 겸업 2 (오타니 쇼헤이, 브랜든 맥케이)
이제 웬만한 팀에는 20홈런 이상 치는 선수가 적어도 서너 명은 포진되어 있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홈런을 쳐줄 타자보다는, 홈런을 막아줄 투수들에 대한 평가가 높아진 것이다. 한편, 상위권 유망주 가운데 발 빠르고 수비 잘하는 외야수들이 예년에 비해 급격히 증가하는 현상에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3. TOP 100 유망주를 가장 많이 배출한 팀은?
2018년 BA TOP 100을 바탕으로 계산한 메이저리그 팜 랭킹. 1위부터 100위까지 유망주들에게 순차적으로 부여한 다음, 팀별로 이를 더하는 방식으로 구했다. 점수 부여 기준은 1위를 100점으로, 100위를 1점으로 계산하는 MLB.com 방식을 따랐다(자료=엠스플뉴스 이현우)
지난해 MLB.com에는 흥미로운 유망주 관련 칼럼이 올라왔다. TOP 100 유망주들에게 순차적으로 점수를 부여한 다음(1위는 100점, 100위는 1점이다), 팀별로 이를 더한 값을 구해서 메이저리그 팜(farm) 랭킹을 메긴 칼럼이었다. 위의 표는 이와 같은 방식을 올해 <베이스볼 아메리카> TOP 100에 적용한 결과다.
그 결과 2018년 팜 랭킹 1위는 TOP 100 내에 유망주 8명이 포함된 애틀랜타가 차지했고, 샌디에이고와 탬파베이, 양키스가 뒤를 이었다. 반면, 11위권 내에 각각 2명씩을 포진시킨 화이트삭스(4위 일로이 히메네즈, 11위 마이클 코페치)와 토론토(3위 게레로, 8위 보 비셋)는 유망주의 양 대신 질로 승부하는 팀들이라고 할 수 있다.
팀별 TOP 100 유망주 보유 명수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8
뉴욕 양키스 6
탬파베이 레이스 6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6
밀워키 브루어스 6
시카고 화이트삭스 5
미네소타 트윈스 5
신시내티 레즈 5
LA 다저스 4
필라델피아 필리스 4
새인트루이스 카디널스 4
토론토 블루제이스 4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4
휴스턴 애스트로스 4
LA 에인절스 3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3
콜로라도 로키스 3
볼티모어 오리올스 3
보스턴 레드삭스 2
텍사스 레인저스 2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2
워싱턴 내셔널스 2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2
마이애미 말린스 2
뉴욕 메츠 1
시애틀 매리너스 1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1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1
시카고 컵스 0
캔자스시티 로열스 0
한편, 오랫동안 팜 랭킹에서 상위권을 차지했던 캔자스시티 로열스와 시카고 컵스는 TOP 100에 포함되는 유망주를 1명도 배출하지 못했다. 지난 몇 년간 월드시리즈 우승에 도전하면서 유망주를 지출한 결과다. 물론 여전히 우승권 전력인 컵스와 리빌딩을 앞둔 캔자스시티가 처한 상황을 동일한 시선에서 바라볼 순 없겠지만, 팜 랭킹의 하락은 컵스에게조차도 좋은 신호가 아니다.
수십 년간 노하우를 쌓은 끝에 메이저리 팀들의 유망주 분석이 과거에 비해 정밀해지면서, 높은 평가를 받은 유망주의 성공 가능성은 나날히 높아지고 있다. 즉, 더 이상 '유망주는 유망주일 뿐'이란 격언은 통용되지 않는다. 그 증거로 지난 2014년 팜 랭킹 상위권을 차지한 8팀 가운데 6팀이, 2015년 팜 랭킹 9팀 가운데 7팀이 2016시즌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이정도면 거의 팜 랭킹이 가까운 미래 성적을 담보한다고 봐도 된다. 역으로 말하면, 올해 팜 랭킹이 상위권에 든 팀의 팬들은 다가올 미래를 기대해도 좋다. 뛰어난 유망주는 최소한 좋은 선수를 영입하는 카드로라도 쓰일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베이스볼 아메리카 선정 유망주 TOP 100 명단
1 로날드 아쿠나 외야수 애틀랜타
2 오타니 쇼헤이 우완/지명 LA 에인절스
3 블라디미르 게레로 Jr 3루수 토론토
4 엘로이 히메네즈 외야수 화이트삭스
5 빅터 로블스 외야수 워싱턴
6 글레이버 토레스 유격수 양키스
7 닉 센젤 3루수 신시내티
8 보 비셋 유격수 토론토
9 페르난도 타티스 Jr 유격수 샌디에이고
10 포레스트 휘틀리 우완 휴스턴
11 마이클 코페치 우완 화이트삭스
12 미치 켈러 우완 피츠버그
13 워커 뷸러 우완 LA 다저스
14 브렌트 허니웰 우완 탬파베이
15 카일 터커 외야수 휴스턴
16 JP 크로포드 유격수 필라델피아
17 알렉스 레예스 우완 세인트루이스
18 루이스 브린슨 외야수 밀워키
19 윌리 아다메스 유격수 탬파베이
20 프린시스코 메히아 포수 클리블랜드
21 오스틴 헤이스 외야수 볼티모어
22 브렌든 로저스 유격수 콜로라도
23 루이스 고하라 좌완 애틀랜타
24 로이스 루이스 유격수 미네소타
25 식스토 산체스 우완 필라델피아
26 맥켄지 고어 좌완 샌디에이고
27 마이크 소로카 우완 애틀랜타
28 마이클 바에즈 우완 샌디에이고
29 헌터 그린 우완 신시내티
30 AJ 퍽 좌완 오클랜드
31 스캇 킨거리 2루수 필라델피아
32 루이스 우리아스 2루수 샌디에이고
33 트리스튼 맥켄지 우완 클리블랜드
34 카일 라이트 우완 애틀랜타
35 프랭클린 페레즈 우완 디트로이트
36 윌리 칼훈 외야수 텍사스
37 알렉스 버두고 외야수 LA 다저스
38 에스테반 플로리얼 외야수 양키스
39 브렌든 맥케이 좌완/1루 탬파베이
40 키버트 루이스 포수 LA 다저스
41 저스터스 셰필드 좌완 양키스
42 이안 앤더슨 우완 애틀랜타
43 프랭클린 바레토 유격수 오클랜드
44 오스틴 미도우스 외야수 피츠버그
45 제이크 바우어스 1루수 탬파베이
46 조 아델 외야수 LA 에인절스
47 케스톤 히우라 2루수 밀워키
48 테일러 트라멜 외야수 신시내티
49 헤수스 산체스 외야수 탬파베이
50 알렉스 파에도 우완 디트로이트
51 레오디 타베라스 외야수 텍사스
52 칼 퀀트릴 우완 샌디에이고
53 잭 플레허티 우완 세인트루이스
54 오스틴 레일리 3루수 애틀랜타
55 카슨 켈리 포수 세인트루이스
56 후안 소토 외야수 워싱턴
57 알렉 한센 우완 화이트삭스
58 루이스 로버트 외야수 화이트삭스
59 미겔 안두하 3루수 양키스
60 앤소니 알포드 외야수 토론토
61 브랜든 우드러프 우완 밀워키
62 요단 알바레즈 1루수 휴스턴
63 라이언 맥마혼 1루수 콜로라도
64 호르헤 마테오 유격수 오클랜드
65 콜비 알라드 좌완 애틀랜타
66 애드리안 모레존 좌완 샌디에이고
67 카일 루이스 외야수 시애틀
68 챈스 시스코 포수 볼티모어
69 미첼 화이트 우완 LA 다저스
70 샌디 알칸타라 우완 마이애미
71 라이언 마운트캐슬 3루수 볼티모어
72 맥스 프리드 좌완 애틀랜타
73 존 듀플란티어 우완 애리조나
74 코빈 버네스 우완 밀워키
75 몬테 해리슨 외야수 밀워키
76 JB 부커스카스 우완 휴스턴
77 알버트 아브레유 우완 양키스
78 맷 매닝 우완 디트로이트
79 헬리옷 라모스 외야수 샌프란시스코
80 브렛 필립스 외야수 밀워키
81 챈스 아담스 우완 양키스
82 댄 더닝 우완 화이트삭스
83 제이 그룸 좌완 보스턴
84 아도니스 메디나 우완 필라델피아
85 마이클 차비스 3루수 보스턴
86 타일러 오닐 외야수 세인트루이스
87 호르헤 구즈먼 우완 마이애미
88 더스틴 플라워스 외야수 오클랜드
89 자메이 존스 야수 LA 에인절스
90 타일러 말레 우완 신시내티
91 네이트 피어슨 우완 토론토
92 브렌트 루커 외야수 미네소타
93 닉 고든 유격수 미네소타
94 안드레스 히메네즈 유격수 메츠
95 완더 하비어 유격수 미네소타
96 완더 프랑코 유격수 탬파베이
97 스티븐 곤살베스 좌완 미네소타
98 제시 윙커 외야수 신시내티
99 라일리 파인트 우완 콜로라도
100 애덤 헤이슬리 외야수 필라델피아
이현우 기자
기사제공 엠스플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