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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축구 돋보기] 머리 밀고 ‘삼손’이 된 다비드 실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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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시티의 다비드 실바가 14일 스완지 리버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완지시티와의 프리미어리그 원정 경기에서 자신의 두 번째 골이자 팀의 세 번째 골을 터뜨린 뒤 환호하고 있다.게티이미지코리아

 

 

 

케빈 데 브라이너의 라스트 패스는 보는 것만으로도 아름답다. 라힘 스털링의 극장골은 심장을 터지게 하고, 골키퍼 에데르송의 동물적인 선방은 탄성을 자아낸다. 이들을 바라보는 맨시티 팬들이 눈부신 미래를 꿈꾸는 것도 당연하다.

31살 다비드 실바를 바라보는 맨체스터 시티 팬들의 감정은 또 다르다. 실바는 2012년 44년 만에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할 때 주역으로, 맨시티 영광의 시대를 상징하는 인물이다. 당시 주전 골키퍼였던 조 하트는 맨시티에서 자리를 잃고 웨스트햄으로 임대됐다. 야야 투레와 빈세트 콤파니는 완연한 하락세다. 세르히오 아게로와 함께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게 실바다. 영국의 록가수 노엘 갤러거는 2015년 “실바는 내 아내와 잠자리를 해도 된다”고까지 말했으니 그에 대한 맨시티 팬들의 애정이 어떤지를 짐작할 수 있다.

자리를 지키는 정도가 아니다. ‘메를린(아서왕의 마법사)’이라는 애칭에 걸맞게 최근 연일 마법을 부리며 맨시티의 연승행진을 이끌고 있다.

14일 스완지시티전 4-0 대승의 주역도 그였다. 실바는 선제골 포함 2골을 터뜨렸다. 첫 골은 옆으로 제기를 차는 듯한 동작으로 넣었고, 두 번째 골은 골키퍼가 달려나와 공간이 없는 가운데서도 슬쩍 볼을 들어올려 골키퍼를 넘겼다. 그의 임기응변이 자유자재의 경지에 올라 있다는 것을 보여준 장면이었다. 최근 3경기 연속골. 지난 4일 웨스트햄전에서 후반 38분 역전 결승골을 터뜨린 실바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더비전에서도 선제골을 넣어 2-1 승리에 기여했다.

맨시티는 실바의 활약으로 15연승을 질주, 아스널이 2001~2002시즌과 2002~2003시즌 두 시즌에 걸쳐 세웠던 프리미어리그 최다 연승(14연승) 기록을 갈아치웠다. 원정 9연승 행진도 이어가며 2008년 첼시가 세운 원정 11연승 기록에 2승 차로 다가섰다.

그의 활약상은 기록에서도 확인된다. 리그 5골8도움으로 골은 벌써 지난 시즌 기록(4골)을 넘어섰고, 어시스트는 지난 시즌과 타이기록이다. 올시즌 최고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는 데 브라이너와 골, 도움 모두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실바는 공격형 미드필더부터 중앙 미드필더, 윙어, 쉐도 스트라이커, 가짜 9번까지 모두 소화할 수 있는 테크니션이다. 볼을 잡으면 웬만해선 빼앗기지 않고 빈 공간의 동료 선수들에게 보내는 패스는 상대 수비를 일거에 무너뜨린다. 그래서 붙은 별명이 바로 ‘메를린’. 여기에 경기 흐름을 읽고 풀어가는 창조적인 능력도 탁월하다.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부터 브라이언 키드. 마누엘 페예그리니, 그리고 펩 과르디올라 감독까지 모두 그를 창조적인 플레이의 중추로 활용한 것도 그때문이다.

최근에는 과르디올라 감독으로부터 프리롤을 부여받으며 공격에 적극 가담, 골까지 펑펑 터뜨리고 있으니 맨시티 입장으로선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실바는 진정한 리더”라며 “그라운드에서 절대 숨지 않는다”고 말했다. “내가 ‘행운아’라고 말할 때 그것은 이니에스타, 사비와 함께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실바와 함께 있다”는 말에서도 과르디올라 감독의 그에 대한 애정이 느껴진다.

실바는 올 시즌 초반부터 머리를 밀고 경기에 나서고 있다. 삼손은 머리카락을 잘리자 ‘역발산기개세(力拔山氣蓋世)’의 힘을 잃었다. 실바는 머리를 밀고 삼손의 힘을 얻었다.

<류형열 선임기자>

기사제공 스포츠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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