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스토브리그에서 가장 기민하게 움직인 팀이 삼성 라이온즈다. 우선 롯데 자이언츠에서 FA(자유계약선수)가 된 국가대표급 포수 강민호(32)를 전격 영입해 야구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강민호가 원 소속팀 롯데와 협상이 지지부진하다는 걸 파악하고, 신속하게 움직인 결과다. 강민호를 영입해 취약했던 안방을 강화했고, 공격에선 은퇴한 이승엽 공백까지 메울 수 있게 됐다. 꼭 필요한 부분에 힘을 준 '핀 포인트' 영입이었다.
내년 시즌 재도약의 키를 쥐고 있는 외국인 전력도 마찬가지다. 공격의 핵인 4번 타자 다린 러프(31)와 잡음없이 재계약을 끝냈다. 러프는 지난 달 16일 올해보다 40만달러가 오른 총액 150만달러에 사인했다. 올시즌 134경기에 나선 러프는 타율 3할1푼5리-31홈런-124타점을 기록하는 맹활약을 했다. 뛰어난 클러치 능력으로 타점 1위에 올랐다. 그는 내년 시즌 팀에 꼭 필요한 전력이었다. 지난달 30일에는 새 외국인 투수 팀 아델만(30)을 총액 105만달러에 영입했다. 2016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아델만은 통산 43경기(33경기 선발)에서 9승15패-평균자책점 4.97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경력이나 구위를 보면, 10승 이상을 기대해볼만 하다는 게 구단 관계자의 설명이다.
리그를 대표하는 포수를 영입하고, 강력한 4번 타자를 눌러앉혔으며, 1선발급 선발 투수를 데려왔다. 추가 보강은 없을까.
삼성 구단 관계자는 "더이상 외부 FA를 영입할 계획이 없다"고 했다.
현재 FA 시장에는 중간급 선수들이 애매한 상황에 있다. 롯데 자이언츠 최준석(34), 넥센 히어로즈 채태인(35)은 새 팀을 찾고 있다. 원 소속팀에선 보상 선수없이 보상금만 받겠다며 이적의 길을 열어줬다. LG 트윈스에서 방출된 정성훈(37)도 새 팀을 물색하고 있다. 세 선수 모두 오랜 시간 공격 능력을 검증받은 베테랑이고 1루수, 지명타자 자원이다.
삼성 구단 관계자는 "그 포지션에는 러프가 있고, 기존 선수에 키워야할 젊은 자원들이 많다. 돈이 문제가 아니라 리빌딩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우리 팀 상황에 맞지 않는다"고 했다.
삼성은 남은 외국인 투수 한명에 전력 투구를 한다는 구상이다. 지난 2년 연속 9위에 그친 주 요인이 외국인 투수들의 부진이었다. 삼성 구단 관계자는 "여러 선수를 놓고 검토하고 있다.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진행하겠다. KBO리그 경험이 있는 선수도 후보에 올라있는데, 새 얼굴보다 가능성이 적다"고 했다.
민창기 기자
기사제공 스포츠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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