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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MLB] 투심, 류현진의 엘도라도 될까

난라다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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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스턴 애스트로스와 뉴욕 양키스의 리그 챔피언십시리즈 7파전. 휴스턴의 두 번째 투수로 나선 랜스 매컬러스(24)는 4이닝 6K 무실점 세이브를 따내는 동안 41개의 너클커브와 한 개의 체인지업, 그리고 12개의 패스트볼을 던졌다. 마지막 24구는 모두 커브였다.

비단 매컬러스뿐 아니라, 휴스턴은 올해 메이저리그에서 변화구를 가장 많이 던진 팀이었다.

휴스턴의 생각은 간단하다. 패스트볼, 그 중에서도 포심은 장타 허용률이 가장 높은 공이라는 것이다. 올 정규시즌에서 휴스턴 투수들이 던진 포심의 비중은 30.8%로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낮았다(메이저리그 평균 37.2%, 1위 콜로라도 4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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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의 공백을 딛고 돌아온 류현진(30·LA 다저스)은 올해 평균자책점 3.77과 126.2이닝을 기록했다(2013년 192이닝 3.00, 2014년 152이닝 3.38). 별 탈 없이 시즌을 끝냈다는 점에서 절반의 성공이었다.

2013 [bwar] 3.3 [fwar] 3.6
2014 [bwar] 1.9 [fwar] 3.8
2017 [bwar] 1.2 [fwar] 0.8
 
류현진에게는 두 개의 터닝 포인트가 있었다. 5월12일 쿠어스필드에서 4이닝 10실점(5자책)으로 크게 무너지고 나서 다음 경기부터 컷패스트볼을 던지기 시작한 것이 첫 번째. 6월18일 신시내티전 원정경기부터 구속이 올라가기 시작한 것이 두 번째다. 그리고 성적 변화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두 번째 터닝포인트부터였다.

11경기 2승6패 4.42 (12피홈런)
14경기 3승3패 3.23 (10피홈런)

평균 구속이 89.7마일(144.4km/h)을 기록한 첫 11경기에서 류현진의 패스트볼은 10개의 피홈런과 함께 피장타율 .819를 기록했다. 하지만 평균 구속이 90.8마일(146.1km/h)이었던 마지막 14경기에서는 피홈런 5개와 피장타율 .624로 나아졌다.

2017년 류현진을 절반의 성공이라고 한 데는 다른 이유도 있다. 후반기에 좋아졌다고는하나 패스트볼이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류현진의 패스트볼이 기록한 피안타율 .369는 341명의 투수 중 336위, 피장타율 .720은 341위 최하위였다(패스트볼 타수 100타수 이상). 1998년 이후 시즌 장타율이 .720을 넘었던 타자는 마크 맥과이어(1998)와 새미 소사(2001) 그리고 배리 본즈(2001~2004)뿐이다.

류현진 패스트볼 성적

2013 - 피안타율 .296 피장타율 .431
2014 - 피안타율 .278 피장타율 .393
2017 - 피안타율 .369 피장타율 .720

류현진의 패스트볼이 문제인 것은 회전수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이 던진 포심 패스트볼의 평균 분당 회전수가 2255회인 반면 류현진은 2066회로 하위권이었다(선발 1위 저스틴 벌랜더 2541회, 불펜 1위 칼 에드워즈 주니어 2677회, 오승환 2262회). 올해 다저스에서 포심의 평균 회전수가 류현진보다 떨어지는 투수는 없었다. 한편 회전수 정보는 2015년부터 제공되기 때문에 2013-2014년의 류현진이 어땠는지는 알 수 없다.

지난 10일 귀국 기자회견에서 류현진은 "포스트시즌 때 불펜 피칭을 하면서 투심 패스트볼을 많이 던졌다. 내년에는 투심도 준비할 예정이다"고 했다. 메이저리그 진출 후 고속 슬라이더와 컷패스트볼을 추가한 류현진에게 있어 투심은 가장 마지막까지 아껴둔 카드다.

 

 

 

 

 

류현진이 컷패스트볼을 장착하면서 참고한 투수는 댈러스 카이클(29·휴스턴)이다. 카이클도 패스트볼의 회전수 부족이라는 똑같은 고민을 가지고 있었다.

주요 에이스의 평균 회전수(포심+투심)

2540 - 저스틴 벌랜더
2503 - 맥스 슈어저
2451 - 다르빗슈 유
2378 - 잭 그레인키
2349 - 코리 클루버
2340 - 클레이튼 커쇼
2304 - 크리스 세일
2041 - 댈러스 카이클

회전수가 뛰어난 투수는 타고난다는 게 정설. 회전수를 후천적으로 높이는 거의 유일한 방법 또한 구속을 높이는 것이다. 이에 카이클은 포심보다 낮은 회전수를 가진 투심(싱커)을 던지는 것으로 회전수에 대한 고민을 해결했다.
 
커쇼나 리치 힐(2468회)처럼 회전수가 높은 패스트볼은 좋은 수직 무브먼트를 가진다. 타자들에게는 라이징 패스트볼로 느껴지는 것이다. 반대로 낮게 던지는 것이 목적인 투심(싱커)은 회전수가 평균 이하일 때 오히려 특유의 움직임이 살아난다. LA 에인절스의 개럿 리처즈(29)는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높은 회전수(2594회)의 투심을 던지는데 되려 높은 회전수가 땅볼 유도라는 투심의 본래 목적을 방해하고 있다.

회전수가 낮은 카이클의 경우 포심은 회전수의 경쟁력이 없지만(ML 평균 2255회, 카이클 2115회) 투심을 던지면 되려 회전수 경쟁력이 높은 투수가 된다(ML 평균 2165회, 카이클 2032회). 그리고 다저스에는 이미 카이클 같은 전력을 가져가는 선수가 있다. 던지는 패스트볼이 모두 투심(회전수 2031회)인 알렉스 우드(26)다. 올해 우드가 기록한 땅볼 비율은 100이닝 이상 134명 중 13위에 해당되는 것으로 우드는 피홈런의 시대도 비켜갔다.

땅볼% & 9이닝당 피홈런 비교

우드 [GB] 53.0% (13위) [HR/9] 0.89 (15위)
커쇼 [GB] 47.9% (41위) [HR/9] 1.18 (61위)
현진 [GB] 45.1% (60위) [HR/9] 1.56(110위)

카이클 [GB] 66.8% (1위) [HR/9] 0.93 (20위)

산타클로스 같은 수염을 제외하면, 류현진은 카이클을 닮아가고 있다. 보더라인 피치와 '스트라이크 같은 볼'을 즐기는 카이클은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온 공의 비율이 37.0%로 134명의 100이닝 이상 투수 중 132위였는데, 류현진은 38.8%로 131위였다. 반면 커쇼(49.5%)는 존에 들어온 공의 비율이 7번째로 높았다(리치 힐 4위). 류현진이 가야할 길은 커쇼가 아니라 카이클이라는 것이 여기서도 확인된다.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올해 류현진은 726개의 포심과 59개의 투심을 던졌다. 하지만 59개의 투심은 궤적상의 분류일 뿐 류현진이 의도한 공은 아니었다. 과연 류현진이 마음먹고 던지는 투심은 어떤 모습일까. 커터처럼 빠른 안착에 성공한다면 내년 류현진은 롱런의 가장 중요한 발판을 놓게 될지도 모른다.

기사제공 김형준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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