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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니? 7년 전 오늘 울브스 압도한 이청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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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닷컴] 윤진만 기자= 2010년 11월 울버햄튼 원더러스는 두 명의 한국 선수에게 질려버리고 만다.

 

먼저 11월 7일(이하 한국시간). 2010-11 프리미어리그 11라운드 맨유 원정에서 박지성의 멀티골 원맨쇼에 1-2 패배를 당했다. 1-1 팽팽하던 후반 추가시간 3분 등장한 버저비터골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지금도 간혹 하이라이트 영상으로 만나볼 수 있는, 올드트라포드를 광란의 도가니로 만든, 박지성의 ‘주춤주춤’ 왼발 슈팅.

 

박지성의 득점이 있고 일주일이 지난 시점이자,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7년 전인 14일. 볼턴원더러스 소속의 또 다른 한국 선수인 이청용이 울버햄튼에 비수를 꽂았다. 울버햄튼이 한국 선수들에게 딱히 잘못한 건 없다.

 

당시 이청용은 프리미어리그 입성 두 시즌째로 붙박이 오른쪽 미드필더로 활약했다. 컨디션이 최고조에 달했던 시절이다.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경기에서도 예정대로 선발 출전했다. 

 

경기 시작 1분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 첫 골을 이끌었다. 우측면에서 띄운 크로스가 상대 수비수의 머리에 맞고 나오자 곧장 헤더로 공을 골문 방향으로 다시 보냈다. 공은 골문 바로 앞에 떨어졌고, 공을 걷어내고자 부단히 애쓰던 울브스(울버햄튼 애칭)의 수비수 리처드 스티어만은 그만 자책골을 기록했다.

 

이청용의 번뜩이는 순발력과 영민한 상황 판단은 후반 22분 팀의 세 번째 골도 빚어냈다. 순간적인 움직임으로 수비 뒷공간으로 파고든 뒤, 케빈 데이비스로부터 공을 건네받은 그는 뒤따라오던 스튜어트 홀든이 먹기 좋게 패스를 떠먹여 줬다. 볼턴은 후반 중후반 연속골을 허용했지만, 이청용과 동료들이 진작 격차를 벌려놓은 덕에 3-2 승리를 챙겼다.

 

플레이 하나하나에 자신감이 넘쳤던 이청용은 그로부터 일주일 뒤 뉴캐슬과의 홈경기에서 리그 2호골도 맛봤다. 당시만 해도 볼턴과 오언 코일 감독 모두 이청용을 칭찬하기 바빴다. 대표팀에서나 소속팀에서나 이청용의 기세는 하늘을 찔렀다.

 

7년이 지난 지금, 2010-11시즌은 이청용의 ‘인생 시즌’으로 남았다. 4골 3도움을 기록한 데뷔 시즌의 포인트를 뛰어넘는 한 시즌 최다 포인트도 당시 기록했다.(3골 6도움) 마의 2년차도 가뿐히 극복한 그의 앞날은 창창해 보였지만, 2011년 8월 톰 밀러에게 ‘살인 태클’을 당한 뒤에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선수 생명을 위협하는 파울을 당한 뒤 굳은 의지로 재활에 성공한 이청용은 크리스털팰리스로 적을 옮겨 지금까지 활약 중이다. 11월 14일 현재, 프리미어리그 100경기에 출전했다. 간혹 벤치에도 앉지 못하는 현실 때문에 비판의 대상이 되곤 하지만, 9년이나 세계 정상급 리그에서 버티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사진=게티이미지

기사제공 골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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