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5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두산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시구를 위해 마운드에 오르면서 예상치 못한 특별한 만남을 가졌다.
이날 문 대통령이 마운드를 향해 걸어나갈 때 수행하던 구본능 KBO(한국야구위원회) 총재는 주심을 맡은 최수원 심판위원을 가리키며 문 대통령에게 무언가를 설명했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오’ 하고 놀라며 최 주심에게 가까이 다가가 반가운 표정으로 악수하고 짧은 대화를 나눴다.
이 장면이 카메라에 잡히자 문 대통령과 최 심판이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 궁금해하는 누리꾼들이 많았다.
문 대통령은 시구를 마치고 나오면서 최 주심에게 한 번 더 악수를 청했다.
당시 장내가 시끄러워 무슨 대화가 오갔는지 정확히 알려지진 않았으나 문 대통령이 놀란데는 이유가 있었다. 바로 최 주심이 문대통령과 인연이 깊은 고(故) 최동원 선수의 친 동생이자 부산 경남고 동문이기 때문이다.
‘무쇠팔’이라는 별명을 가졌던 최동원 선수는 현역 시절 통산 80차례의 완투승을 기록했고, 1984년에는 시즌 27승 223개 탈삼진 기록에 한국시리즈에서 혼자서 4승을 따냈다.
당대 최고의 몸값을 자랑하는 스타였지만, 상당수의 선수들이 낮은 연봉으로 고생 하던 당시 프로야구계의 현실에서 최동원 선수는 선수권익 보호를 위해 선수협의회 창설을 주도했다. 그 과정에서 프로야구계에서 미운 털이 박혀 훗날 고난의 나날을 보냈다. 이 때 선수협회 법률고문을 맡았던 변호사가 바로 문재인 대통령이었다.
최동원 선수는 1990년 선수생활을 마감하고 이듬해 부산직할시 의회 의원선거에 민주당 소속으로 출마했다가 낙선한 이력도 있다. 그는 2011년 9월 대장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문재인 대통령이 시구를 하러 나온 순간에 마침 최동원 선수의 동생을 만난 것이다.
잠깐의 만남이었지만 야구팬들은 “역사의 한 장면”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최 심판은 26일 한 매체를 통해 “제가 대통령님과 같은 학교를 나왔다. 그것 때문에 아마 놀라신 것 같다”며 “(대통령이)형님에 대한 이야기를 하셨는지는 함성 소리가 커서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기사제공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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