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일레븐)
1993년생의 벨기에산 공격수 미키 바추아이는 첼시 소속으로 두 시즌 째를 보내고 있다. 그러나 출전 시간이 풍족한 편은 아니다. 이적 초기 기대를 모았지만, 지금껏 바추아이에게 주어진 시간은 모든 대회 합산 ‘1,149분’에 불과하다. 이 시간을 뛴 경기 횟수(38회)로 나누면, 바추아이는 경기당 30.2분을 소화했다는 답이 나온다. 확실히 부족하기는 하다.
그러나 바추아이는 제한된 시간 속에서 나름 제 몫을 다했다. 많은 단점을 노출하며 비판도 받고 있으나, 골 하나만큼은 기가 막혔다. 바추아이는 첼시 유니폼을 입은 이래 총 16골을 넣었다. 경기당 몇 골인지를 계산하면 평범한 수치일 수 있지만, 바추아이의 분당 득점을 살피면 이야기가 다르다. 71.8분당 ‘한 골’이다.
前 아일랜드 국가대표 토니 카스카리노는 첼시 팬들이 바추아이에게 감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카스카리노는 “나는 바추아이가 ‘할 수 없는 것’과 관련해 엄청나게 많은 것을 들었다. 그러나 그가 할 수 있는 한 가지가 있다. ‘득점’이다. 60.57분마다 한 골을 넣는 기록은 바추아이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역사에서 가장 치명적인 스트라이커로 만들었다”라고 견해를 밝혔다.
단순하게 숫자만을 따진다면, 카스카리노의 의견은 틀리지 않다. 바추아이는 EPL에서 고작 7골 밖에 넣지 못했지만, 다섯 골 이상을 넣은 선수 중에는 분당 득점율이 가장 높다. 티에리 앙리도, 세르히오 아구에로도, 루드 반 니스텔로이도, 하비에르 에르난데스도, 모두 바추아이의 밑이다. 카스카리노는 바추아이 덕분에 슈퍼서브의 시대가 다시 올 가능성이 있다며, 그를 진정한 위협을 제공하는 공격수로서 높게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카스카리노의 소신과 달리, 바추아이를 향한 세간의 평가는 호불호가 갈린다. 서브로서 제 임무를 다한다는 따뜻한 시선도 있지만, 오프사이드 인식 능력 부족, 기회 생산 능력 결여, 수비 기여 부족, 볼 간수 능력 미흡 등 많은 측면에서 약점을 노출한다. 사실상 ‘피니시’ 하나로 버티는 셈이다.
그래도 바추아이 덕분에 첼시는 몇 차례 행복감을 맛봤다. EPL 9라운드 왓퍼드전에서는 바추아이의 멀티골로 역전승의 동력을 확보했고, UEFA 챔피언스리그서는 바추아이의 극장 결승골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원정에서 격파하는 힘이 됐다. 이처럼 ‘해결사’의 면모는 간간히 선보였던 바추아이다.
첼시 입단 이래 38경기 16득점 3도움 1,149분 출전. 좋다면 좋고, 나쁘다면 나쁜 기록이다. 수치상으로 ‘킬러 기질’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경기력 측면에서는 여전히 의문 부호가 따른다. 이런 이유로 바추아이는 이적설마저 심심치 않게 돌고 있다. 만일 바추아이의 마음이 여전히 첼시와 함께라면 조금은 더 보여줘야 한다. 아직은 부족해서다. 경기력 측면에서 성장하거나, 지금의 이미지를 굳혀 교체 투입될 때마다 특급 조커로서 활약해야 한다. 뭐가 됐든 그 색깔이 확실해져야 한다.
글=조남기 기자
사진=ⓒgettyImages/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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