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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타임즈] 첼시에 감도는 불길한 징조

난라다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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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에서는 성과가 쉽게 잊혀진다는 것을, 전임 감독은 너무도 잘 알고 있다.

 

[The Times/ By Oliver Kay, Chief Football Correspondent]

 

어젯밤(수요일, 이하 현지 시간), 카를로 안첼로티가 스탬포드 브릿지를 찾았다. (감독직에서 물러난 만큼, 잠깐 동안의 휴가를 즐길 만도 했다) 안첼로티로서는 눈 앞에 펼쳐지는 드라마를 보면서 찌릿한 익숙함을 느꼈을 것이다. 첼시는 또 다시 칼날 위를 걷고 있다. 지난 봄만 해도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기뻐했던 첼시는 벌써부터 또 한 번의 후유증과 결투를 벌이고 있는 듯하다.

 

2-0으로 앞서던 첼시가 3-2로 역전을 허용하던 때까지만 해도 첼시가 바로 우리 눈 앞에서 무너져 내릴 것만 같았다. 그러나 첼시는 깊게 파고들었고, 마침내 에당 아자르가 동점골을 터뜨리는 데 성공했다. 아자르의 동점골은 싸워 나가겠다는 정신력이 첼시에 온전히 남아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는 주제 무리뉴가 첼시를 이끌었던 두 시즌 전, 그리고 그리 기쁘지만은 않았던 안첼로티의 2010/11 시즌에는 없었던 그런 정신력이었다. 그렇지만 첼시에 대해 우려할 만한 징조는 여전히 찾아볼 수 있었다. 안첼로티는 감독과 보드진 사이의 불협화음을 알아차렸을 것이다. 또한 무리뉴와 마찬가지로, 피치 위에서의 어려움 역시 알아차렸을 것이다. 안첼로티 자신이 첼시의 감독이었던 때와 선수 구성이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안토니오 콘테와 첼시에게는 힘든 시즌이 되리라는 것이 드러나고 있다. 세스크 파브레가스, 티에무에 바카요코와 함께 다비드 루이스를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했다는 사실이 그 증거다. 유럽대항전이라는 추가적인 부담이 없었던 지난 시즌, 첼시는 결코 변하지 않을 것처럼 보이는 핵을 중심으로 팀을 구축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스쿼드에 균열이 생긴 듯 보였다. 이는 빅터 모제스와 은골로 캉테의 부상 때문만이 아니라 네마냐 마티치, 디에고 코스타와 같은 선수들이 팀을 떠났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난 시즌 콘테가 내세웠던 전술은 높은 평가를 받아 마땅하다. 누구도 첼시의 성공에 담겨 있던 정신적, 체력적 측면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지난 시즌의 첼시는 맹렬한 선수들로 이루어진 팀이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중원에는 캉테와 마티치가, 전방에는 코스타가, 오른쪽 윙백에는 모제스가 있었고, 그에 더해 넘치는 활력을 자랑하는 루이스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 마티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코스타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떠났고, 현재 캉테와 모제스는 부상을 당한 상태다. 그리고 루이스마저 후반전 이른 시점에 교체되며 훨씬 더 약해진 듯한 첼시를 뒤로 하고 경기장을 떠났다.

 

바로 이 부분이 콘테가 지난 여름 내내 초조해했던 문제다. 콘테가 그토록 라자 나잉골란을 영입하고 싶어했던 이유 중 하나이기도 했다. 나잉골란은 어젯밤(수요일) 최고의 경기력을 선보이지는 못했지만, 그럼에도 콘테가 놓쳤던 것이 무엇인지를 잠깐이나마 보여주었다.

 

나잉골란은 런던의 축축한 10월 밤에 무언가를 한다는 것을 좋아해본 적이 없었다. 지난해, 첼시 이적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축구가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잉글랜드에 제가 있는 모습을 상상하실 수 있나요? 언제나 비가 내리는 잉글랜드에?”

 

어젯밤(수요일), 전반전에는 대부분의 시간 동안 비가 내리기는 했다. 그러나 이미 비가 그친 뒤였던 하프 타임에 경기장은 훨씬 더 축축해졌다. 첼시 경기장 스태프들이 그 15분 동안 스프링클러를 가동했던 만큼 많은 물을 뿌리는 경우는 앞으로도 거의 보기 어려울 것이다. 경비 인력과 방송 담당 직원까지 서둘러 지원에 나섰다. 어딘가의 누군가가 경기장이 젖어 있기를 원했기 때문이었다. 아마도, 콘테의 사무실에서 그리 멀지는 않은 곳에 있었을 누군가가.

 

적절한 전투였다. 몇 년 전, 외부인의 시점에서 잉글랜드 축구에 대한 인상을 전했던 위르겐 클롭의 언급을 기억해볼 만하다. “비가 내리는 날씨에 피치는 질척거리고, 모두들 지저분한 얼굴로 집에 갑니다. 그 후로는 몇 주 동안 경기를 할 수가 없죠.” 이번 경기는 ‘중원의 싸움개’로서 완벽한 외양을 갖춘 나잉골란에게 딱 맞으리라 상상해볼 수 있는 유형의 경기였다. (다부진 체형, 모히칸 스타일, 심지어 일부러 양말에 구멍을 내는 미신까지) 하지만 어떤 선수를 분류하는 데에는 언제나 위험이 따른다. 몸싸움을 즐기는 만큼, 나잉골란은 기술적인 경기 역시 좋아한다. 그러나 루이스가 주변에 있었기 때문에 나잉골란이 기술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는 거의 없었다.

 

최근에는 축구 경기를 묘사하는 데 ‘격렬하다’는 말을 지나치게 많이 사용하는 경향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더라도 이번 경기는 극도로 격렬한 경기였다. 점유율 측면에서 뛰어난 순간도 있었지만, 하루 전에 있었던 맨체스터 시티와 나폴리의 경기와는 상반되는 양상이었다. 맨체스터 시티가 순수주의적인 경기를 통해 나폴리에게 2-1로 승리했다면, 어젯밤(수요일)에 맞붙은 잉글랜드와 이탈리아의 두 팀은 몸과 몸의 맞대결이었던 것이다. 심신미약자가 보기에는 견디기 어려웠을지도 모른다.

 

따라서, 루이스가 피치에 머물렀던 56분 동안 경기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선수일 수밖에 없었다. 루이스는 콘테의 이른 교체 지시에 감독을 탓하며 피치를 떠났다. 습하고 바람이 부는 서런던의 밤이든, 스토크 시티에서든, 뉴캐슬에서든 그 어디에서든 맡겨진 역할을 하고자 하는 루이스의 의지를 의심해서는 안 된다.

 

루이스가 교체되고 나서 로마가 2골을 넣었다는 것이 단순한 우연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2골 차의 우위를 날려버렸음에도 계속해서 반격하고, 아자르를 통해 끝내 마무리를 지었다는 것은 높이 평가할 만한 일이다. 앞으로 첼시가 우승 경쟁을 정상 궤도로 올려 놓기 위해서는 그와 같은 정신력과 의지를 필요로 할 것이다. 가을의 쓸쓸함이 깊어질 때 스탬포드 브릿지에도 불길한 바람이 불어올 수 있다는 말을 안첼로티가 전할지 모르지만, 콘테는 그런 조언을 필요로 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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