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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꾀에 빠진 프랑코나, 두 번의 마법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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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안형준 기자]

프랑코나 감독이 제 꾀에 넘어갔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는 10월 12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뉴욕 양키스와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 5차전 경기에서 패했다.

5차전에서 2-5로 무릎을 꿇은 클리블랜드는 2승 후 3연패, 리버스 스윕을 당하며 포스트시즌을 한 시리즈만에 마쳤다.

지난해 '밀러 타임'을 창조하며 월드시리즈 준우승을 거두고 단기전 투수 운용의 새 지평을 연 테리 프랑코나 감독은 이번 포스트시즌에도 마찬가지의 전략을 들고나왔다. 

프랑코나 감독은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트레버 바우어, 코리 클루버, 카를로스 카라스코의 순서로 3인 선발로테이션을 가동했다. 정규시즌 부진한 대니 살라자르는 선발진에 포함되지 못했고 정규시즌 12승(ERA 3.11) 투수인 마이크 클레빈저는 프랑코나 감독의 전략적 선택에 의해 불펜진으로 이동했다. 좌완 밀러와 우완 클레빈저로 경기 중반 '트윈 타워'를 세우겠다는 의도였다.

하지만 두 번의 마법은 없었다. 1차전에서 호투한 바우어는 3일 휴식 후 다시 등판한 4차전에서 무너지며(1.2이닝 비자책 4실점) 승기를 내줬고 믿었던 에이스 클루버는 2차전과 5차전에서 모두 부진하며 팀 패배의 원흉이 됐다. 

사실 지난해 클리블랜드의 3선발 로테이션은 선발투수들이 줄부상으로 쓰러지며 선택한 고육지책이었다. 클루버를 제외하면 이렇다할 선발투수가 없었던 프랑코나 감독은 조시 톰린과 신예 라이언 메리엇까지 선발진에 포함시키며 포스트시즌을 불펜싸움으로 몰고갔다. 

올시즌 상황은 지난해와 달랐다. 비록 부진했지만 살라자르가 있었고 클레빈저도 충분히 선발 로테이션을 지킬 수 있는 선수였다. 하지만 프랑코나 감독은 지난해 맛본 달콤함을 잊지 못했다.

짧은 휴식은 바우어에게 치명적인 독이 됐고 '오른손 밀러'를 기대한 클레빈저는 2경기에 등판해 1.1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13.50을 기록하며 붕괴했다. 올해 정규시즌 선발 21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84, 불펜 6경기에서 평균자책점 7.04를 기록한 클레빈저에게 불펜은 맞지 않는 옷이었다. 최후의 보루였던 밀러는 3차전에서 그렉 버드에게 결승포를 허용했고 밀러와 마찬가지로 5경기 중 4경기에 등판한 코디 앨런은 5차전 9회 쐐기 2실점을 기록해 마지막에 무너졌다.

물론 모든 비판은 결과론이다. 만약 프랑코나 감독이 지난해와 같은 성공을 거뒀다면 '밀러 타임'에 '클레빈저 타임'이 더해질 수도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월드시리즈에서 결국 4선발 로테이션을 운용한 시카고 컵스에 체력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패한 점을 감안하면 여력이 있음에도 굳이 3선발 로테이션을 고집한 것은 분명 아쉬웠다.

에드윈 엔카나시온을 영입하며 올시즌 월드시리즈 우승 0순위로 꼽혔던 클리블랜드지만 디비전시리즈를 통과하지 못하고 무너졌고 짧은 가을을 마쳤다.(자료사진=테리 프랑코나)

뉴스엔 안형준

사진=ⓒ GettyImagesKorea
 

기사제공 뉴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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