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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 노예' 김진성, 불펜 10승 투수 등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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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7일 SK전 3이닝 노히트 투구, 데뷔 첫 10승 달성

[오마이뉴스양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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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일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2017년 프로야구 KBO 리그 SK 와이번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 8회 말 2사 NC 권희동이 2루타를 치고 있다.

 

 

 

NC가 두산과의 격차를 1.5경기로 좁히며 2위 탈환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NC 다이노스는 7일 통합창원시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SK 와이번스와의 홈경기에서 홈런2방을 포함해 12안타를 터트리며 4-3으로 승리했다. 0-1로 끌려가던 2회 역전 3점 홈런을 터트린 포수 김태군이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고 자비어 스크럭스도 3회 도망가는 솔로 홈런을 터트렸다.

반면에 공동 5위까지 올라갔던 SK는 제이미 로맥과 김동엽의 홈런으로 3점을 따냈지만 5회부터 9회까지 단 2안타 빈공에 그치며 중요한 경기를 놓치고 말았다. 특히 5회 NC의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김진성에게 3이닝 동안 단 하나의 안타도 때리지 못한 것이 치명적이었다. 3이닝 노히트 투구로 승리 투수가 된 김진성은 데뷔 후 처음으로 10승 투수에 등극했다. 올 시즌 김진성의 10승은 모두 구원승이다.

타자들과의 정면 승부를 즐기는 '상남자' 김진성

200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6라운드(전체 42순위)로 SK에 지명된 김진성은 프로에 들어오자마자 팔꿈치 부상에 시달리며 2년 만에 방출됐다.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의무를 마친 김진성은 2010년 넥센 히어로즈에 육성선수로 입단했지만 2010년 퓨처스리그에서만 2승을 올린 후 이듬 해 다시 방출의 칼바람을 맞았다.

고교 졸업 후 7년 동안 1군 데뷔도 해보지 못하고 2번이나 방출된 야구선수는 현역생활을 포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김진성에게는 뜻밖의 기회가 찾아왔다. '제9구단' NC의 창단이었다. 김진성은 2011년 6월에 실시된 NC의 공개 선수모집에서 시속 145km의 빠른 공을 던지며 당당히 합격했다. 김진성에게 새로운 기회가 열리는 순간이었다.

김경문 감독은 빠르고 묵직한 속구를 가진 김진성을 NC의 마무리 후보로 낙점했고 김진성은 최일언 투수코치의 집중지도 아래 포크볼을 전수 받았다. 그 결과 김진성은 2012년 퓨처스리그에서 NC의 마무리로 활약하며 4승 1패 20세이브 평균자책점 2.14라는 좋은 성적을 올렸다. 김진성은 2013년 NC의 창단 첫 세이브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제구 불안에 시달리며 1승 2패 2세이브 4.76에 그쳤다.

하지만 김경문 감독은 김진성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 않았고 2014년에도 김진성을 다시 마무리 투수로 중용했다(사실 NC 마운드에 이렇다 할 마무리 후보가 없었던 이유도 있었다). 김진성은 2014년 김경문 감독의 신임 아래 풀타임 마무리로 활약하며 3승3패25세이브1홀드 4.10을 기록했다. NC가 1군 진입 2년 만에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에는 기대 이상의 성적을 올린 마무리 김진성의 존재도 빼놓을 수 없다. 

김진성은 종아리 부상을 당한 2015년 마무리 자리를 임창민에게 물려 줬지만 불펜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으며 지난 2년 동안 128경기에 등판했다. 특히 작년 시즌에는 84.1이닝 동안 100개의 삼진을 잡으면서 볼넷을 단 16개만 허용하는 공격적인 투구를 펼쳤다. 김진성이 정교한 제구력으로 승부하는 투수가 아님을 고려하면 거의 모든 타자들과 정면승부를 펼쳤다는 결론이 나온다.

평균자책점 2.73에 피안타율 .190, 2017년 최고의 불펜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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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일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2017년 프로야구 KBO 리그 SK 와이번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 SK에 4-3 승리를 거둔 NC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 연합뉴스


사실 김진성은 가지고 있는 구위나 NC 불펜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비하면 그 동안 그리 높은 대접을 받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임창민처럼 마무리라는 확실한 보직이 있는 것도 아니고 원종현처럼 병마를 이겨낸 감동적인 스토리의 주인공도 아니며 이민호처럼 나이가 어린 투수도 아니기 때문이다. 과거 삼성 라이온즈의 정현욱이 그랬던 것처럼 김진성도 궂은 일을 할 수 밖에 없는 타고난 '노예 체질'처럼 보였다.

올해도 김진성의 보직은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김경문 감독은 경기 후반 리드를 지켜야 하는 상황에서는 주로 원종현을 투입했고 세이브 상황에서는 여지없이 임창민이 등판했다. 김진성은 주로 동점 상황이나 리드를 빼앗기고 있지만 경기를 포기하기엔 이른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2이닝 이상의 멀티 이닝을 소화한 경기도 무려 16번이나 됐다. 필승조라 하기엔 험한 상황에서 등판하는 경우가 지나치게 잦았다는 뜻이다.

하지만 올 시즌의 김진성에게는 조금 특별한 것이 있었다. 불펜으로 등판해 많은 공을 던지면서도 별다른 기록을 남기지 못했던 과거와는 달리 김진성이 등판하는 날이면 NC가 점수를 뽑아 김진성에게 승리가 돌아가는 날이 늘어난 것이다. 그렇게 꾸준히 승수를 쌓아가던 김진성은 7일 SK전에서 드디어 시즌 10승을 채웠다. 구원승으로만 10승을 채운 투수가 탄생한 것은 지난 2009년의 임태훈(은퇴) 이후 무려 8년 만이다.

7일 SK전에서 5 회 2사 후 선발 이재학을 구원해 마운드에 오른 김진성은 2사 1,2루에서 홈런1위 최정을 3루수 파울플라이로 처리하며 가볍게 위기를 넘겼다. 그리고 8회 2사 후 다시 만난 최정에게 볼넷을 내줄 때까지 김진성은 마운드에서 단 하나의 안타도 맞지 않고 SK의 홈런군단을 완벽하게 제압했다. 특히 6회에는 이날 홈런을 때렸던 로맥과 김동엽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위력적인 구위를 과시했다.

김진성은 올 시즌 이미 작년(84.1이닝)과 비슷한 82.1이닝을 던지고 있음에도 2.73의 좋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고 있다. 올 시즌 10개 이상의 홀드를 기록하고 있는 불펜 투수 중에서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인 투수는 김진성이 유일하다. 게다가 김진성의 피안타율은 .190에 불과하다. 물론 구원승은 경기 상황과 야수들의 도움이 더해져야 얻을 수 있는 기록이지만 올해의 김진성은 10승 투수가 되기에 충분한 자격이 있는 KBO리그 최고의 불펜투수다.
 

기사제공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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