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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한 건 지키는' 롯데 이대호의 단 하나 남은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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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채정연 기자] 지난 3월 27일, 2017 페넌트레이스 개막을 4일 앞두고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10개 구단 감독들과 대표선수가 모두 모인 자리에는 반가운 얼굴이 한 명 있었다. 6년 만에 한국 무대로 복귀한 이대호였다.

오랜만에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은 이대호는 투수 박세웅과 한 테이블에 앉아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친정팀인 롯데로, 게다가 주장 완장의 무거운 책임을 얹고 돌아온 이대호에게 질문이 쏟아졌다. 이대호의 답변은 차분했다. 조용히 옆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는 박세웅을 가리키며 "우리 영건에게도 질문 좀 해달라"고 말하는 '주장다운' 배려가 돋보이기도 했다.

미디어데이에서 이대호는 무게감 있는 말을 많이 남겼다. 지역 라이벌 NC와의 맞대결에 대해 "오히려 NC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우리는 이제 이길 때가 됐다"고 말했고, 급격히 줄어둔 관중 수를 언급하며 "선수들이 잘 준비해서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면 많이 와주시리라 생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한 롯데의 가을 진출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많은 분들이 올 시즌 롯데가 우승 전력이 아니라고 생각하신다. 그러나 선수들끼리 '우리도 분위기 타면 우승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자신감도 드러냈다. 

그러나 롯데의 전반기 성적은 팬들의 기대에 못 미쳤다. 리그 7위에 그쳤다. 선발진은 박세웅의 약진을 제외하고 아쉬웠다. 브룩스 레일리와 닉 애디튼 외국인 듀오가 제 몫을 못했고, 박진형과 김원중 등 영건들도 기복이 심했다. 고정된 필승조가 없는 불펜은 불안감을 노출하며 다 잡은 승리를 놓치곤 했다.

타선이 부진을 겪을 때는 이대호에게 가장 많은 비난이 쏟아졌다. 6월까지 매달 3할이 넘는 고타율을 기록했고, 전반기 17홈런 63타점으로 중심타선의 역할도 충실히 해냈다. 그러나 팬들의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타선이 침묵하면 그 화살은 이대호를 향했다. 심판과의 부딪힘 등 편치 않은 일도 겪었다. 이런 안팎의 어려움 속에서도 이대호는 꾸준히 방망이를 휘둘렀다.

7월 2할5푼9리로 주춤했던 이대호는 8월 한 달간 3할2푼4리의 타율과 10홈런 26타점을 기록하며 다시 살아났다. 잠깐의 슬럼프는 도움닫기에 불과했다. 그리고 후반기, 롯데는 투타조화가 맞물리며 순위표 대 반격을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이대호가 시즌 전 말했던 것들이 하나씩 이루어졌다. 지난해 절대적 열세에 몰렸던 NC를 상대로 9승 7패로 우위를 점했고,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자 롯데 팬심이 만원관중으로 응답했다. 승수를 쌓아가며 자신감을 얻었고, 이제는 멈추기 어려운 상승세가 됐다. 주장 이대호가 실력 측면에서, 덕아웃 리더 측면에서 구심점을 잡아줬음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이대호의 복귀는 단순히 선수 한 명의 복귀 이상의 의미를 지녔다. 4년 150억이라는 '통 큰 투자'를 불사했던 이대호의 영입은, 2012년 이후 4년간 가을 초대장을 받지 못한 롯데가 포스트시즌을 향해 던진 출사표였다. 4위에 올라있는 롯데는 현재까지 상위 3팀(KIA, 두산, NC)을 상대로 23승 22패를 기록, 충분한 '가을 역전'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제 "우승하기 위해 돌아왔다"던 이대호의 마지막 약속만이 남아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기사제공 엑스포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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