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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오늘의 프로야구] "못 해먹겠다" 경기 앞두고 귀가한 백인천 감독

난라다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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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지난 1982년부터 36년째 국민과 희노애락을 나눈 프로야구 KBO리그는 팀과 선수, 그리고 팬이 함께 만든 역사의 산실이다. 프로야구는 단순히 구기 종목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역사와 문화를 직·간접적으로 반영하면서 세대와 세대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20년 전 오늘도 야구장의 조명은 밤하늘을 빛냈다. 그날에는 어떤 에피소드가 야구팬을 울고 웃게 만들었을까. 20년 전 오늘 스포츠서울 기사를 통해 당시를 돌이켜 본다. 이것이 프로야구 태동기를 직접 목격한 기성세대와 현재 부흥기의 주역이 된 신세대 사이의 연결 고리가 되기 바란다.

<1997년 9월 4일 스포츠서울 1·4면>

백인천 삼성 감독 팀 이탈 - '힘들어 감독 못 하겠다' 자진 후퇴

삼성 백인천 감독이 전격적으로 1선에서 자진 후퇴했다. 백인천 감독은 3일 LG와 잠실구장 더블헤더 제1경기가 끝난 뒤 건강을 이유로 당분간 요양을 취하겠다는 의사를 구단 측에 밝힌 뒤 자택으로 돌아갔다. 삼성은 급히 조창수 수석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선임, 더블헤더 제2경기부터 지휘봉을 맡겼다.

백 감독은 최근 치열한 4강 레이스가 벌어지면서 마운드의 난조로 역전패가 잦아지자, 정신적 스트레스에 몹시 시달렸다. 이날 LG와 더블헤더 제1경기에서도 6회까지 4-4 동점을 유지하다가 7-4로 뒤지자 혈압이 급상승한 것으로 전해졌다.

백 감독은 4-4 동점인 상황에서 구원투수 전병호가 자신이 내린 변화구 사인을 무시하고 직구로 승부하다가 실점을 당하자 물컵을 던지고 크게 화를 내며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백 감독은 제1경기가 끝난 뒤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에게 "너희들과 같이 야구를 못하겠다"며 불쾌감을 표시한 뒤 경기장을 떠났다.

부정 배트 사건* 이후로 재계 라이벌인 LG와 경기에 특히 신경을 많이 써온 백 감독은 더블헤더 제1경기에서 LG전 6연패에 빠지자 경기 내용에 심한 불만을 표시했다. 이날 잠실구장에서 경기를 관전하던 삼성 전수신 사장과 김종만 단장은 현장에서 보고를 받은 뒤 조창수 감독대행 체제를 지시했다.

김종만 단장은 "백 감독이 선수들 플레이에 불만을 표시하며 '자신의 건강이 걱정돼 도저히 경기를 치를 수가 없으니 쉬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이를 그대로 수용했다"면서 "현재 상태에서 조창수 대행체제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분명히 말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백 감독은 지난 6월 28일 뇌출혈로 쓰러져 3주 정도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다. 당시 뇌출혈의 영향으로 현재도 왼쪽 손발 거동이 불편한 상태다. 지난달 1일 현장 복귀 후 백 감독은 조급증을 보이며 특히 투수들을 신뢰하지 못하고 일일이 사인을 냈다. 한편 구단은 "지난번 복귀는 백 감독이 결정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구단이 결정할 것"이라고 말해 백 감독의 진퇴가 주목된다.

*부정 배트 사건: 1997년 5월 4일 대구에서 열린 삼성과 LG의 경기에서 삼성이 엄청난 타격을 선보이며 27-5로 LG를 제압하자, 다음날 LG 천보성 감독이 삼성 타자들이 사용한 배트가 규정 위반의 압축 배트라고 주장. 사건이 커지자 KBO는 당시 논란이 됐던 미즈노 사와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정밀 검사를 의뢰했지만, 특별한 문제점은 발견되지 않고 일단락됐다.


편집ㅣ금경만 인턴기자

사진ㅣ스포츠서울DB
 

기사제공 스포츠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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